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림 시작한지 벌써 삼년이 넘었는데, 처음으로 물김치를 담가보았어요.
세 단 사서 두 단은 햇고춧가루로 빨간 김치를 만들고, 한 단은 물김치를 만들었어요.
엄마에게 만들어 달라면 금방 해주시겠지만, 언제까지 엄마 김치를 얻어먹을 순 없는 노릇이라
조금씩 이것저것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아주 게으른 속도로요... ^ ^;)
갓김치, 오이소박이, 파김치, 부추김치, 열무김치, 깍두기... 이 정도가 제가 만들어 본 김치인데요
물김치는 처음이라 조금 겁이 났어요.
어떤 분의 레시피를 따라할까 하다가, 얼마전에 선물받은 '효재처럼'에 나온 걸 따라하기로 했어요.
재료도 간단하고 몇줄 안되길래. ㅎㅎㅎ
글쓰신 분이 하도 시원하다고 자랑을 하셔서 '얼마나!' 라는 생각도 좀 있었는데, 국물이 정말 시원하네요.
맑고 깔끔하게 시원한 맛은 아니고요, 좀 무거운 느낌인데 시원하니 맛있네요.
감자를 갈아서 끓이고, 앳젓으로 간을 한 것뿐인데... 김치의 세계도 참 신기한 것같아요.
충청도식이라 입에 맞는 걸 수도 있겠다 싶어요. 부모님 두분 모두 고향이 충청도거든요.
그런데 사실, 따라하기는 제대로 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 ^;;;
김치 담그기에는 레시피 몇 줄로 설명될 수 있는 무언가가 너무 많은 것같아요.
어쨌든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된 거죠, 뭐.
하다보면 늘겠죠. 늘겠죠! 늘겠죠? ㅡㅜ

이렇게 잘라 먹으려고 무청과 무를 분리해서 만들었어요....가 아니고.
무청과 무 사이에 있는 흙 때문에 다듬기가 너무 힘들어서 잘라냈어요. ㅡㅜ
보통 물김치 사진 보면 무청이 무에 달려있던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뭐 그건 그렇고! ^ ^
다음 도전은 고구마와 함께 먹을 동치미로 정했어요.
무 한 개 사다 놓고, 레시피 찾아봤더니 엔지니어님의 여름동치미가 맛있다고들 하셔서 그거 해볼려구요.
잘 해보라고 격려 좀 해주세요! ^ ^
물김치 사진 찾다보니...

총각무 세 단 다듬고 있는 남편이에요.
제가 결혼한 지 삼개월만에 손가락을 칼로 그어(감자 다듬다가. ㅡㅜ) 응급실로 실려 간 이후로
칼 많이 쓰는 일은 아주 잘 도와줘요. ^ ^
얼마 전에 찍은 사진 한장 더 보실래요? ^ ^ (왼쪽의 쟤가 우리집 고양이 '미로'에요!)

매일매일 어질러놓기만 하고, 빨래감도 아무 데다 놓고, 설겆이도 안해주고... 투덜투덜 했는데
사진보며 다시 생각해 보니, 아니네요. 꽤 많이 도와주네요. 잔소리 좀 덜 해야겠어요! ㅎㅎ
기분좋은 한 주 시작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