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에 쌈장을 찍어서..
노각무침에 밥을 비벼서..
물에 말은 밥에 오이지를 쭉쭉 찢어서 드시는 엄마의 밥상을 보며
"도대체 엄마는 무슨 맛에 밥을 드실까?" 했었지요. 어릴 적..
근데요, 저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릴 적 이해 못 했던 음식이 입에 잘 맞고 찾아지게 됩니다.
그런 거 보면 나이만큼 솔직한 것도 없는 거 같아요.
지금,이때가 노각무침이 참 맛있을 때 잖아요.
마트에 갔더니 아무도 관심없어하는 노각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기쁜 마음에 냉큼 사다가 맛을 봤지요..
이 맛을 왜 모르실까요? 왜?
우선 노각이 뭐냐?(노각을 몰라서 물어 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껍질을 먼저 벗겨서 껍질색깔이 없는데 노각의 색깔은 브라운톤입니다.
우선 노각의 껍질을 필러로 벗긴 후..
다시 길게 1/2등분한 후 수저로 속을 털어내면 됩니다.
이걸 보통은 김밥용 속재료처럼 길쭉하게 자르는데 자르는 모양은 맘인데 그렇게 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래서 저는 속을 파내고 그냥 모양대로 나박나박 썰었어요.
이도 귀찮다 싶으면 채칼로 밀거나 굵은 채로 썰으세요. 굵게...
이걸 썰을 때 너무 얇게 썰면 나중에 절였다가 물기를 짜면 먹을 게 없고
아삭함이 없으니 조금 토톰하게 (제가 썰은 정도의 두께가 적당해요.)
썰은 노각에 굵은 소금 3T를 골고루 뿌린 후 절임을 해 주세요.
(저는 다음 날 아침에 무침을 할려고 짜지 않게 소금을 넣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하루동안 절임을 하게 됐네요.하루쯤 냉장보관은 괜찮아요.)
하루 정도 냉장고에서 절임을 하면 이렇게 부들부들해지거든요.
너무 짜게 절이면 찬물에 헹구면 됩니다.
저는 짜게 절임되지 않아서 물에 가볍게만 헹군 후 있는 힘껏 물기를 짰어요.
베나,헝겊......양파망 정도 있으시면 넣고 위에 무거운 거 올려 놓으면 되는데..
저는 아무것도 없어서 손으로만 있는 힘껏 물기를 탈수하고...
어차피 물기를 짜도 무침을 하면 생기는데 처음부터 물기가 너무 많으면
맛이 없어요.
물기를 짠 절인 노각에 고추장,고춧가루,설탕,파,마늘,통깨,참기름을 넣고 무침해 줍니다.
간을 보고 조금 싱겁다하면 소금간을 부족한 만큼 하세요.
시간이 지나서 정확한 레시피 기억은 없는데....-.-
대략 이 정도 빛깔이 나오면 괜찮은데...
고추장 2,고춧가루0.5정도 넣고 설탕을 1정도 넣었는데
달더라구요.(이건 취향이니 본인 조절하세요.)
새콤한 거 좋아하시면 식초 넣으셔도 괜찮구요..
참기름 싫으시면 안 넣으셔도 됩니다.
아삭아삭 간 보면서 반은 먹었어요.-.-
노각무침 맛있게 먹는 방법..
1.시원해야 맛있다.(노각을 절임할 때 냉장보관하면 무침도 시원해요.)
2.뜨거운 갓지은 밥이 아닌 한 김 나간 쌀밥과 비벼서 먹으면 너무너무 맛있어요.
노각을 구입하실 때..
가능한 갸름한 걸 선택하시고 물렁하지 않은 걸 고르세요.
저한테는 해당되지 않는건데요...
입맛 없으신 분들, 노각무침해서 밥 한 번 잡쒀봐요.
입맛 돌아오실 겁니다.
노각무침이랑 오이무침이랑은 맛이 전혀 다른데요,
오이보다는 한 접시 만들어 먹기 번거로운데 맛은 또 있거든요.
1500원에 이렇게 양 많고 괜찮은 찬거리도 없으니 이거야말로 자취생들에겐 보석같은 여름찬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