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 식구님들,
광복 80주년, 역사적으로 기쁜 오늘 제가 왔어요^^
작년만해도 우울한 광복절을 보냈었는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니 올해의 광복절은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다보니 8월에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더 많이 만들었던 것 같네요.
솔이네 소소한 소식 전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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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갈수록 주위에 편찮으신 분들이 많아져서 걱정이에요.
남편의 지인형님중에 암투병으로 양평요양원에서 지내시는 분이 계신데,
친한 분들 몇이 같이 지인형님을 뵈러간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뭐 가진 것도 없고 한데, 뭔가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직접 뜯어온 쑥을 넣고 빻아놓은 쌀가루로 쑥콩떡을 만들었어요.
쌀가루를 반죽하면서 꼭 쾌차하시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답니다.
이 반찬들은 또 무엇이냐...
제가 대학생일 때 음악 동아리한다고 붙어다니던 친구가 있는데
각자 사는 게 바빠서 연락을 자주 못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항암을 하다가 부작용때문에 입원을 하게 된거에요.
놀란 마음에 카톡을 하다가 먹고싶은 거 있으면 해다주겠다니까
그 친구가 바로 "시래기!"라고 하는 거에요.
부랴부랴 부녀회장님께 전화해서 시래기 좀 달라고 했는데
여름이 되면서 다 치워버렸다고 하시면서 미안해하시는거에요.
그러더니 시래기 대신에 영양부추, 호박, 비듬나물, 대파 등등을
현관문앞에 잔뜩 놓고 가셨어요.
그래서 일단 양구 펀치볼 시래기와 국산 들깨가루를 주문하고
영양부추, 두부, 호박, 당근, 표고버섯, 소고기, 돼지고기를 넣어 동그랑땡을 만들고
오이를 소금물에 튀겨서 오이김치를 만들고, 소고기 사태랑 대파를 때려넣고
육개장을 만들어서 친구네집에 다녀왔어요.
항암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친 친구에게 힘이 되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건 또 무엇이냐...
프리지아 친구중에 한 명이 돌발성 난청이 생긴거에요 ㅠㅠ
귀도 안 들리고, 말도 못하겠다며 모임 약속을 취소하더라구요.
제가 해준 반찬을 좋아하는 친구여서 반찬 몇가지 해다줬습니다.
(친구여~ 제발 아프지마라... 나 좀 편하게 살자...)
이 음식들은 누가 아파서 만든 것이 아니고 ^^
감사하게도 아직까지 건강하신 울엄마한테 오랜만에 해다드린 거에요.
울엄마의 소울메이트인 부녀회장님이 전날 따다주신 영양부추로 김치를 담고
오이지무침이랑 사태소고기 장조림도 만들었어요.
(저희 엄마 안부를 물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제. 비가 쏟아지던 날, 엄마가 다니시는 노인장 지하에 물이 차서
할머니 두분과 함께 한시간 동안 물퍼내셨대요...
셋이 퍼내기가 힘에 부쳐서, 다른 노인네들(엄마표현) 좀 불러보라고 했더니
누군가 "언니들이 다 90살이 넘었는데 누굴 불러~"라고 해서
물푸다가 깔깔거리고 웃으셨다고 해요.
그걸 전해들은 저도 깔깔깔 웃었구요.
제가 격주로 토요일마다 서울로 역사공부하러 간다고
언젠가 한번 여기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잘 다니고 있답니다.
삶은달걀에 절인오이, 다진양파, 마요네즈, 씨겨자를 넣어
속을 만들어 가서, 카무트 식빵 위에 올려서 같이 먹었더니 좋아하시더라구요.
친정엄마가 가끔 쌀을 잘 사주세요.
작년 가을에 백미 20키로, 찹쌀 20키로를 사주셨는데
찹쌀에 바구미가 몇 마리 보이는거에요!
그래서 바구미를 골라내서 페트병에 담고
찹쌀을 좀 불려서 약밥을 만들었습니다.
복날에는 생닭을 사다가 인삼이랑 대추, 마늘을 넉넉히 넣고 삼계탕도 끓여먹고
다이어트는 못해도 건강하게 먹고살자고
비지찌개, 케일쌈, 참치쌈장 등을 만들어 먹었어요.
여름채소 총출동 밥상이네요. ㅎㅎㅎ
가지무침, 비듬나물무침, 노각무침, 부추야채전 등등.
오랜만에 돼지목살이랑 두부, 호박, 양파를 넣고 고추장찌개를 끓였더니
남편이 이걸로 장사하자고... 왠일? ^^
더위에는 냉면만한 게 없죠.
에고 이제 마지막 사진입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토마토스파게티 해먹었어요.
요즘 제로맥주에 꽂혀서 한잔도 곁들이구요.
오늘 저희집 저녁은 소고기 볶음밥이네요.
방학이라 식구들, 자녀들 식사때문에 수고들 많으십니다...
어제 그제는 비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후덥지근하네요.
82님들도 모두 건강유의하시고 아프지 마세요.
아프면 또 내가 쑥떡 쪄가지고 간다고
난리난리칠지도 모르잖아요~ :)
굿광복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