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여름만되면 입맛을 잃었다가 찬바람 소슬하니
불어오면 조금 입맛이 돈다.
쌀쌀한 가을저녁을 뭘로 먹을까..??
텃밭에 올라가니 무가 제법 자라 통통하다.
무 다섯개를 뽑아 무청은 삶아 어머님 사다두신
고등어랑 찌개를 끓여야겠고..
전어 대신에 청어 몇 마리 참나무숯불에 굽고..

무는 엇비슷하게 썰어 무 김치를 담궜다.
아낙은 깍뚝썰기하여 담근 김치보다 이렇게 엇비슷하게
삐져(썰다의 경상도 말) 담근 무김치가 훨씬 맛있다.

친정엄마가 이렇게 우리들에게 해 먹였듯이
우리 아이들도깍두기보다 이 무김치를 더 잘 먹고 또 이렇게 담길 원한다.
무 다섯개로 무김치 한 통담고 무청은 고등어 다섯마리와
찌개를 끓이니 하루 저녁 푸짐한 밥상이 된다.
무청고등어 찌개는..
무청을 삶아 깨끗하게 씻어 반 정도 잘라 물기를 살짝 짠다.
여기에 된장 한 숟갈과 고추장 한 숟갈 조선간장 조금 진간장
조금 넣은 뒤 마늘 고추가루 넣어 조물 조물 무쳐 둔다.


그리고 냄비에 무청을 깔고 고등어 위에 얹고 물을 자작하니
부어 센불에서 끓이다가 끓으면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졸인다.
졸이면서 물엿을 조금 넣고 싱거우면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여기와 살면서 경기도 아줌마를 한 분 알았다.
아줌마도 멋 모르고 이곳으로 시집와 숱한 어려움 속에서
이젠 작은 방앗간을 하시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신다면서
아낙을 보노라니 젊었을 적의 아줌마를 보는것 같다시며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 주신다.
그 아줌마께서 더덕을 많이도 주셔서 더덕 장아찌를 담궜다.
더덕구이를 해 먹다보니 아이들이 덜 먹기에 장아찌를 담궜다.
간장을 끓여 부었는데 조금 싱거운것 같아 두번째 간장을
달이면서 청량초와 멸치를 넣고 간장을 달여 부었다
간장맛이 멸치맛과 청량의 알싸한 맛으로 더덕장아찌가 맛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