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MT갔다 와 18시간쯤 자고 일어난 딸내미와 먹은 아침.
밤새 게임하고 술 먹고 얘기했다는데…….
‘그래 나도 한때는 그런 기운이 있었지…….’
부럽기도 하고 걱정이란 근거로 스멀스멀 잔소리가 올라오는 걸 참고 또 참았다.
심심하게 끓인 된장국과 콩소세지
이건 쪽파 아니다.
잎마늘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양념장 뿌렸다.
들깨처럼 보이는 건 아마씨다.
밤새 마신 술기운을 몰아내라고 준비한 H씨의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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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게 하는 잔소리 목록
-술은 천천히 마셔라.
-일찍 일어나라.
-수업이 없어도 정해진 시간에 학교가고 도서관에서 놀아라.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해라. 명상 수련도 좋다.
-하기 싫겠지만 한문 공부해라. 읽기와 쓰기, 사유의 깊이가 달라질 거다.
-알바는 되도록 몸을 움직이는 걸 해라. 과외는 하지 마라.
-사귐에 있어 우정에 관심을 기울여라.
-늘 현재에 집중해라.
-마음으로 믿고 몸으로 行하라.
-때때로 침묵의 시간을 가져라.
-묻기를 주저하지 말라.
-귀를 순하게 하라.
딱히 효과도 없고 괜한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하게 되거나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항목들이다.
늙나보다.
딸내미가 아니라 내 귀나 순하게 할 일이고
침묵의 시간은 정작 내게 필요하다.
어머니 살아 계셨다면,
K에게 이런 잔소리 해주고 싶다 얘기하면,
“너나 잘 하세요.” 하셨겠지.
여러분은 어떤 잔소리를 하시나요?
아니면 어떤 잔소리를 참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