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유가인상에 대해 토의한 결과, 올해는 에어컨을 켜지않기로 했거든요.
각자 선풍기 하나씩 꼭 끌어안고 살기로 했는데...
지켜질런지...에효....에어컨가스를 빼버리면 가능하겠죠?
참다참다 딸래미랑 슈퍼에 갔다 수박을 만지작만지작 하다가...
16,000원짜리인데 크더군요.
먹고는 싶은데 냉장고에 넣을데가 없는겁니다.
마침, 딸래미 친구엄마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라
반씩 사자고 꼬셔서 반통을 사들고 왔어요.
통째로 두면 귀찮아 안꺼내먹기때문에
그놈을 또 반갈라 반은 랩씌워두고 반은 한입크기로 잘라 통에 담아두고
딸래미랑 두쪽씩 먹었지요.

참고로 위의 수박은 제가 먹은거고 아랫 부분은 딸래미가 먹은 것임.
딸래미 수박 먹고남긴 걸 보니 화가났는데...
참기로 했어요...
왜냐면....
제가 수박을 아예 안먹게 된 계기가 있거든요.
저 어렸을때
수박을 먹고 빨간 부분이 좀 남아있으면 엄마한테 혼났어요.
더 갉아먹고 꼭 심사를 통과해야했는데....저는...그게 너무너무 맛없고, 싫고, 암튼 그랬어요.
집에서 뿐 아니라
남의 집에 가서도 빨간 부분을 남기면 부모님 욕듣게 하는건 아닌가 노심초사.
그 맛대가리도 없는 하얀부분까지 먹느라 어린맘에 고생 좀 했지요.
더 한 건 뭐냐면요...
뭐, 해마다 키톡에 올라오는 레시피인데.
수박 하얀부분 고추장으로 무치는 나물이요.
저, 그거 무지 싫어하거든요.수박 먹은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반찬...
저희집은 편식이 불가능한 집이었는지라 그걸 꼭 먹어야했어요.
그래서...저는....입에 넣고는 우물우물하다가...물로 삼켜버렸지요.
그리고는...
점점 수박을 먹지않게 되었고
제 살림을 한 후론 덥썩 사지않게 되더라구요.
수박이란 놈에게 부담을 느껴 정을 떼버렸다고나할까요...
그래서...
딸뇬이 먹어놓은 저 시뻘건 수박가장자리를 야단치지않고
제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딸래미왈, 아니, 외할머니는 왜그러셨대, 엄마, 힘들었겠다...
그래...나 정말 힘들었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을걸,
저도 결국은 한마디 해버렸다는...
**야, 다른 집에 가서는 최선을 다해서 빨간부분을 먹도록해.
이렇게 남기면 엄마 욕먹어!!!!
ps. 그건 그렇고 수박 한통 사면 냉장고에 들어갈 공간이 나오나요?
제발, 반통, 사분의 일통 좀 쉽게 살 수 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