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그 엄청난 사이즈에 놀라고(제가 주문한 것이 중간것과 작은것이랩니다. 그런데 저렇게 커요.--;;...정말 엄청나죠???),

그 다음엔 저희 부엌 씽크대에 안들어가는 이 난감한 상황에 놀라고,
도무지 저희 도마 위에 조차 안올라가는 놈을 어떻게 손질해야할지...
동네 생선가게에서 생선 사면서 언제나 손질을 다 해오기 때문에 집에서 생선을 잡은 경험이 저로서는 겨우 댓번이나 될까 말까합니다.
그것도 삼치나 꽁치나, 커봤자 도미, 우럭정도...
이렇게 큰 생선을 처음 만져보는 저로서는 시작도 하기 전에 그만 질려 버리고 맙니다.
하여간에 이 어마어마한 생선 두마리를 잡기 위해 장장 두시간여의 사투끝에 내장을 꺼내고, 비늘을 긁고(어찌나 물이 좋은지, 비늘이 안 벗겨져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요.), 석장 뜨기를 하여 살을 발라내고, (도대체 그 와중에 왜케 칼은 안드는 겨~ 정말 칼 좋은놈 하나 사고 싶다...ㅠ.ㅠ)...

그렇게 두시간 넘게 걸려 이렇게 갈무리를 해두었습니다.(크억! 사뭇 공포영화의 한장면 같군요. 인간은 참으로 잔인한 동물입니다....)
살을 살대로, 머리는 머리대로(탕용), 뼈는 뼈대로...
양이 정말 엄청나죠? 큰 양재기를 되는대로 다 꺼내서 사용해야 했습니다.
칼질이 서투른데다 워낙 좁은 공간이다 보니 도무지 뼈를 발라내는 것이 쉽지가 않더이다. 차라리 뼈채 토막을 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머리 자르는데만도 아주 힘이 들어서 온몸으로 체중을 실어가며 겨우겨우 잘랐으므로 도저히 자신이 없더군요.
작은놈을 들쳐매고 작업을 하다보니 어깨가 너무 아픈거 있죠. 그 와중에 너무나 졸리고 심심한 나머지 큰 아이는 부엌 바닥에 드러누워 잠이 들어 버렸구요....상상이 되시죠?

완전 엉망진창, 온통 비늘 투성이인 부엌을 대충 수습하고(치우는데도 또 엄청 걸렸습니다. 하도 많이 어지르고 칼이란 칼, 양재기란 양재기 다 동원 되었으므로 일일이 락스로 소독하여 비린내를 지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둘 안아다 침대에 뉘여 놓고나서야 드디어 한숨이 나오더군요. 휴우~~
정신 차리고 다시 작업에 들어가 뼈 발라낸 것을 찜통에 우선 쪄냈습니다.
매운탕 용으로 먹어도 좋은데, 원채 칼질을 못해서 뼈에 살이 너무 많이 붙었더라구요.
머리를 탕용으로 따로 두었으니까 이건 다르게 해먹으려구요.

쪄낸 뼈에서 살을 일일이 발라내었는데, 양이 상당합니다.
손으로 으깨가면서 가시 하나 안들어가게 잘 본 다음,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청주 1큰술 정도를 넣고 매 볶아 수분을 날려줍니다.
일명 연어 소보로.

완성된 연어소보로로 초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사실 이건 밤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위해 간식겸 해서 제대로 만들어 본 것이구요,
일종의 찌라시 스시라고 할까...그냥 우묵한 그릇에 배합초로 비빈 밥을 깔고 와사비 바르고 채썬 오이랑 이 연어소보로를 수북히 올려서 수저로 퍼먹어도 맛있습니다.
저희 아기를 위해서는 주먹밥 처럼 만들어 주었는데, 아주 잘 먹더라구요.
남은 연어소보로가 양이 넉넉해서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놨는데, 당분간 아이가 밥 잘 안먹을때마다 요긴하게 사용하려고 합니다.
시판 후리가케에 비빈거에 비하겠습니까? 영양도 만점, 맛도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