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
저는 풋고추를 쌈장,고추장에 찍어먹는 맛을 안 지 얼마 되질 않아서 풋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겠다고
풋고추를 사본 게 최근이네요. 비타민이 많고 입맛 없는 더운 날씨에 최고라고 해도 그 맛을 그동안 몰랐거든요.
근데 그 맛을 이젠 알아 버렸어요. 풋고추의 맛을요...
풋고추의 맛을 알았다고는 해도 매운 고추는 아직이라서 일부러 아삭이 고추를 골라 사게 되는데요..
아삭이도 맛있는데 아삭이고추보다 더 맛있는 이름도 꽤 근사한 "퍼펙트 고추"란 게 있더라구요.
딱 모양은 할라피뇨처럼 생겼는데 껍질은 보통의 아삭이 보다 훨씬 두껍고 국물맛(?)이 진해요.
(이 퍼펙트 고추가 할라피뇨인가요???????)
청피망의 맛과 풋고추의 진한 맛을 합치고 아삭이 고추의 아삭함을 섞어 놓은 듯한 맛이거든요.
가격도 100g/450원으로 저희 동네에선 보통의 아삭이 고추보다 싸서
2,3천 원어치사면 실컷,넉넉히 한동안 고추 생각나지 않을만큼 살수 있어요.
제가 보기엔 다 똑같아서 차이를 모르겠던데 어떤 건 엄청 맵고,또 어떤 건 너무 맛이 밍밍하고
극과 극의 매움의 정도차가 있어요.
아무리 유심히 관찰을 해도 도대체 어떤 차이에서 맵고 안 매운건지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할라피뇨는 거의 다 매콤하잖아요.근데 퍼펙트 오이는 다 맵지는 않아요.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딱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1. "아...맛있다."
2."어...매워매워...."
이렇게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먹다가 남은 건 장아찌랑 할라피뇨를 담가봤어요.
1.씻은 고추의 꼭지를 반정도의 길이만 남기고 자르고 작은 장아찌용 양파,마늘을 같이 통에 넣고..
(장아찌용 작은 양파는 떨어지지 않게 1/4등분, 큰 건 1/8등분 합니다.)
간장물 을 끓입니다.
여기엔
간장,물,설탕,통마늘,건홍고추,생강,양파,소주(분량은 본인의 입맛대로 조절하세요.)을 넣고 팔팔 끓인 후
잘 식혔어요.
끓인 간장물을 그대로 고추에 붓는 게 아니라 충분히 식혀서 고추에 넣었어요.
양파랑 마늘은 간장물에 넣고 끓이기도 했고 생으로 준비해서 장아찌로 같이 만들기도 했어요.
둥그런 통에도 마찬가지로 꼭지 부분이 밑으로 가게 세워서 넣고 끓여 식힌 간장물을 찰랑찰랑하게 부었어요.
여기서 잠깐.1
보통 고추장아찌 담글 때 이쑤시개로 고추에 구멍을 내잖아요.
근데 먹다보면 이 구멍 때문에 씹었을 때 간장물이 쫙---나와서 당황하신 경험들 있으실겁니다.
그래서 저는 안 뚫을려고 했는데 이 고추는 두꺼워서 구멍을 뚫지 않으면 맛이 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겠더라구요.(퍼펙트 고추는 껍질이 두꺼워요. 파프리카 정도...)
그래서 일부는 뚫고 일부는 안 뚫었는데 시간 여유가 있으시면 안 뚫어도 괜찮아요.
조선오이가 이제 끝물인가 본데 그래서 모양은 안예쁜데 가격은 싸더라구요.
3천 원어치 사다가 예쁜 건 퍼펙트고추랑 장아찌로 담갔구요..
오이김치,노각처럼 속 파내고 무침도 했지요.
메밀국수에 마땅히 들어갈 채소가 없어서 퍼펙트 오이도 송송 썰어서 얹어 봤구요..
콩나물 비빔밥에 역시나 딱히 곁들일 채소가 없어서 실파랑 썰어서 얹어봤는데..
올여름 흠뻑 빠졌던 육수면에도 곁들였구요..
고추장아찌(만두 옆)랑도 먹었지요.맛있게..
여기서 잠깐.2
장아찌 통이야 어떤거든 괜찮은데 제가 준비한 통은 깊고 둥근 통인데 간장을 부었더니 고추가 간장물에 다 잠기지 않터라구요.
이렇게요...↑
이런 경우는 뚜껑을 닫아도 엎어놓지 않는한 간장물에 잠기지 않거든요.
누름용 그 뭔가(?)가 없을 때 활용해 보세요.
(어쩜 저만 모르고 있었는데 마치 나만 알게 된 듯 신기했던 방법인데요..
저처럼 몰랐던 분들만 기뻐해 주시고 신기해 주세요.)
맛있게 고추만 담가서 한 번 간식(?)으로 먹고 두 번째는 오이랑 양파를 넣고
모둠 장아찌를 담가 봤지요.
재료
조선오이,양파,통마늘,퍼펙트 고추
간장물은 위와 동일,방법도 동일...
간장물에 잠기지 않은 고추는 뚜껑을 덮어도 그래로여서 통을 거꾸로 세워 놓을까 아님 중간중간
위,아래 바꿔 놓을까? 생각을 하다가...?
꼬지가 생각이 났었어요.
"그래..바로 이거야.."
(저는 문뜩 생각이 나서 이 방법을 써봤는데 꽤 괜찮터라구요.
원래 이 방법을 쓰셨는지? 아님 저만 모르고 있다가 마치 제가 새로운 뭔가를 발견한 것 처럼 호들갑인지...?)
산적용 조금 두껍고 튼튼한 꼬지 있죠.그거 3개 준비
그 꼬치를 통 크기보다 조금 크게 자른 후...
꼬지를 한 줄은 가로로, 다른 한 줄은 세로로 통 속에 넣고 꾹 눌러 꽂아주면 됩니다.
그럼 꾹----눌러져서 내용물은 간장물 밑으로 가라앉고 간장물은 위에까지 올라오거든요.
뚜껑을 닫아보면 위에까지 간장물이 잠겨있는 걸 볼 수 있어요.
통이 큰 건 이렇게 오목한 그릇을 넣고 뚜껑을 덮으면 되다는 거 알고 있었는데..
주둥이가 작은 건 작은 그릇이 없을 땐 난감하거든요.
그럴 때 특히 유용하게 사용하면 됩니다.
이렇게요..
이건 할라피뇨를 조금 담가봤는데...
유리병의 입구가 작아서 들어갈만한 작은 그 뭔가가 없어서 대신 꼬지로 눌렀어요.
일주일 후면 맛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큰 통에 고추랑 오이랑 같이 넣고 장아찌를 담갔는데 덜어 먹기 불편해서 작은 유리병에
오이만을 덜어서 밥 먹을 때 먹고 있는데 냉장보관했더니 시원하면서 아삭아삭해서
어느 음식에나 잘 먹고 있네요.
꼭,시원해야 맛있어요.시원해요...
이렇게 담근 오이장아찌...
피클이야 한식에 잘 안 어울리는데요..
이렇게 간장 넣고 짜지 않게 담근 장아찌는 양식 먹을 때도 꽤 괜찮아요.
양파도 작은 걸 꼭지 붙여 자른 후 같이 담갔는데 역시나 아삭아삭 매운맛 없이 맛있어요.
김치구경한지 오백 만년 쯤 된 거 같이 까마득한데 요즘은 장아찌로 "김치고픔"을 대신하고 있네요.
보통은 한 번 맛있게 먹고 또 맛있게 먹을려고 다시 담가서 먹으면 맛이 없잖아요.
근데 이건 어쩐일인지 두 번 담가도 맛있더라구요.
그래서 고추 가격도 싸고 맛도 괜찮아서 주위 지인들에게 맛 보시라고 몇 분께 드릴려고
넉넉히 만들었어요.
근데요,이걸 드릴려고 하니 좀 예쁘면서 폼나게 드리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병을 찾아보니 마땅한게 없어서 며칠을 고민을 하다가 발견..
제가 이 요플레를 사면서 혼자 "어이없어,어이없어..." 꽤 여러번 혼잣말을 했네요.
천 원짜리 요플레도 안 사 먹어요. 너무 달고,시고....(싫어해요.)
그래서 누가 먹으라고 해도 되도록 사양하거든요.
근데 제가 이 병이 예뻐서 4천 원이 넘는 이 요플레를 4병이나 일주일 사이에 샀다는 거 아닙니까?
사실 찾아보면 왜 더 예쁘고 가격 싼 유리병이 없겠어요. 근데 한 번 이 병에 꽂히니 꼭 이병에 장아찌를 넣어야
맛있을 거 같고,받는 사람이 좋아할 거 같은 생각이 변함없더라구요.
그래서 고추는 5천 원어치 샀는데 병값만 만 오천 원이 넘게 들었네요. 어이없음!!
요즘이야 너도나도 "싱겁게,싱겁게....."가 식탁의 슬로건처럼 변해서 장아찌 드리는 거 살짝 망설였었는데요...
더워서 그랬는지 장아찌 맛있게 잘 드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진심으로 믿고 있어요.)
아삭아삭 씹는 느낌 크고요, 국물이 많아서 입안에서 포만감(?)을 보통의 고추장아찌보다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저처럼 쓸,데,없,는,병에 꽂히지 않는다면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여름 반찬 선물로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