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헥, 글 올리는데 자꾸 오류가 나네요. 도중에 글 열어보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요전에 이사를 했어요.
집 근처에 재래시장이랑 오래된 가게들이 있어서 장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간만에 한가진 오전에 시장에 갔는데 2킬로가 넘는 헤이크(대구)를 떨이로 팔고 있더라고요. 일단 샀지요.
그리고 요 생선으로 그간 별러왔던 학교 레시피를 되새기기로 했지요.
"연일 날씨가 춥고 비가 와서 따끈한 음식이 좋겠어. 남편이랑 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던 해산물 수프가 기억나네."
* 산 세바스티안 식 해산물 스프 *
프랑스의 부이야베스와 조리법이나 재료가 비슷한 느낌.
바스크 지역이 프랑스와 스페인에 걸쳐 있다 보니, 요리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요.
어쩌면 국경으로 문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들은 바로는 바스크족이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의 구획이 생기기 아주 오래 전, 적어도 기원전 1만 5천년부터 존재했다는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소개해드리는 해산물 스프의 다른점이라면,
이 지역에서 많이 먹는 헤이크(대구의 일종)가 들어간다는 것과
굳은 빵을 넣어서 농도와 구수함을 더하고,
마지막에 모든 재료를 다 갈고 체에 거르기 때문에 큼직한 건더기가 미덕인 부이야베스의 터프함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해산물을 다 먹기 좋도록 발라놨기에 조신하게 먹을 수 있지요.
녀자의 해산물 수프? ㅎㅎ
<재료>
양파 1개
당근 1개
대파 1뿌리
샐러리 1도막(엄지 정도?)
생선 1키로 (머리와 뼈 포함)
새우 150그람
굳은 빵 150그람
토마토 2개
올리브 오일, 버터 약간
소금
화이트 와인 약간
이탈리안 파슬리 두세 줄기
후추 대여섯알
마늘 한톨(본 레시피에는 없지만, 난 웅녀를 기억하며 야채 볶을 때 넣음)
<과정>
1. 생선 육수를 낸다. 물 1.5 리터에 대파 푸른색 부분, 양파 1/2개, 이탈리안 파슬리, 추후, 화이트 와인을 넣고 끓인다.
2. 10분 정도 끓었을 때, 생선을 넣고 5분 정도 끓인다. 생선살이 익으면 건져서 살만 발라낸다. 15분 정도 더 끓여서 체에 걸러 육수만 보관한다.
3. 육수가 끓는 동안, 야채를 잘게 다져서 기름과 버터에 5분 정도 볶는다. 새우의 머리와 껍질을 넣고 볶는다.
4. 빵을 오븐이나 팬에 갈색이 돌 정도로 토스트한 후, 잘게 잘라 3번에 넣고 볶는다.
5. 잘게 다진 토마토를 4에 넣고 수분기를 날린다. 위의 생선 육수를 넣고 뚱껑 덮고 20~30분 끓인다.
6. 믹서에 간 후에 체에 거른다.
7. 다시 불에 올려 살짝 끓인다. 거품을 제거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8. 아까 발라둔 생선살과 새우를 넣고 끓인다. 잘게 다진 파슬리로 장식한다.
잘게 다진 파슬리가 없어서 학교에서 동기가 만든 컴파운드 버터(허브와 레몬즙으로 맛을 낸 버터)를 올려서 장식했어요.
보기에도 나쁘지 않고 맛도 풍부해지네요.
바닥에 가라앉은 새우 한마리 건져봅니다.
아직도 크리스마스예요.
눈요기로 부끄럽지만 실습지에서 보조했던 후식 사진 올려요.
차이 티 프렌치 토스트에 커리 크럼블, 소두구(Cardamom) 크림.
산 세바스티안 오시면 꼭 프렌치 토스트(Torrija)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정말 정말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