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에도 빨강머리앤님이 계시던데
비록 자주 글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출석율 100%를 자랑하는 원조 빨강머리앤.이라고 자신있게..
지난달 평생 몸담고 살 줄 알았던 일산을 떠나서
살면서 딱 두 번 와봤던 과천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과천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니 주위에서 다들 눈을 똥그랗게 뜨고
오..하면서 다음말을 잊지 못하곤 하던데
서울 대치동 전세, 대전동이 있듯이
전 과천 전세. 과전시라고 할까요. --;
거기에 아파트도 아닌 20년 넘은 주택으로,
주택도 마당있는 수준이 아닌 정말 그냥 주택가 길 위에 지어진
그런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다행히 추운 겨울을 비껴와서 도시가스비의 공포는 올 겨울에나 느낄듯 싶네요.
이사와서는 마침 회사도 일년중 제일 바쁠때라
이삿짐 아저씨가 놔준데로 몇 주 살다가 요즘에야
한 숨 돌리고 구석구석 다시 치우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청소도 어느정도 되고 일반적인 식사를 위한 요리가 아닌
취미생활 수준의 음식 몇가지를 해봤습니다.
해놓고 보니 82쿡 히트레시피 퍼레이드.더군요.
1. 간단짱아찌, 카레피클

간단짱아찌는 매년 잘 해먹고 있었고
그 국물도 남김없이 멸치볶아먹고 우엉볶아먹고
다음 짱아찌 만들때 또 섞어서 쓰고 그런답니다.
카레피클은 카레좋아하는 남편 생각해서 처음으로 해봤는데
정확한 레시피에 근거해 대충 넣는 습관 덕분에
이게 오리지날 카레피클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카레맛이 나는 상큼한 피클이 완성됐습니다.
2. 멀티플레이어케익
키톡에 너무 자주 나와서 그 맛도 궁금하고
냉동실에 몇달째 방치되어있던 생크림도 쓰고자 해봤습니다.

아몬드, 해바라기씨,호박씨를 넣고 구웠습니다.
베이킹 파우더에 문제가 있었는지 기대만큼 부풀지는 않았으나 맛은 좋았습니다.
앞으로 빵 구울일 있을때 이 레시피 자주 쓸 생각입니다.
사실 버터넣고 구우면 맛이야 좋지만 그 버터,
요즘 값도 엄청 비싸졌던데 비용절감과 건강 측면에서..^^
3. 유자청 샐러드
이 역시 희망수첩에 등장할 때마다 궁금하던 맛이였는데 이제서야 해봤습니다.
집에 유자청이 없어서 회사에서 사놓고 먹는 유자차를 덜어와서 했답니다. --;
샐러드 맛을 본 남편이 빕스 부럽지 않다고 얘기해줘서 으쓱..^^

멀티플레이어케익과 샐러드, 딸기쥬스로 차린 아침상입니다.

4. 냉우동 샐러드
지난 일요일 손님이 와서 해봤습니다.
작년부터 키톡에 올라온 극찬에 해보고 싶은 마음이야 있었지만
소스만들기 번거로워서 패스했는데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한 결과 정말 맛있더군요.

조앤님 레시피와 히트레시피에 있는 레시피가 조금 다른데
둘 사이 절충으로 했습니다.
조앤님 레시피엔 굴소스가 들어가고
히트레시피엔 맛간장이 기본인데
둘 다 집에 없는 관계로 그냥 간장에 굴소스는 안 넣었는데도
괜찮은 맛이였습니다.
아마 맛간장에 굴소스가 첨가됐으면 확 땡기는 맛이였을 것 같습니다.
새우는 비싸기도 하고 손질하려면 번거롭고 냉동은 그냥 먹기엔 별로고
결정적으로 남편도 별로 안 즐겨서 뺐는데
채소와 우동사리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답니다.
5. 찹스테이크

손님 저녁상 메인 반찬이였습니다.
간단하고 보기에 좋고 맛있는 착한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히트레시피 퍼레이드였고
다음은 저녁상에 올랐던 메뉴 몇가지.
- 느타리버섯파강회

원래는 갑오징어를 데쳐서 쓸 예정이였는데
선재스님책을 보니 느타리버섯을 데쳐서 파강회를 만들었더군요.
마침 느타리버섯도 있고해서 말아봤는데
예쁘게는 절대 안되더군요.
접시의 저 분량밖에 안했는데도
곰같은 손으로 조물닥 거리면서 성질나올뻔 했습니다.
가끔 책에보면 홍고추를 잘라서 고리처럼 끼우기도 하던데
대단한 정성이랄 수 밖에요.
- 호박전.
손님상의 대표선수.
식구끼리 먹을땐 그냥 채썰어서 부쳐먹습니다.
그게 더 맛있기는 하죠.
하지만 손님만 오면 저렇게 동그랗게. 간장종지도 꼭 접시위로. ^^

- 쑥버무리

봄을 알리는 대표선수 쑥.
해마다 봄이면 빼놓지 않고 쑥버무리는 한 번씩 꼭 하게 됩니다.
햇수로 결혼 4년차를 맞이하는 올해.
해마다 원하던 맛이 안나왔는데 올해 드디어 성공입니다.
설탕을 갈색설탕을 써서 노르스름합니다.
- 돌나물 비빔국수

역시 봄에 먹을 수 있는 돌나물.
마침 초장도 맛있게 만들어져서 소면을 삶아 돌나물 얹어서 쓱쓱 비벼봤습니다.
일본만화의 오버스러움을 갖다붙이자면
봄을 알리는 돌나물의 향기와 아삭함, 혀끝에 감기는 소면의 부드러움에
새콤하고 달콤한 초장의 맛이 입안 가득 조화를 이뤘다고나 할까요..--;
- 쌩뚱맞은 만두.

손님을 두 번 치뤘더니 각종 야채가 많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저희집 김장 김치가 너----무 많아요.
김치처치 차원에서 수양하듯이 만든 만두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전 만두만들기가 너무 재밌는걸 어쩐답니까.

군만두로 주로 먹기 위해서 납작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번 쪄서 냉동실에 쟁여놓으니 보기만해도 흐뭇. ^^
여기까지는 취미생활이였고
매일 이렇게 차려놓고 먹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리얼한 밥상은 바로 아래처럼.


짠지무침을 무쳐서 양푼 그대로 놓고,
한 쪽에선 말고 한 쪽에선 먹고.
계란도 지단도 아닌 후라이해서 썰어 넣는답니다.
이렇게 먹다가 또 보여지는 도시락 쌀때는 변신해서 아래처럼.

---------
오랜만에 와서 그 때마다 글이 너무 길어집니다. 긴 글 죄송.
전 이제 관악산으로 등산갑니다.
모두들 건강한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