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한참 더웠던 기억에 아직 여름옷 치우긴 뭣하지만 그래도 아침저녁이라도 시원한 게 고마워요.

요즘엔 저녁되면 이렇게 차를 한 주전자 만들어 둘이 주구장창 마셔요.
차 우리고나서 그거 치우는 것도 귀찮아 이렇게 티백 두개 엮어넣고 두번쯤 우려마시나봐요.
한두잔 하고 가셔도 티도 안나니 맘껏 양껏 차 들고 가셔요 ^^
작년엔 추석에 맞춰 한국 들어가서 신랑은 송편 반죽하고 전 쪼그리고 앉아 송편공장 돌렸는데
올해는 친구들 초대하려는 계획도 어찌어찌 시간이 안맞아 무산되고 둘이 쓸쓸히(?) 오붓하게(?) 보냈답니다.
크면서 명절엔 한번도 안빠지고 할아버지댁에서 와글와글했던 기억에 왠지 좀 섭섭했어요.
엄마가 명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말 한마디 하신 적이 없고 느낀 적도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직장 다니면서 음식 준비해가신 엄마가 참 대단하신 거 같아요.

이런 고기 안먹어도 힘 펄펄나게 생겼지만 그래도 칼질 한번 해주고요~ ^^

신랑은 웰던이고 저는 피를 봐야합니다 ㅎㅎ

동그랑땡, 생선전, 엉터리산적 이렇게 몇개 해놓구요
꼴랑 이거 몇개 해놓고 (물론 상에 놓은 거보단 많이 했지만요^^;) 힘들다했네요.
명절 동그랑땡 담당이었던 저희 친정집에선 모양잡는 담당, 옷입히는 담당, 부치는 담당이 다 따로 있었는데
이걸 다(?) 혼자하려니 괜히 힘들다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엄마 아빠랑 머리맞대고 모여 앉아 얘기 나누며 만들던 생각도 나고요 ㅠㅠ

잡채도 좀 했어요. 둘이 먹을 거라 괜히 종류만 너무 많이 하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둘이 좋아하는 걸로만 했답니다.
며칠안에 냉장고를 비워야하기도 해서 없는 건 없는대로 그냥 했더니 잡채에 초록이가 하나도 없어요.
나름 열심히 했는데 상이 참 초라하네요 ㅡㅡ;;
곁들인 와인은 The Laughing Magpie인데 제가 참 좋아하는 거에요. ^^
와인때문에 메이드인태백 김치는 다시 냉장고로 고고~~

이건 제가 빚은 송편 ㅎㅎㅎㅎ 정말 애들 장난 수준이죠 ㅋㅋ
그래도 티비에 정신팔린 신랑이 반죽을 정말 한참 쪼물딱거렸더니 진짜 쫄깃~~ 했어요.
딸기에 딸기씨라고 포크로 뽕뽕뽕 자국내다가 이거 뭐 가내수공업도 아니고 내가 뭐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검은깨 붙여볼까하다 말았는데 정말 잘했다 싶어요 ㅎㅎ

나름 왼종일(?) 전부치고 잡채하고 그랬는데 신랑은 요즘 베이킹을 안한다고 투덜거리네요;;
지난주에 스콘만들었다니까 그건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소꿉놀이라고 무시를 -_-++
그래도 초콜렛 좋아하는 우리 신랑 위해 만들었어요.
케익 사먹고 싶어하면 내가 해주마~~하고 그간 공수표 너무 날렸거든요 ㅎㅎ
오렌지피코님의 가토(오)쇼콜라 레시피에요. 정말 강추!
초콜렛을 진하고 맛난 걸로 써주세요. 달콤쌉싸름한 맛이 진짜 진짜 최고였어요.
얼마전에 제이미 올리버 다시 보다보니 발렌타인 특집이었는지 제이미가 초콜렛샵에 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초콜렛은 와인만큼이나 산지에 따라 카카오 퍼센트에 따라 맛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나요.
요리할 땐 보통 싸구려 막와인 쓰지만 청주 대용으로 냄새 잡으려고 쓰는 정도를 넘어서면
어떤 와인을 쓰는지에 따라 요리맛도 차이가 많이 나던데
초콜렛 케익에 어떤 초콜렛을 쓰느냐에 따라 당연히 결과물의 차이가 크겠죠?

추석 다음날엔 가또쇼콜라 싸들고 밖에 나가 먹었답니다.
아파트가 물가에 있어서 바람도 많이 불고 요즘 (모기만 빼면!!) 참 좋아요.

너무 허접한 스파클링 와인이라 좀 흥이 깼어요 ㅡㅡ;
제가 뭘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콜라스러운 버블이 참......
Jacob's Creek은 아니었구요 저 핫핑크의 샴페인쿨러는 예전에 사은품으로 받은 거에요 ㅎㅎ

아파트 뒷쪽으로 이렇게 바도 잘 되어있지만 저흰 주로 뭐 들고내려가 바깥쪽 공원 (무료!) 테이블에 앉아요 ㅎㅎ
어제 한 테이블에선 아이스버켓까지 들고 나온 커플도 있었고 층층이 도시락 싸와 먹는 커플도 있고 그랬어요.
어제 일본도 휴일이었는데 휴일 오후 한가로이 유유자적 잘 보냈어요.
어제 창문 살짝 열어놓고 잤더니 콧물훌쩍 감기기운이 확 도네요.
한 일도 없이 앓아눕기만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82님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한참후에(?) 다시 뵐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