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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우아한 가자미_ 스페인 통신 :)

| 조회수 : 7,659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12-01 23:31:48

요즘 학교에서는 생선을 줄기차게 배우고 있습니다.

뭔 생선들이 그렇게 많은지, 특징과 제철, 맛, 조리법을 외우다 보면 머리속이 복잡해지네요 ㅎㅎ

그래도 다행인 것은 생선을 배우는 중간에 선생님이 직접 생선을 조리해서 맛보여 준다는 겁니다.

맛을 보게되면, 확실히 그 생선에 대한 인상이 구체화되고 명료해집니다.

맛이나 질감 뿐만 아니라 다른 특징들도 머리에 깊이 각인된다는...

그래서 역시 공부도 먹는거다! 

는 이상한 결론에 다다르게...

***

주말에 그간 배웠던 생선요리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것을 집에서 재현해보기로 합니다.

생선가게에서 다듬어주는 것도 마다하고 그냥 가져와서  직접 생선 다듬는 연습도 하고 말이죠.

오호라! 의기 충천이네요~

 

* Popieta al Vino *

(와인 소스의 생선살 말이)

 

여기선 생선을 평평한 놈, 둥근 놈, 타원형 놈으로 구분하는데,

그 중 젤라틴이 많아서 생선 육수 만들기도 좋고,  질감이 단단해서 요리하기도 좋은 평평한 생선의 대표 주자, 

Lenguado(프랑스어로 Sole, 프랑스 생선요리 "솔 뫼니에르"로 잘 알려진)로 만들기로 합니다.

왜냐? 생선살이 무지 얇아서 포 뜨기가 어렵기에 연습하기 좋아서요.

아래처럼 다소 괴상하게 생긴 생선입니다.

 

출처:  http://www.amarisco.com/Lenguado/index.html

 

<재료>

렌구아도 한 마리(한국에선 구하기 용이한 가자미나, 흰살 생선 아무거나 좋아요)

양파 1/4개(선생님은 샬롯을 썼지만, 자취생 살림에 뭔 샬롯까지 ㅎㅎ)

버터 1숟갈

백포도주 약간(50ml)

생크림 약간(50ml)

소금, 흰 후추

 

<과정>

Step 1) 생선 손질하기

1. 칼로 생선의 비늘을 제거하고, 가위로 꼬리(반쯤)와 지느러미를 제거한다.

2. 꼬리쪽에 칼집을 넣어서 양 면의 껍데기를 머리까지 벗겨낸다. 수건이나 키친타올을 사용하면 수월하다.

3. 아가미와 창자를 제거한다.

4. 흐르는 차가운 물에 씻어 잔여물과 피를 제거한다.

5. 중간뼈에서부터 칼을 넣어 생선포를 4장 뜬다.

* 참조 동영상

http://webtv.ac-versailles.fr/restauration/Limpiar-un-lenguado


비늘은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생선살은 뭉게지거나 뼈에 막 붙어있고,

껍데기는 군데군데 남아있고,

제 섬세한 손을 거쳐간 첫 렌구아도의 자태는

아주 처참했습니다... ㅠ.ㅠ

 

Step 2) 조리하기

1. 손질한 생선뼈를 찬물 3컵 정도 넣고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거품 제거하고, 약불에 30분 정도 끓인다.

   (집안 부엌 사정에 따라, 월계수잎, 파슬리 줄기, 후추, 정향 등을 넣으면 더욱 좋음)

2. 생선포는 소금, 후추로 간하고, 껍질 부분이 안으로 오게해서 돌돌 만다.

3. 후라이팬에 버터 녹이고, 양파 다진 것 넣어서 약불에 타지 않게 익힌다.

4. 양파가 노릇해지면 중불에 생선살을 넣고, 백포도주를 넣는다.

5. 백포도주가 좀 날아가면, 1번 과정에서 만든 생선뼈 국물을 넣어 생선이 반쯤 잠기게 하고, 알루미늄 호일로 팬을 덮고 가장자리를 여민다.

6. 약불에 3~4분 정도 익힌다음 생선살만 꺼낸다.

7. 6번 팬에 생크림을 넣고 살짝 졸인다음 소금, 후추간 한다. 

8. 7번 소스를 체에 걸러서 생선살 위에 얹는다.


***

완성작.

실수로 생크림을 생선살 익히기 전에 넣었더니 몽우리가 졌습니다.

마지막에 소스를 체에 거르는 것도 귀찮아서 생략했더니 우아함 제로 ㅎㅎ

시골풍의 정감어린 생선요리라고 다시 명명하기로 합니다.

곁들임으로 Patata Panadera(양파와 볶아서, 백포도주/육수 넣고 오븐에 구운 감자요리)도 구색도 맞추고요.

맛은 참 괜찮았어요.  미리 덜어낸 생선은 적당히 익었고, 소스도 생선 육수를 넣어서 맛이 깊고요.

그... 그런데 양이 너무 작아...

 

***

마지막 사진은 같이 사는 친구가 귀국하게 되서,  작별 식사로 집주인 아저씨가 만들어 준 요리에요.

고맙게도 생물 게를 사다가 직접 빠에야를 만들어주셨어요.

보통 가정에서 빠에야 만들 때는 육수를 내기 번거로우니까 빠에야 조미료를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요건 조미료 없이도 감칠맛과 담백함을 동시에~

제가 과정을 못봐서 담에 레시피 전수해 주시기로 하시긴 했는데, 간단히 들은 바로는 팬에 올리브유 두르고, 마늘이랑 다진 양파, 해산물 볶다가 백포도주로 잡내 제거하고, 씻은 쌀 넣고 물 넣고 끓이셨대요. 마지막에 콩(냉동) 넣고 생 파슬리 다져서 넣구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호아줌마
    '13.12.2 12:16 AM

    음~~~ 저건 에피타이저에요, 그쵸?
    식사라고 하기엔 너무... 생선 몇마리는 요리해야 한 끼니가 되지 않을까요? ㅎㅎ

  • lamaja
    '13.12.4 6:01 AM

    맞숩니다~ 맞고요~
    저도 저렇게 한 번 먹고 배 안차서 밥지어서 3분 카레에 비벼 먹었답니다 ㅎㅎ

  • 2. 예쁜솔
    '13.12.2 12:50 AM

    고소한 냄새가 여기까지...
    제가 좋아할 듯한 음식입니다.
    포를 떠야 한다니...도전은 못할 듯...ㅠㅠ

  • lamaja
    '13.12.4 6:03 AM

    저랑 입맛이 비슷하신 거 같아요~^^
    동태살이나 대구살 포 뜬 거 얇게 갈라서 해보심 어떨까요? ㅎㅎ

  • 3. 로빈
    '13.12.2 2:42 PM

    오감을 다 사용해서 공부해야 하는 거군요^^. 잘 보고 있습니다. 빠에야 먹고싶네요. 실은 스페인에 여행할 때는 한번도 못먹어 봤다는~

  • 4. 아뜰리에
    '13.12.2 2:57 PM

    sole. 한국에선 서대로 불리는 생선이예요.
    친정(부산)에선 제사상에도 올린답니다.

  • lamaja
    '13.12.4 6:04 AM

    아~ 이게 서대군요!! 말로만 듣고 직접 접해보질 못해서 이제 알았네요.
    스페인어 사전을 찾아보니 혀가자미라고 나와서 가자미 종류로만 알았어요.
    제대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5. didar22
    '13.12.3 1:29 PM

    저는 생선보다 감자가 더 눈에 들어오네요. 츄릅
    빠에야에 게를 사용하면 맛은 좋을 것 같긴 한데... 게살은 어떻게 발라 먹어요?

    여하튼 늘 게시물 잘 보고 있어요~ :)

  • lamaja
    '13.12.4 6:06 AM

    넹, 감자 진짜 맛있어요.
    올리브유에 양파 볶다가 감자 같이 볶으신 담에, 화이트 와인이랑 육수(없으면 물도 좋고요) 붓고 오븐에 호일 덮고 구우심되어요~
    게살은,,, 그냥 막 통째로 씹어먹고 빨아먹고 ㅎㅎㅎ 원초적으로다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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