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생일잔치에 엄마손에 음식 부탁을 하지 않더라구요.
아이 편에 돈 3만원을 보내면 끝입니다. 그러면 알아서 케익이며 김밥, 과일.. 같은것을 준비해요. 나름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손쉽게 넘어가긴 했지만 진짜 생일날이 되니까 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아이들 나누어줄 쿠키를 조금 만들어 보내기로 했어요.
우리아이도 종종 간식거리 친구 누구가 나누어 주었다고 받아오곤 하거든요. 아이스크림 얻어 먹고 오는날도 있고...

아침 9시 반부터 준비해서 오후 5시 반까지, 총 머핀을 두번, 마들렌을 6번 오븐에 구워냈지요.
이렇게 구운 25개의 파인애플 코코넛 머핀과, 레몬, 녹차, 복분자로 각각 맛을 낸 삼색 마들렌 75개를 하나하나 포장했습니다.(물론 남기도 남았지요. 원래 머핀은 총 28개가 나왔습니다만..)

요렇게 해서 한개씩 대표선수들을 준비한 비닐봉지에 넣고 꼭 묶어 줍니다.
넉넉하게 있다고 생각했던 포장재가 간당간당해서 쿠키비닐들은 종류별로 있는것 다 끌어썼다는...(그래서 포장해놓은게 겉만 같고 속비닐은 다 제각각이었어요.ㅎㅎ)

이렇게 해놓으니 가내수공업 공장 같아요. ^^;
오후에 아이데리러 갔을때 만난 엄마들이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집에서 만들었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시는것이..저를 오히려 당황하게 했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을 보낸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래서 그냥.. 음.. 82를 모르는 분들이군(82에 훨씬 대단한 솜씨의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고 생각했지요. ^^

아침에 큰아이 보내놓고 언제나처럼 남은 떨거지들은 제 몫입니다. ㅎㅎㅎ
저는 아이들 어린이집에 간식을 보낼때는 마들렌이나 피낭시에를 주로 자주 만들어요.
우선 만들기가 쉽고요,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질 위험이 없기 때문에 요즘같은 계절에 딱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보편적인 맛이랄까.. 제 경험상 견과류 들어간 쿠키라든지, 냉동 쿠키(사브레 종류)같은 것은 호불호가 나눠지는 반면, 마들렌은 싫다고 하는 애를 본적이 없어요.
머핀은 조금 망설여 졌어요. 날씨가 워낙 더운 때라서-다행히 요 며칠 선선해서 작업하기도, 보관하기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만.-혹시나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그래도 머핀도 선물용으로 가장 좋은 아이템중 하나라고 생각이 드는것이..
머핀이나 파운드 케익은 만든 그날보다는 그 다음날이 더 맛이 좋거든요.
그러니까 하루전에 만들어서 다음날 선물하게 되면, 가장 맛이 좋을때 줄수 있게 되는지라 아이템으로 적합하지요.
...실은 이렇게 이유를 구구절절 적는 뜻이 뭐냐면... 제가 평소에 식구들과 함께 먹을 간식을 구울때 자주 선택하지 않는 아이템이라서예요.ㅎㅎㅎ
머핀이요... 아~~주 귀찮아요, 전..ㅠ.ㅠ.. 머핀틀에 머핀지 한개씩 끼워 넣는것도 귀찮고.. 반죽 옆에 안묻혀 가면서 틀에 붓는것도 귀찮고.. 게다가 머핀틀 설겆이는 너무, 너~~무 싫어요.ㅠ.ㅠ;;;(같은 반죽이라도 평소같으면 파운드 틀에 왕창 한번에 때려 넣고 굽습니다, 전..ㅠ.ㅠ)
게다가.. 머핀, 파운드 이런애들.. 칼로리 무섭습니다.. 마들렌도 더불어서.. 마들렌.. 좋아하지 마세요, 버터 잡아 먹는 귀신이예요..ㅠ.ㅠ
그래도.. 레서피는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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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코코넛 머핀>은 전에도 한번 올린적이 있는데.. 제가 대충 만들어낸 레서피라서, 흔하게들 접하는 하와이안 케익하고는 조금 달라요.(이 레서피를 만들게 된 계기가 김영모 선생님의 하와이안 케익 레서피가 너무 복잡해서..습니다.)
**재료 : 박력 2컵 반, 코코넛 가루 반컵, 소금 반작은술, 베이킹파우더 1큰술, 우유 3/4컵(가능하면 코코넛 밀크로 1/3-절반 대체하면 더 맛이 좋아요.), 버터 6큰술, 설탕 반컵, 계란2개,
캔 파인애플 5조각(잘게 썰것), 장식용 체리, 파인애플, 코코넛롱(또는 코코넛가루)
.. 1컵=240미리 짜리로 하시구요,
.. 반죽 하는것은 다 아시죠? 버터 크림화 하다가.. 설탕, 계란순으로 섞고, 가루랑 우유랑 번갈아서 넣어서 섞고...하면 됩니다.
반죽을 틀에 붓고 위에 파인애플 조각이랑 마라시노 체리로 장식을 얹어요. 코코넛 가루도 조금 뿌려준다음, 180도에서 25분 내지 30분정도 구우면 되요.
보통 머핀틀로 머핀지 큰거 끼우면 12개가 아주 보기좋게 나옵니다.
저는 조금 작게해서 저거 두배 반죽해서 28개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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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마들렌>은요, 저도 인터넷에서 찾은 레시피고요...
기본 반죽은,
박력 120그람, 설탕 80그람, 계란2개, 베이킹파우더 반작은술, 버터 100그람, 레몬제스트 1큰술 이구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꿀과 아몬드 가루 같은게 안들어가서 더 간단한 배합이어요.)
버터는 갈색이 나도록 한번 끓여서 수분을 날려주어야 하는데, 원래는 냄비에 하는데 전자렌지에 돌리니까 무지 편하데요.
반죽과정은 다 아실테니 생략하고요..
180도에서 12-13분 구웠어요.
녹색은 박력 110그람에 가루녹차 1큰술, 적색은 복분자가루 1큰술 넣으면 되어요.
참, 녹색에는 레몬 제스트 넣지 마시구요.. 맛이 안어울려요. 대신 바닐라 익스트렉 넣었습니다.
그리고 밑판이 꺼멓게 되지 말라고 아래에 팬 하나 덧대주었어요. 제 오븐은 밑불만 있어서 밑은 타고 윗면은 덜익고 종종 그렇거든요.

덜렁 한장 밖에 없는 이 사진은 저녁때 생일 파티 사진이구요..
비는 억수같이 오는 데다.. 인원이라고는 우리애 둘 + 근처에 사는 언니랑 조카 둘 뿐이라서 간단, 간단히~~
내년부터는 친구들 불러 본격적으로 파티 해주려면 아무래도 이것보다는 좀 낫게 차리게 되겠지요??
애들먹는거야 늘 그렇지만 뻔~~해서.. 또띠아 피자, 치킨, 함박 하고, 냉쌀국수샐러드(요건 언니하고 나하고 먹을것), 과일샐러드.. 땡.(과일샐러드에 저 손 누구거냐!!)
하지만 간단하다고 하루종일 뒹굴거리다 막판 두시간 쯤은 허벌나게 바빴습니다. ㅠ.ㅠ;;;
보기에는 허접해 보이는 상차림입니다만..나름 엄마표의 건강한 음식입니다.
함박이랑 브라운소스도 직접 만들었구요, 치킨도 튀김옷 열심히 만들어서 땀 뻘뻘 흘리면서 튀겼구요,(원래 양념 치킨하고 싶었는데 울 조카들은 매운걸 못먹어요. 그래서 그냥 심심하게 하고 말았지요.)
피자 소스도 집에서 만들었거든요.
참, 냉쌀국수샐러드 완전 맛있었어요!! 히트레서피에 있습니다. 스프라이트님 레서피예요. 감사해요~~ ^^
그리고 요구르트 드레싱 과일샐러드 사진에는 손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 것도 완전 맛있습니다.!!!!
드레싱이 아주 일품이어요.
보통 요구르트 드레싱에는 요플레+ 마요네즈 섞으면 끝인데요,
저거는 요플레+마요네즈+꿀+레몬즙+화이트와인+코코넛밀크(!! 요거 중요) 넣고 만들었어요.
거기다가 캔 파인애플 갈아서 좀 섞었더니 완전 맛있어요. 꼭 해보세요. 강추입니다.

생일케익은 라이트닝 맥퀸을 그린 허접 캐릭터 케익을 만들어 주었어요.
작년에 토마스 케익 만들어 달래서 만들어 주었더니, 그담에 한 열달전부터 맥퀸 케익 노래를 불러서 어쩔수 없이 만들고야 말았어요.(엄마가 봉이냐??ㅜㅜ;)
사진을 찍어 놓으니 작아서 허점이 잘 안보입니다만.. 군데군데 그림 막 뭉치구요, 검정 선은 빼뚤거리고...ㅠ.ㅠ;;
솜씨가 아직 한참 멀었어요..
케릭터도요.. 기왕이면 뭐 간단한 그림도 많지 않습니까?? 그냥 꽃이랄지.. 아니면 간단한 거..이를테면 마시마로라든지, 스폰지 밥 같은건 디테일도 적고 그리기도 쉬울텐데,
하필 데생 잘못하면 완전 망하는 맥퀸을 주문한지라, 없는 솜씨에 밑그림도 없이 아들놈 장난감 맥퀸 옆에 가져다 놓고 이쑤시개로 데생해서 그린거랍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많이 늘긴 늘었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알록달록한 케익을 만들일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땐 깍지며 케익 장식용 도구가 하나도 없었지요.
어른들 먹을 케익이나 선물용으로 만들었던 케익은 다 그냥 간단한 모양이었습니다.
큰녀석 두돌때 생일 케익 만들어 준다고 처음으로 색소라는걸 구입해서 생크림 케익에 장식을 해봤는데, 여름이라 크림은 녹아서 줄줄 흐르지.. 모양깍지는 그때만해도 제일 큰 별깍지 하나 밖에 없었어요. 돌림판 같은건 당연히 없었구요..
실패를 거울 삼아 작년에는 처음으로 돌림판도 사고 모양깍지도 몇개 새로 샀어요.
그래도 여전히 뭘 몰라서 결정적으로 필요한 깍지는 하나도 없어서 비닐 봉다리 끄뜨머리 작게 뚫어서 거의 그걸로 그림을 그렸다는...ㅠ.ㅠ;
이짓도 세번째하니까 그나마 이젠 모양새가 비스므레 해졌습니다.
웃기는게 다른때는 또 여전히 전혀 할일이 없으니 일년에 이 미친짓?은 딱 한번씩만 하는데도 해마다 실력이 늘었습니다.
올해는 작은넘은 아직 뭘 몰라서 대충 넘어갔지만 내년에는 이런걸 두번을 만들어야 할지도 몰라요.ㅠ.ㅠ;;
그러면 다음번에는 더욱 일취월장한 모습을 선보일수 있을라나요?? ㅎㅎㅎㅎㅎ

재미 삼아 보여드리는 2006년도 큰아이 두돌케익. 모양깍지 없어 비닐봉다리 끄트머리로 그린 그림.ㅋㅋㅋ

일취월장한 모습의 2007년도 3돌 케익. 오래간만에 보니까 무지 부끄럽습니다. ㅠ.ㅠ

작년 작은녀석 첫돌 케익.ㅋㅋㅋㅋ
푸하핫!!!!!!!!
저흰 내일부터 휴가랍니다. 많이들 휴가철이지요?? 저흰 그냥 시댁이나 다녀오려고 합니다만, 비나 오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행복하시구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