서울 한복판에서 태어나 흙이라곤 만져본 적이 없고 화초 하나 제대로 기르지 못하던 제가
처음으로 허브를 기르고 주말농장을 시작한지 6년만에 이젠 스스로 배추를 길러 김장을 합니다.
5년간 일하던 밭을 떠나 낯선 곳에 와서 맨땅을 개간하다시피해서 밭으로 만들어
김장배추까지 길렀습니다.
밭은 예전 밭과는 달리 심하게 모래땅이라서 9월말부터 10월까지 심한 가뭄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김장을 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고 또 보고~ 최대한 나중에 김장하려고 꾀를 쓰다가 금-토-일요일에 걸쳐 하는 게
가장 좋다는 결론에 도달하야, 14일에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체력이 강체질이 못되는고로 무얼하건 조금만 무리를 하면 하루이틀은 후유증이 있거든요. ^^;
그런데 제가 김장할 때만 해도 날씨가 푸근했는데 화요일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고 맹추위가 닥치는 걸 보고
너무 잘했다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추위에 아주 약한 편이라 이 추위에 부랴부랴 배추 뽑고 그랬다면 정말 골병 들었을 거에요.
파주는 경기도에서도 북쪽이라 추위가 일찍 찾아옵니다.
뽑을 때는 '아직 날씨가 따뜻한데..'했는데 김장 마치자마자 바로 갑작스럽게 강추위가 닥쳐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답니다...
배추를 뽑기 위해 밭으로 나갔습니다~
작년까지만도 보통 70포기를 재배했지요. 무 재배 면적도 거의 10미터 이상을 해서 수확량도 많았고요.
올해는 오직 우리집 배추만 재배하는데다가 제가 개간해서 하는 거라 면적도 좁아서 딱 알뜰하게만 재배했습니다.

1주일 이상 물을 못 먹어서 겉잎이 말랐어요.
이제 그만 김치로 변신 시켜줄께~~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무도 크진 않지만 알차게 자라줘서 김장하기엔 부족하지 않을 듯합니다.

밑둥을 싹 자르고 시든 잎은 몽땅 떼어내고 위만 시들고 아래가 싱싱한 경우엔
시든 부분만 칼로 잘라내고 가져갔습니다. 잎 한 장도 낭비한 것이 없어요.
딱 김장할 포기만 심었기 땜시~~

저렇게 날라서 차에 실었습니다.
아이고 차에 신문지 깔아둘걸~~ㅠ.ㅠ
요즘 깜빡깜빡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저렇게 싹 뽑아가니 밭에는 이제 시든 잎들과 흙만 남았습니다.
도저히 비닐제거까지는 못하고 일단 철수합니다.
며칠 후 다시 와서 비닐 제거하고 시금치도 수확할 겁니다~


그럼 한번 갈라볼까나~
흠... 100점은 못 되도 75~80점은 됨.
질소비료 최소한으로 쓰고 잎맥의 질소를 제거해주는 방법을 썼더니 역시 잎맥이 두껍지 않습니다.
떼어먹어보니 잎이 너무 고소합니다.

이번에 이 장갑을 꼈더니 너무 편했어요.
라텍스 장갑인데요, 요즘 일회용장갑 대신 주목 받는 장갑이에요.
라텍스 장갑,하면 수술할 때 쓰는 장갑 생각하시면 되는데, 요걸 제가 선물로 한 박스 받았어요.
제가 화초 가꾸면서 손 거칠어진 거 보고 안스럽다고 이거 쓰고 하라고 보내주셨는데
웬걸, 화초 가꿀 때보다 이렇게 집안 살림할 때 너무너무 좋아요! ^0^
그런데 '나물이네' 나물이님이 이 장갑을 추천하더라구요.
저걸 1번만 쓰는게 아니라 구멍 날 때까지 계속 씻어 말려가며 사용합니다.
잘 찢어지거나 뚫어지지도 않아요. 칼날이 닿은 적도 있는데 멀쩡하더라구요.
김장 때 빨간 고무장갑을 끼더라도 칼질하거나 할 때는 벗어야하잖아요.
그럴 때마다 손이 물에 젖어서 거칠어지거나 습진에 걸리는데 이 장갑을 끼면 낀 채로 고무 장갑 껴도 되고
맨손처럼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손에 딱 붙거든요.

이번엔 배추를 24시간 가량 천천히 오래 절입니다.
소금을 안 뿌리고 소금물을 만들어서 배추를 담아두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대신 배추가 아삭하고
오래 저장이 됩니다.
제가 강순의씨 오이소박이 만드는 법 올렸는데 거기 보면 오이를 소금물에 한나절 절인다고 나와있지요?
배추 절이는 동안 무청이 그 동안 시들지 않도록 물에 담궈둡니다.
그러면 싱싱하거든요.
요 방법의 좋은 점은 절이면서 자주 뒤엎지 않고 그냥 소금물에 푸욱 담아둔다는 것!
밤새 담아도 중간에 깨서 뒤집을 필요가 없어서죠.

순무나 무를 씻을 때 흙이 묻었다고 칼로 껍질 벗겨내지 마세요.
물에 담궈서 흙을 불린 다음에 저런 수세미로 슥슥 문대면 깨끗하게 벗겨진답니다.
절대로 껍질 벗기지 마세요. 껍질부분이 오도독하고 맛있는데 그걸 벗기지 마세요.
저 수세미는 아파트 장터에서 이름도 없는 것을 1000원에 2장 하는데서 샀어요.
마트에서는 1000원에 1장할텐데 저걸로 무나 감자, 고구마를 쓱쓱 문대면 깨끗해집니다.

보세요~ 깨끗하죠? ^^

다 절이고 성장이 좀 불량한 두 통은 남겼어요.
요건 겉잎은 우거지를 만들고 속통은 쌈으로 먹을거랍니다~^^

무청 일부는 또 시레기를 만들고~

배추 겉잎을 뜯어서 우거지를 만들었어요.
끓는 물에 소금 조금 넣고 저렇게 하얀 잎부터 넣어서 데칩니다. 하얀 부분이 두꺼워서죠.
그런 다음 통째로 넣고 가볍게 데칩니다.
너무 푹 삶지 마세요. 나중에 요리할 때 또 끓이거든요.

데친 걸 꺼내서 찬물에 식히고

한 번에 먹을 분량만큼 비닐봉지에 넣어 담고~

배추 겉잎 데친 우거지와 무청 데친 시레기를 저렇게 비닐에 넣어서 냉동실에 넣습니다.
그리고 먹을 때 꺼내 해동하면 쉽게 요리가 되지요.
지금은 많은 것 같아도 한 겨울 11, 12, 1, 2, 3월까지 무려 다섯달이랍니다~
밭에서 수확이 가능해지는 건 5월 하순부터니 꽤 긴 시간이지요.
그 기간 동안 가급적 장을 안 보고 버텨보려는 게 제 계획입니다. 꿈도 야무지죠? ^^
냉장고에 먹을 거 넣어두고 또 장에서 사오는 짓은 안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겨울나기의 목표지요~

껍질을 홀라당 뺏겨버린 배추 속통은 너무 달고 맛나서 저대로 두었다가
삼겹살 구워서 쌈으로 같이 먹고 있어요.
요때 아니면 맘껏 먹기 힘들지요.

배추 절이는 동안 우선 순무김치부터 뚝딱 담았습니다.
순무는 무처럼 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소금에 절일 필요가 없습니다.
무청 좀 넣어주고 새우젓으로 간하고 찹쌀풀은 넣기도 하고 안 넣기도 합니다.
찹쌀풀 안 넣으면 좀 빡빡한 듯해도 익으면 맛납니다.
그런데요...ㅎㅎㅎㅎ
너무 우스운 일이 있었어요.
순무김치를 다 담그고 싹 돌아선 순간!!
허걱!!! 쪽파가 얌전히 도마 위에!!
쪽파를 안 넣은 거에요~~
그래서 다시 쏟아서 쪽파 썰어넣고 다시 무쳤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면서 "에구, 그래도 무김치니까 쏟아서 다시 무치는 게 아무 것도 아니지만, 배추김치면 어쩔 뻔 했어..
속을 도로 다 꺼내서 쪽파 넣을 수도 없고~~"
그 일 이후 배추 속 넣을 때 빼먹은 거 없나 단단히 채크했답니다~ ^^

배추가 거의 24시간만에 다 절여졌어요.
물기를 쪽~ 빼니 양이 팍 줄었네요

배추 속을 넣는 동안 무청을 절입니다.
무청은 푸욱 절이면 짜요.
완전히 푹 절이지는 말고 조금은 씽씽한 정도만 절이세요. 푹 절이면 맛이 너무 짜지더라구요.
배추 양념 좀 넉넉히해서 무청도 무치면 끝납니다. 편하니 조금만 담아보세요.

우리집 김치냉장고는 딤채 10년도 더 된 거랍니다. 94리터짜리~
김치통에 담아 넣으면 너무 조금만 들어가요.
배추 12~15포기 들어간다고 하지요.
그런데 그러면 다른 김치 들어갈 자리가 없잖아요.
이런 방식으로 넣으면 2배 정도 들어갑니다.
19포기의 거의 대부분이 김치냉장고 한쪽에 다 들어갔습니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자세히 올린 바 있어요~
(http://blog.naver.com/manwha21/130017699527)
김치를 넣고는 바로 가동하지 않습니다.
김치냉장고 한쪽을 그대로 전원을 꺼둡니다.
이틀 정도를 저렇게 꺼두면 자연스럽게 익어갑니다.
냉장고의 저온숙성, 고온숙성, 누르는 것보다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익히는 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발효가 시작되면 김치국물이 팍 올라오지요. 가스도 부풉니다.
김치는 숙성하려면 공기가 접촉되지 않아야합니다. 김치통이라면 자주 열어보지 마시고 냄새로 확인하세요.
어느 정도 익으면 다시 김치국물이 내려가고 가라앉습니다.
김치 냄새가 맛있게 나면 그때 전원을 켜서 유지하면 됩니다.
김치는 발효음식이라 먼저 발효르 시켜서 익힌 다음에 보관을 해야 맛있지,
시지 않게 하겠다고 일단 저장해뒀다가 나중에 먹을 때 익히려면 맛이 떨어지기 쉬워요.
저는 이 방식으로 해서 올해도 9월까지 김장을 먹었는데 단 한점도 쉬거나 하지 않고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남은 김치는 김치통에 한 통 정도 더 나와서 이렇게 담았어요.

이 김치 저 김치 담다보니 김치통이 부족해서 깨진 김치통에 담으려니 국물이 새서
무청김치는 비닐봉지에 넣었습니다.
양이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시레기를 만드느라...

김치냉장고 한쪽에 가득 채우고 통에 담은 나머지 김치들입니다.
이것들도 어느 정도 익으면 김치냉장고 안으로 들어가야지요.
김장 끝내면 삼겹살 삶아서 먹어야하는데 마트에 가니 닭이 싸서 사다가 간장구이 해먹었어요.
오븐에 넣으면 되니까 너무 좋더라구요. 맛도 좋고~
이제 기운을 좀 차렸으니 삼겹살 삶아볼까 해요.
김장을 금요일 오후 3시경 밭에 배추 뽑으로 간 것을 시작으로 해서~~ 김치통이며 청소까지
다 마친 날은 일요일 새벽 3시였어요. 무려 36시간을 한거요........ㅎㅎㅎ
느릿느릿 천천히 했거든요.
김장은 여자일 같아서 구경만 하시는 남성분들, 그러면 청소하고 뒷처리하는 건 남자들도
능히 할 수 있는 일이니 이것만 해줘도 너무 편합니다.
김장하는 마누라에게 밥 해달라는 소리 말고 알아서 차려 드세요~
김장 다 끝내고 온몸이 욱신거려서 약쑥 넣고 반신욕하니 몸이 가쁜하더라구요.
어허? 어디 결리는데도 없고 괜찮네? 하고 푹 자고 일어났더니 허리도 뻐근하고 등도 아프고..
그래서 한방 파스 있는 것 두 군데에 붙이니 잠시 후 통증이 사라졌어요~ ^^
그렇게 몸과 마음이 가쁜해졌답니다.
혼자 20포기쯤은 능히 할만 하네요. 물론 무청김치와 순무김치도 같이 했고
우거지와 무청 시레기도 같이 만들었기에 일감이 더 많았지요.
겁내지 말고 하시라요~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할 것이 있습니다.
김장나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파트 현관 광고판에 이런 전단지가 붙은 걸 봤습니다.
인근 노인복지회관에서 김치나눔 후원자를 모집하는 겁니다.
참 아이디어가 좋은 것이, 자신의 집 김장을 하는 김에 몇 포기만 더 해서 나눠달라는 겁니다.
복지회관에 신청을 하면 나눔용기를 갖다 주는 데 거기에 담아 놓으면 사회복지사가 가져가서
노인 분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작년까지 의정부에 살았는데 거기엔 푸드뱅크가 있었습니다.
그곳을 통해 수년간 텃밭에서 나오는 채소나 넉넉히 담은 김치를 전하곤 했습니다.
전화만 하면 바로 가지러 오니까요.
그 분들 말씀이 그 어떤 음식보다도 김치가 가장 요긴하고 많이 찾는다,하세요.
김치만 있으면 밥을 먹을 수 있지만, 김치가 없으면 밥이 잘 안 넘어가죠.
그리고 김치는 갖은 양념이 다 필요한지라 어려운 분들은 담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김치 담글 때마다 '내가 텃밭에서 뽑아다하는 건데 좀 더 하지'하는 생각에 넉넉히해서
연락해서 가져가게 했습니다. 솜씨 없는 김치지만 좋아하며 가져갔지요.
그리고 김장이 좀 넉넉하게 된 해에는 인근 장애인회관에 김치 두 통을 기증했습니다.
그 김치는 재가 장애인에게 전해졌다고 하더군요.
그곳은 정해진 인원만큼 반찬을 후원하는데 골고루 순서가 돌아가야해서 한번 받은 분은 다음번엔 빠진대요.
너무 안된 분이 계신데 그 분에게 드리면 어떻겠냐고해서 그 분에게 두 통을 다 전해드렸지요

파주에 이사 온 뒤로는 채소도 그리 넉넉하게 수확되지 않았고 딱 먹을만큼만 수확해서
주변 사람에게만 나눴는데 저 전단지를 보니 마음에 걸렸습니다.
'올해 김장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데...'하는 생각이 들어서지요.
그리고 마트에 새우젓을 사러 갔는데 한 노부부를 보고 마음이 더 편치 않았습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라면을 한 아름 안겨주고, 다시 단무지를 한 봉지 넘겨주더군요.
모습을 보니 넉넉치 않은 것도 그렇지만 라면과 단무지라니 김치가 없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김장 다 끝내고 노인복지회관에 전화를 걸어보니, 정해진 양을 채워서 김치통이 없다고 하더군요.
아... 나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파주에 많았구나... 싶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김치통을 나눠준 사람들에게서 수거해서 나눠주러 다니느라 바쁜 것 같았어요.
그리고 동사무소에 등본을 뗄 일이 있어서 갔다가, 사회복지 담당을 찾아갔어요.
요즘 후원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후원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장애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는 김장후원금이 조금이지만 내려왔는데, 그외 모자 가정 등은 없대요.
그래서 "혹, 김장김치 조금이지만 필요한 분이 있겠습니까"했더니 '있다'는 거에요.
아이가 여섯인 집이 있는데 엄마 혼자 일해서 70~80만원 벌어서 사는 집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집에 전화를 해서 김장을 했냐고 물어보니 안했다고 하더군요.

바로 집에 와서 그 집에 가져다줄 김치를 준비했습니다.
너무 맛나게 익은 돌산갓 한 통과 순무 조금, 김장김치 한통을 담았습니다.
김장 익는동안 돌산갓은 바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담아서 가져갔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앞장 서서 그 집에 가져가니, 어른은 없고 청소년기 애들이 둘 있어요.
통 달라고해서 옮겨줬습니다.
알고보니 애들이 여섯 있는 것 뿐 아니라, 들으면 '아이구!'소리가 날 답답한 사정이 둘이나 더 있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갑갑하더군요... ㅜ.-
김치양이 많지 않아서 후원이니 뭐니 하는 것도 쑥스럽지만 이렇게 공개하는 이유는,
의외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는 이야기지요.
그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저도 무척 쑥스럽지만 나누는 방법을 공개하는 겁니다.
사회복지사 말씀이 후원이 많이 줄었다고 걱정하더군요...
얼마 본 글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아는 분 성당에 어려운 시골성당에서 물건을 팔러 왔더랍니다.
별로 필요하지 않았지만 시골 성당을 도와주자 싶어 물건을 샀고
얼마후 대금을 입금하려고 성당 신부님께 전화를 드렸다네요.
넉넉하게 입금을 해드리겠다고, 나머지는 감사헌금으로 받아주시라고 말을 했더니
시골 성당 신부님!!!!!!! 딱 이렇게 말씀하시더래요
"자매님, 자매님 주변을 둘러보시면 어려운 이들이 많이 있을거예요.
저희 성당에는 물건대금만 입금해 주시고 보내주시겠다는 감사헌금은 주변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주셔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헌금입니다"
제가 아는 분은 전화를 끊고 충격이었노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어려운 이들이 누구인지 헤아리기 시작했노라고 그동안 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돌아보니 왜 이리도 어려운 이들이 많은거냐고
하나씩 하나씩 헤아리게 되었노라고 합니다."

저도 다른 곳에 후원금을 낼 여유는 없습니다.
여유가 있어서 김치도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되려 여기 오시는 어떤 분들보다 더 여유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마음까지도 여유 없이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마음까지 여유가 없어지면 정말 더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죠...
정말 줄 것이 단 한 개도 없다고 생각할 때, 정말로 그렇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어차피 내 것 만들 때 조금만 더 만들어서 그것마저 없는 사람에게 나눠줄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런 사람을 찾기가 어렵지요. 그냥 주변을 둘러보면 찾아지지가 않으니까요.
제가 나눔한다고하니까 무척 넉넉하기 때문에 한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으나,
아주 적은 것은 나눌 수 있습니다.
나눈대신 내 마음 속은 다른 것으로 채워지겠지요...
가끔 시댁에서,또는 친정에서 안 그래도 많은 김치 또 줘서 죽겠다며, 살짝 갖다 버린다는 글을
보는데, 저는 이런 데 기증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갖다버릴 마음은 먹어도 기증하려고는 잘 안해요.
갖다버리면 죄책감이 생기잖습니까? 남에게 주는 과정이 귀찮긴 하지만 버리는 것에 비할까요.
한번 용기를 내서 인근 동사무소나 복지회관에 전화를 걸어보세요.
덕택에 겨울을 덜 힘겹게 날 분들이 있을 겁니다.........
파주는 복지관이나 동사무소 사회복지사들이 좀 적극적으로 일하는 듯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일년 농사 끝...
이제 마무리가 남았지만 가장 중요한 김장을 마치니 마음이 허전하면서도 시원합니다.
그래도 나눔으로 마무리해서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제 화단도 좀 돌보고 이런저런 것들도 해야지요.
김장 잘 담그세요~ ^^

김장 담느라 힘드시죠~ 겨울 단단히 준비하시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