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한가위 추석날입니다.
남편이 추석을 그냥 지나치기가 섭섭하다고 송편을 빚으라고 노래를 하네요.
OK~ 그래서 주일예배후 교회마당에 있는 소나무에서 솔잎을 따왔어요.
솔향기가 솔솔 납니다.
막상 송편을 만들려고 하니 마음이 분주하네요.
레써피를 보면서 구입해야할 재료를 적습니다.
호박가루, 백년초가루, 풋콩 등을 한국장에서 사서 오색송편을 만들려고 했더니
남편 왈, 그냥 집에 있는 재료로만 만들라고 합니다. 그래서 시어머니께서 주신
쑥가루를 넣은 쑥송편과 흰색 송편, 이렇게 두 가지만을 만들었어요.
너무 오랜만에 송편을 빚으니까 송편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양도 가물가물 합니다.
반죽을 하는데 마른 쌀가루를 사용한 탓에 익반죽도 쉽지 않네요.
제대로 하려면 쌀을 불려 방앗간에서 빻아서 만들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일은 시작되었고 잘 빚어야 하는데 제가 잘 못하는게 송편 모양내기예요.
예쁜 모양이 잘 안되는군요.
*딸이 만든 송편. 십자가, 하트, 눈사람, 모자 등등 모양이 다양합니다.
남편이 도와주겠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2층에서 공부하던 딸아이가 내려와
한 개만 만들어 보겠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온갖 다양한 모양의 송편을
만들며 신나하네요. 마치 Art 시간 같은가 봅니다.
조르고 또 조른 남편 덕분에 번거롭지만 직접 송편을 만들어서 먹었어요.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정말 맞습니다.
한국장에서 사서 먹고 말 뻔 했는데 우리 세 식구가 너무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멀리 대학기숙사에 있는 아들생각이 나서 좀 아쉽네요.
밤도 깊어가고 백야드에 나가 둥근 보름달를 바라다보니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이라는 동요가 절로 나옵니다.
해마다 타향에서 우리 가족끼리 지내는 명절은 늘 쓸쓸하군요.
시댁이며 친정식구가 모두 그립습니다.
* 우리집 백야드에서 바라본 뉴욕의 추석 보름달.
에스더의 요리세상, 도자기, 그리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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