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셨는지요?
드디어 겨울방학의 마지막주가 되었습니다.
월요일이 되면 대망의 개학을...흑흑흑...
방학을 어찌들 보내셨는지요?
제가 학부모가 되고서 두번째 맞는 방학입니다. 아주.. 방학동안 나름 세끼니 챙겨 먹이는것이 어찌나 귀찮은지... 유치원때는 정말 편했구나~ 새삼 실감하는 방학이었습니다.
사철 어른들 모시고 사는 집 주부들은 어떨지... 존경합니다. ㅡ.ㅡ
그래도 뭐.. 여름방학 겪고 두번째라고.. 나름 내공이 쌓였는지 사진도 찍을 정신이 있었네요.
사실 잘 차려 먹이긴 처음이라고 여름이 더 정성껏 해 먹였던거 같은데, 그땐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사진 찍어 놓을 여유도 없었거든요.ㅎㅎㅎ
뭐... 개학이 코앞이긴 하지만...
겨울방학동안 울 집 두 꼬맹이들 점심밥상만...쭈욱...찍어봤습니다.
아침과 저녁은 뭐... 사철 집에서 먹는거라 볼것도 없고...
다시보니까 다 점심인데.. 가끔 간식도 몇개 끼어 있더군요..

딸랑 김치 볶음밥. 언제나처럼 베이컨에 김치 쫑쫑 썰어 넣고 달달 볶으면 끝~
양심상 디저트랍시고 딸기 몇개 씻어 놨지요..ㅠ.ㅠ
가장 최악의 무성의 버전이겠구요..

카레가 빠질수 없지요. 만만한 카레~~ 카레에는 그저 잘 익은 김치만 있으면 되는겁니다...
근데요..

꼭 두넘중 하나는 카레 죽어도 안먹는다고 버티는 애가 있습니다. ㅠ.ㅠ
왜 밥을 뭔가와 비벼서 섞어 먹냐며... 본인은 반찬 따로, 밥 따로 달라고 시위를 합니다.
그래서 할수 없이 집에 있는 밑반찬 총 동원... 이렇게 되었네요. 반찬은 명란젓하고 파래무친거 하고 뱅어포 볶은거하고

이건 더더구이...가 아니고 떡볶이입니다. 신정때 친정서 받아온 길쭉한 가래떡을 떡볶기 하기 좋게 썰어서 모양이 저래요.
나름 쇠고기 들어간 떡볶기.. 국물 하나도 없는 버전.

떡이 많으니까 떡만두국도 끓여 먹습니다. 저 만두 저래뵈도 집에서 빚은 손만두여요.

증거사진이어요..지가 다 한대요.. 아주..ㅠ.ㅠ..
근데 울 큰넘은 이딴거 안해요. 그분께서는 맛만 보십니다. 만들기는 아랫것들이...ㅡ.ㅡ;

덕분에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들이 되어주신 만두들과..
제 만두에는 언제나처럼 별거 안들어갑니다. 신김치 씻어서 물기 꼭짜서 쫑쫑 썬것, 숙주 데친것, 두부, 그리고 고기.. 땡입니다. 가장 단순하게 만든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요즘 게으름 작렬이라 만두피는 시판 왕만두피 샀어요. 만두피가 어찌나 큰지... 만들기는 쉽네요. 다만 두꺼워서 식감이 별로네요.

한끼는 멸치육수에 삶아서 먹고 남은것은 모조리 쪄서 냉동실로 쟁여 두어요. 그래서 정월에는 자주 떡만두국을 끓여서 먹어요..
아... 근데 울 집에는 또 이딴거 안좋아하는 애가 살아요... 그분은... 바로 만두 빚으신 장본인...ㅠ.ㅠ
구경만 하시는 그 어떤분은 잘 드시고요, 만들기는 좋아하시는 또다른 그 분은 먹지는 않지요... 왜...그럴까요????????

만두 뿐 아니라 부엌에서 반죽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면 손부터 씻고 달려오시는 그분께서 좋아하는 것은 따로 있어요. 이런거요..
크리스 마스 즈음... 이었나 봐요. 겨울에는 또 초코 케익 한번 안먹고 지나가면 섭섭해요. 저만 그런가요??
기가막히게 보들보들 촉촉한 시트에, 초코 생크림을 듬뿍듬뿍~~ 올려 만든 디럭스 초코롤케익위에는, 그 겁나 .비싼 벨기에산 커버처 초콜릿을 아낌없이 깍아 올려 데코 했지요.
그래서.. 그분께서는 맛있게 드셔주셨을까요??
ㅠ.ㅠ;;
딱 한입 먹고는 반납.
왜... 크림 사이에 쓰잘데기 없이 씹히는것이 있느냐며... 용서치 않았지요.
그 쓰잘데기 없이 씹히는것의 정체는 호두였어요.
그래서... 못난 애미가 저 한판 거의 다... 먹었...어요....한 2키로는 찐듯.


브레드 바이블이라는 경서??를 들여다 보다, 체다 치즈를 넣은 식빵을 구워보기로 했어요.
슬라이스 치즈.. 그 노란거 있죠? 그걸 한주먹 그냥 반죽에 때려넣고 만드는 빵이예요.
덩어리진 치즈가 과연 반죽에 섞일라나.. 했는데, 대충 다져서 밀가루에 섞어 반죽기 돌리다 보니까 어느덧 노리끼리한 이쁜 반죽이 되더라구요..ㅎㅎ
속살이 겁나 촉촉했어요.
스펀지 만들어서 세번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하루 죙일 만들었거든요.
레서피를 안적는 이유는, 너무 복.잡.해.서....입니다.


빵 구웠으니 햄샌드위치 만들어서 한끼 때우린 적도 있고요..

정신차리고 이리 먹여서는 아니되겠다.. 싶은 어느날, 제대로 밥상 차려 준적도 있어요.
냉동실에 쟁여둔 200그람짜리 보쌈용 돼지고기 한토막, 냄비 씻기 귀찮아서 호일 도시락에 담아서 오븐에 때려넣고 30-40분.. 두었더니 잘 익었어요.
맛있게 익은 백김치랑 보쌈.. 마침 맛있게 끓여둔 배춧국..
아.. 이런.. 또 둘 중 어느분 한분은 고기 딱 한점 드시고는 배춧국에 후루룩 말아 드시고 마셨더군요. 반찬은 손가락 한번을 안대고...ㅠ.ㅠ
내가 이래서 국을 안주는 게다....

비주얼 끝내주는듯 하지만 알고보면 얍삽한 한끼는...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반개씩 남은 청 홍 피망을 없애기 위한...
돈까스 용으로 썰어온 돼지고기 한장을 꺼내서 썰고, 반개씩 남은 피망을 볶아 나름 고추 잡채로...
여기에 찬밥 처치용 대파 계란 볶음밥과 냉동 꽃빵 찐것..ㅎㅎㅎ

맨날 떡볶기 지겹다 하시니 하루는 떡꼬치로 간식주고,

이 희멀건 구역질 나는 비주얼의 정체는 나름 새우와 해삼이 듬뿍 들어간 해물 잡탕 덮밥.
저 이딴거 잘해요. 점심에는 뭐니뭐니 해도 한그릇 음식이 편합니다요...

그러다 또 어떤날 정신차리고 반성하면서 바지락 듬뿍 순두부 찌개를 끓입니다.
오늘도 역시 못난 비주얼의...ㅠ.ㅠ

이렇게 한상... 아.. 저 많은 밑반찬들을 보라...(감동@.@)
미역줄기 볶은것도 보이고..콜리 플라워 데친것에 초장이랑..명란젓으로 추정되는 아이와.. 나머지는 잘 모르겠음.
근데 저거 왠지 점심이 아니었었던듯... 저녁이었나???? 하여튼...하루 한끼라도 이렇게 먹였다면 다행 아닙니까!!
근데..
이날도 어김없이 어느놈은.. 찌개에 쓱쓱~~ 비벼 맛나게...까진 좋았는데, 다른 반찬도 손가락 끝도 한번 안대심..
내가 이래서 찌개도 자주 안끓이는 거다!!!

작은넘의 유치원 방학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작은넘 유치원 가자마자.. 큰넘의 점심은 바~로 국수.
이래뵈도 해물 김치 우동이어요. 꼭 해물 잡탕 찌개처럼 생겼지만서도...

닭가슴살 한조각을 꺼냈어요.
저며서 불고기 양념하듯 간장양념을 해요. 닭이라 생강도 조금 넣어야 해요. .
조물 조물 해서 후라이팬에 볶아내면 딱 조만큼이어요. 냉장고에 있던 밑반찬(두부조림, 더덕장아찌, 김치, 깍두기.. 또하나는 모르겠음) 꺼내서 대충 대충.. 이렇게도 줘요.
네.. 이분이예요.. 국이나 찌개 있으면 다른 반찬 손도 안대시는 그분... 그래서 국은 없어요. 절대로 제가 귀찮아서가 아니라...ㅡ.ㅡ;;

계속해서 브래드 바이블이라는 경서를 탐독하다 또 찍힌 올리브 포카치아예요. 캔에 든 블랙 올리브를 사서 듬뿍 다져넣고 만들어요. 빵 위에 파마산 치즈가루를 듬뿍 듬뿍 올려서 구워요... 향이... 향이... 끝내줘요...빵결이... 빵결이... 예술~~이었어요..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었어요. 샌드위치 사진은 찾아보니 없네요...

일전에 만두 해먹고 남은 만두피 몇 쪼가리 피자소스 발라서 간식으로 해먹였어요. 애들이 환장 걸신 했던 몇가지 안되는 메뉴중 하나. 토마토 소스가 포인트예요. 절대로 시판 소스를 사용해서는 저 맛이 안나요.
만드는거 별거 없어요. 올리브 오일에 다진 마늘 수북하게 한두 큰술 넣고 볶다가, 토마토 홀 캔에 든거 한캔 다져서(요즘은 다이스드 된것도 팔아요. 편리함) 국물까지 다 넣고 팍팍 끓여요. 오레가노 말린거 한숟가락 넣고 소금, 후추간하고 더 졸여서 걸쭉해지면 끝. 만들어서 냉동실 넣어두고 꺼내 쓰면 되요.
또띠아 피자도 만들고 파니니 샌드위치 만들때 사용하면 좋아요.

연어구이 덮밥. 1+1이라서 집어온 연어가 있었어요. 얼마전 말 많던 그 지역껀 아니고.. 아니라는데 믿었죠, 설마....
하여튼, 연어 한조각 후라이팬에 구워요. 다 구워질때쯤 팬 한쪽으로 몰아 넣고 마늘 편썬것이랑 양파랑 간장, 미림, 물 동량으로 넣고 팔팔 끓을때 연어를 가운데로 옮겨 같이 졸여내요. 다 되면 밥 위에 연어와 국물까지 함께 얹어내고 쪽파를 송송 썰어 올려요.
쪽파 없어서 대파 다졌어요. 비주얼이 좀 후져지만 괜찮아요..
하여튼 이렇게 또 가볍게 한끼..

숟가락이 두개인걸 보니 주말??
정신자리고 제대로 밥상... 게다가 된장국까지...가 아니고 알고보면 죄다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들.
김치 3종세트와 깻잎장아찌, 계란장조림, 콩나물, 도토리묵.
사실 이렇게 주는게 가장 쉽습니다. 아침에 먹던거 또 준다고 승질들만 안부린다면 말이지요..

닭튀김에 찬밥으로 만든 삼각 주먹밥입니다. 기름쓰는 음식이라 튀김은 좀 번거로운데, 아마도 이 즈음 맛탕이나 감자튀김같은걸 했었던거 같아요. 남은 기름 버리기 전에 한번더 써주는 쎈스랄까...
역시 냉동실에 늘 보관중인 닭가슴살 두개 꺼내(한놈에 한개씩) 썰어서 맛술과 소금, 후추, 양파가루, 마늘가루 조금 버무려 주었다가, 수퍼에 절찬 판매중인 <치킨 튀김가루>로 튀겨냈지요.
무조건 한끼 딱 먹을만큼씩만 해주는 겁니다.
주먹밥안에는 아마도 볶은 김치였을거예요.

캬라멜 팝콘.
베이킹스쿨 사이트를 둘러보다 딱 꽂힌...
만들기 너무 너무 쉬워요..
http://www.bakingschool.co.kr/recipe/recipe/recipe_list/search_type/total/search_field/r_title/search_word/
팝콘 만드는 법은 요기에서 제목에다가 팝콘이라고 쓰시고 검색을....
흑설탕 써야 더 이쁜거 같아요. 전 없어서 걍 황설탕으로 했더니 희끄므레하네요.
애들이 좋아해서 올겨울 몇번이나 만들었었나 몰라요...
뭐... 그럭저럭... 이렇게 먹고 살다 보니 어느덧 다음주가 개학이로군요.
방학중에 좀 잘 해먹였어야 하는데...그래야 키도 좀 컸을텐데...
글쎄, 엊그제 설이라 시댁에 가서 애들이.. 끼니마다 두공기, 세공기씩 걸신들린듯 먹더라구요.
시어머니께서 집에서 맨날 굶다 왔냐며 어찌나 걱정을 하시던지...ㅠ.ㅠ
저 찔려서 죽을뻔 했어요.
뭐 겨울 방학 끝나면 금새 또 봄방학이겠지만...
어느덧 울 똥강아지가 2학년이 된다니.. 아이가 큰만큼 저도 좀 성숙한 학부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뒷북이지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