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얻어먹는 최상의 식재료라고 제목을 써 놓고는
82쿡 대문이 열린 중앙에 턱 버틴 이 글귀가 참 민망도 하여서,
오늘은 서로 주고 받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해 볼라 합니다.ㅋㅋ
어제 일주일에 한번씩 받는 먹거리~ 유정란인 계란이 오는 날^^
요즘 빨갛게 익은 고추 수확에 바쁜 이웃사촌님이 돌담 너머에서 나를 부르길래
대답을 하니..."계란이 왔어요! 계란이~~~" 하며 최상의 먹거리 그득한
상자를 건네 주십니다. 하얀 비닐봉지 가득 고추잎을 따서 정리까지 해 주셨네요~ㅎ
어제 참으로 바쁜 날이어서 받은 그대로 냉장고에 직행시키고
그만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오늘 아침엔 뭘해 먹지? 하고 고민하며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하이고..울 이웃사촌님의 정성스런 먹거리가 턱하니 나를 반기네요~!
얼렁 소금넣어 물끓여서 깨끗이 다듬어까지 주신 고춧잎 삶아 건져 꼭 짜서
황석어젓 넣고 다진 파마늘, 깨소금, 참기름, 고추가루 함께 조물조물 무치고
조선호박 반 잘라서 속파내고 조금 도톰이 썰어 청량고추하나 채쳐 넣고,
포도씨유에 볶다가 자하젓으로 간하여 생수조금 둘러 약한 불에 푹 익혀내고,
오이고추 썰어서 혜경쌤님표 된장, 마요네즈에 무치고...
유정란 두개 후라이하고...(다른 때는 이쁘게도 부쳤는 데 오늘은 뽀대가 안 나누만요~ㅜㅡ)
일전에 받아 놓은 고추, 깻잎장아찌 담고 부드러운 맛의 풋고추 씻어 접시에 담아
아침밥상 차려놓고 보니, 세상에나 울집표 반찬은 어제 해 놓은 콩국과 고추장 김치뿐이네요~ㅎㅎ
정말 오늘 아침엔 구세주 만난 듯 너무 반가웠던 이웃님이 건네준 먹거리 입니당!
남편과 함께 아침밥 먹으며 반찬재료를 설명해 주었더만~~
울 남편왈 " 그분들 이사가면 어쩌지?" 헉~~~ @@@@
저는 이제 이렇게 빈상자를 돌담으로 넘겨 주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갱상도 묵은지나 아직도 맛을 잃치 않은 나의 김장김치...
선물받은 들기름 그리고 밀감꽃꿀, 아니면 자하젓...그리고 또 보낼 것이 없을 땐
허브 잎새 따서 담기도 하고 새끼친 다육이를 담아 보내기도 합니다.ㅎㅎㅎ
삼복더위에 두번째 이사를 감행한~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바라본 공천포 바다입니다.
효돈마을 주변이 모두 귤밭이었다면,
이곳 공천포는 눈앞에 바다가 펼쳐 지는 곳이얘요~
예전엔 굉장히 유명했다던 검은모래 해변의 공천포였다는 데
이제 쇠소깍으로 그 명성을 빼앗기더니만,
2~3년부터 조그만 까페가 생기고 깔끔한 민박집이 들어서고...
나름 분위기가 좋습니다.
포장이사를 했다고는 하나~
한마디로 이삿짐을 싸가지고 와서 그냥 퍼붓고 가는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요?ㅠㅠ
한달여를 가뭄이 계속 되었는 데
우리가 이사하던 월요일 잠시 1시간여 소나기가 퍼 붓었습니다.
그 시간에 이삿짐을 사다리차로 (2층이어서...)
올리던 중이었는 데 잠시 쉬었습니다.
그토록 가뭄에 왜 하필 우리 이사하는 날에?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저는 가뭄에 저리 단비가 내리니
이곳에서 참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내맘대로 생각했죠....ㅎㅎㅎ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침실 창가로 해가 떠 오릅니다.
이사하고 3일후에 촬영을 했는 데....
파란 하늘에 구름까지 멋진 아침 일출이어서
바라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방천지 정리되지 않은 이삿짐만 없다면
바로 슬리퍼 끌고 바닷가로 나가고 싶었는 데...ㅠㅠ
이층 난간 앞에 커단 소나무가 하나 서 있습니다.
멀리 공천포의 집들이 서 있고...
이층을 내려가 100m를 가면 용천수(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민물)가 흐르고
하루에 두번씩 발을 담글 수 있는 데 그 물이 어찌나 차갑던 지....
이삿짐 정리하는대로 매일 그 용천수에 발담그며
올 여름을 보내야겠어요~
짐정리를 하며 창밖을 보니
숨비소리와 함께 해녀들 물질이 눈에 띄고
잠시후 작업을 마치고 물밖으로 나오길래
하던 일 멈추고 남편과 부지런히 달려 갔더만,
요즘은 소라가 잡히지 않고 보말을 따셨다네요~
보말 본김에 만원어치 달라해서 용천수에 씻어 와서
살짝 삶아 남편과 보말을 까 먹었습니다.
에휴~~그 작업이 보통이 아니더만요^^;;
성질 급한 저는 몇개 까먹지도 못하고...
그래도 남편은 이쑤시개로 잘도 끄집어 내며
이슬이 한잔을 합니다.
제주도라 해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즐기는 방법이 새로운 것 같아요~
중산간과 효돈마을에 살 때는 바다를 바라보기는 해도
바닷물에 발 한번 안 담그었는 데...
바닷가 근처로 이사를 오고보니, 여름을 제대로 즐길 것 같습니다.
만약 제주입도를 고려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제주도에서 어떻게 살고 싶다는 그림아래
사는 곳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맘만 먹으면 바다도 산도 가까운 곳이지만,
생활에 적응하여 살다보면 그 마음먹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아침 동뜨기 전에 내다 본 공천포 바닷가 입니다.
푸르른 빛이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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