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장마도 아니고 이게 도대체 며칠짼지.. 왠지 어렸을적 읽었던 '제인에어'의 분위기가 생각나네요. 아주 을씨년 스러워요.
날씨 탓인지 한 여름 무병하게 잘 견디던 우리 아이들은 차례로 후두염에 걸렸습니다.
큰넘이 먼저 심하게 앓고 좀 낫는가 싶으니 작은애가 걸리고, 어제부터는 급기야 제 목도 컬컬하니 쇳소리가 나오네요.
기분이 내처 아주 별로예요. ㅠ.ㅠ
얼마전에 커피 드립퍼를 하나 장만했어요.
여름내 커피는 덥고 귀찮은 핑계로 정수기 물에 인스턴트 휘휘 녹여 얼음 대충 넣고 냉커피를 주로 마셨었거든요.
갑자기 날씨가 썰렁해지니 제일먼저 찬밥이 된건 먹다 남은 수박 반통이었고,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것은 따뜻한 커피와 차였습니다.
해서 부지런히 올 가을 양식으로 다 먹은 에스프레소 파드를 구입하러 갔다가, 새로 홍차도 두어캔 구입하고, 왠지 마음이 동해서 아주 오래간만에 원두 커피 한봉다리와 드립퍼를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집에 커피 머쉰이 있긴한데 자리만 차지 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거 같아서 구석에 치워 두었거든요.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영향이었는지.. 왠지 드립커피가 마시고 싶었나봐요.
사용해보니 저 혼자 딱 한잔씩 내려 마시기에는 드립 커피가 여러모로 간편하네요. 설겆이거리도 간단하고 복잡한 부엌 살림에서 이 코드 빼고 그자리에 저 코드 꽂고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요.

새로 구입한 일본 브랜드 원두 자체는 별 맛이 없지만요..ㅠ.ㅠ.. 그래도 온 마루에 커피 향이 퍼지는 그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커피와 함께하면 기분을 업시켜 줄것 같아서 장만한 쿠키입니다.
며칠 큰넘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더니 정말이지 제 신경이 돌아버릴지경이 되어서 큰맘 먹고 저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만든 것이랍니다.
이 쿠키의 원래 제목은 <chcolate crackles> 입니다.
많이 보셨죠? 워낙 유명한 거라.. ^^;
이 쿠키는 워낙 유명한거다 보니 버전도 다양합니다.
뭐.. 견과류나 초코칩을 넣어서 굽기도 하구요, 아몬드 익스트렉이나 커피 등을 넣어서 만들기도 하지요.
그래도 기본 반죽은 다 거기서 거긴데, 코코아 파우더로 색을 내는거랑 초콜릿을 녹여 넣는 거랑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요.
제 버전은 초콜릿을 녹여서 반죽을 만들었구요, 다른 첨가물은 안넣고 걍 베이직하게 했습니다.
갠적으로 코코아 파우더를 넣는 것 보다 초코렛을 녹여서 만드는게 식감이 좋은거 같아요. 뭐랄까.. 코코아 파우더 넣는거는 좀 딱딱하더라구요, 전..
워낙 뻔한 거라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레서피 적어볼께요.
재료는,
초코렛 다진것 115그람(암거나 쓰셔도 되지만 저는 다크를 주로 사용해요.), 버터 115그람, 황설탕 175그람, 중력분 175그람, 베이킹소다 반작은술, 계란 1개, 바닐라 에센스(옵션), 슈가파우더 약간
만드는 법은,
1. 초코렛과 버터를 렌지에다 30-40초 정도 돌려서 완전히 녹여 두고,
2. 계란에 설탕을 넣고 핸드믹서로 충분히 저어서 설탕이 어느정도 녹게, 또는 계란이 뽀얗게 거품이 좀 올라오게 저어주구요,
3. 1과 2를 섞고, 바닐라 넣고, 가루도 채에 내려 섞습니다.
4. 랩씌워 냉장고에 넣고 15분 정도 둡니다. 15분 이상 두어도 되는데요, 반죽이 단단하게 굳을수록 쿠키가 옆으로 덜 퍼지고 봉긋한 모양이 되구요, 실온상태에 가까울 수록 옆으로 퍼집니다. 취향대로 선택하실수 있어요.
5. 반죽이 어느정도 되직해서 만질만 하다 싶으면 호두알 크기로 동그랗게 빚어(갯수로는 대충 28-30개 정도 나옵니다.) 슈가 파우더에 굴려 고대로 2인치 간격으로 팬닝합니다.
6. 200도에서 10-12분 정도 굽습니다. 저는 쿠키가 너무 딱딱한 것은 싫어서 10분만 구웠어요. 동그란 반죽이 옆으로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크랙이 생깁니다.
** 분량의 설탕을 저대로 다 넣으면 제 입에는 좀 많이 달아요. 그대신 식감은 좋아요.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쫀득한 느낌이에요. 제가 젤로 좋아하는 쿠키의 질감이지요. ^^
그런데 설탕을 반으로 줄이면 달기는 딱 좋은데 식감이 딱딱해 집니다. 설탕은 단지 단맛만 주려고 넣는게 아니라 식감에도 많은 영향을 주거든요.
그래서 전 쿠키를 구울떄마다 늘 같은 딜레마로 고민입니다.
해서, 오늘은 분량중 2/3 정도에서 합의했습니다. 결과는 비교적 만족입니다. ㅎㅎㅎ

큰넘 없는 사이 작은넘은 식탁 옆에서 떠날줄을 모르고 까치발을 들고 한개씩 축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젠 높은곳에 올려다 놓으면 의자를 밟고라도 기어이 올라가서 들고 내려옵니다. 거참..
큰아이랑 작은 아이는 한뱃속에서 나온 넘들인데도 입맛이 참 달라요.
큰아이는 제가 만든 쿠키 쳐다도 안보거든요.
걘 주로 카스테라같이 부드러운거, 또 생크림 케익에서는 크림만 쏙 발라내고 시트만 먹고요, 아님 바게트 같이 담백한 빵 종류를 좋아라 하는 반면,
작은 아이는 쿠키, 케익 엄청 좋아하는 반면 맨식빵 같이 덤덤한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요.

우찌되었든.. 갓 내린 커피랑 쿠키랑.. 참 좋습니다. ^.^
길지 않은 혼자만의 자유시간이라 더 그런가봅니다. 곧 커피잔이 바닥이 보이고, 낮잠 자던 아이가 깨서 울고, 먹이고.. 그런저런 일상의 소소한 책임들로 돌아가야겠지요.

소보루 올린 밤 식빵이예요. 예정대로라면 한판은 식구들 먹고 다른 한판을 동네 아줌마들이랑 수다떨러 마실 갈때 가져가려고 했었던 건데, 아이들 아프는 바람에 걍 주말내내 먹어치우느라 욕봤던 넘입니다.
다행히 아주 맛있어서 남겨 버리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요.
속의 밤소는 병조림에 든 시판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지난 제사때 시댁에서 얻어온 깐 밤을 설탕과 꿀, 계피가루 조금 넣고 삶아서 넣었어요. 시판 밤 식빵보다 밤 향기가 훨씬 그윽해서 아주 좋았어요.
하루 지난 것은 잘라서 프렌치 토스트로 먹어도 좋았구요.

하지만 밤 식빵은 뭐니뭐니 해도 갓 구웠을때 김 모락모락 나는 넘을 손으로 쭉쭉 뜯어 먹는게 제일 맛있는거 같아요.
...비오는 날 빵굽는거 너무 좋은데..
오후엔 바게트를 구울까, 양파빵을 구울까 심히 고민중입니다.

다들 점심 드셨나요?? 아직 안 드셨으면 김 모락모락 나는 닭 칼국수는 어떨까요??
국물이 아주... 끝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