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밀린 밥상 이야기부터~~~
고구마줄기 김치....양념털어내고 씻어서 다시 무쳤습니다.
이거 작년에 담궈 놓은 것이라 산뜻한 맛은 아니지만 또 이렇게 묵은 김치 무쳐 먹는 맛도 특별하거든요..
다진 파와 마늘, 깨소금에 고추장, 신선한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 고구마줄기 무침도 하고..
새발 나물도 한 팩 사다... 살짝 데친 다음에 간장 조금 넣고 갖은 양념에 무치면 삼삼한 맛에서 자연의 풀향기가 입안에 가득 들어옴이 느껴집니다.
이런 순한 맛이 참 좋습니다.... 마치 이런 것을 먹으면 사람마저 순한 자연을 닮아가는 듯 해서..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은 왕성한 활동을 필요해서 그런지..아무래도... 채소보다는 고기를 더 원합니다.
닭 1마리를 양파즙에 재워 밑간을 한 다음에 오븐에 애벌구이를 해 나쁜 기름을 제거한 다음에
감자랑 야채를 넣어 교촌치킨 간장 소스에 졸여주었어요.
음식을 조리하다 보면 참 많은 종류의 양념장, 소스가 필요하곤 합니다...
그런데 씽크대 수납중.. 가장 애매한 것이..... 바로 이 양념장들을 담아두는 코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준비해 보았습니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요리..프리가 말이죠^^ (애정남 대신 애정요도 사랑해주시길 ㅎㅎㅎ)
양념류 구분 어떻게 하나요? 하고.... 요리어려워동에 사시는 귀차너님이 물어오셨습니다.
참 애매합니다.... 그래서 정해드립니다. 잘 들으세요... 참 기가 막힙니다잉~
설탕이나 소금, 전분, 등등 가루류에 속한 양념류는 윗칸으로 보내주시고
간장, 식초, 요리술, 스테이크 소스 같은 액체류는 아래칸으로 보내주세요.
그럼 마요네즈같은 건 액체도 아니고 가루도 아니고... 얼루 보내죠 하고 묻는 분 꼭 계십니다잉.
그것도 간단합니다.. 정해드려요잉.
내 주방에 가루류가 많으면 아래칸으로 보내고... 소스같은 액체류가 많으면 윗칸으로 보내며 되요..
뭐 이도 저도 귀찮으신 분은 아무렇게나 넣고.. 찾을 때 헤매면서 이것 꺼내고 저것 꺼내면 되요.
이렇게 구분 안하다 안 지킨다고 쇠고랑 안차요... 경찰출동 안해요..
다만 잘 구분해서 깔끔하게 정리해서 쓰면 보기도 깔끔하고.... 찾기도 쉽다는 우리들만의 약속인거에요...
요즘 다들 깜빡깜박 잘 하고.....
음식들이 다양해지면 소스종류도 무척 많아졌어요...
이렇게 구분해서 넣고 써도 가끔 뭐가 뭔지 애매해요.... 그럴 땐 어떡하죠?
하고..... 요리힘들어동에 사시는 깜박녀님이 물어오셨어요.
뭐 간단합니다......
다이소나.... 마트 천원샵 갔는데 가서.... 수납꽂이를 사서 분류별로 정리한다음..
문구점에서 견출지 사서 굵은 펜으로 써놓으면 되요...
이것도 역시 안한다고 해서 쇠고랑 안차요...경찰출동안해요..
그러니 이딴 것 안하다고 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셔도 되요^^
프리님네 양념장, 소스 홈메이드로 많이 만들어 쓰시는데 어디가 보관해야 하는지...
유통기한은 어캐 되는지..애매해요.... 하고 많은 분들이 시도때도 없이 많이들 물어오십니다...
이것도 깔끔하게 정해드려요.
간장이나 소금류가 많이 들어간 엿장, 맛간장... 실온보관하셔도 괜찮고 서너달까지 괜찮아요.
마요네즈도 한여름 아니고는 실온보관이 원칙이고... 두세달까지는 변하지 않아요.
물론 냉장고가 콘도수준이면 냉장보관하시는 것이 더 좋아요.
생강술이나 각종 다대기나 양념장들은 냉장보관하셔야 하고 두세달가지는 괜찮아요.
이것도 무시하고 안 지킨다고 쇠고랑 안차고 경찰출동 안해요..
다만 자칫 잘못하다 배탈나서 병원신세를 질 수도 있어요...
(웃자고 한 이야기라.... 사실 세부적인 부분에는 약간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며칠 전..... 백태(노란 메주콩 갈아 놓은 것을 이용해서...그 안에 숙주나물이랑 김치을 잘게 썰어 넣은 것으로 만두를 채워 납작만두도 만들어 보았어요.
근데 이렇게 할려면 너무 곱게 갈아서 하면..안 좋더군요..
다음에는 씹히도록 거칠게 갈아서 만들어 봐야겠어요.
만두피에 속을 채우고...
계란으로... 가장자리를 칠해서 접착제 역할을 하도록 했어요.
그런 다음에 납작하니 성형해서 구으시면 됩니다...
아침에 닭요리도 하고... 새송이도 굽고..납작만두도 빚어서...... 여러가지 반찬을 해서 상을 차리는데....
허거덩...... 아침 출근으로 쫒기는 아들녀석이 밥을 떨려고 밥솥을 열어보니.....밥솥에 밥만 안친 상태로..불이 안켜진 거에요..하긴 가끔 이 짓 잘 합니다... 나사가 빠진 날이면~
그래서 아들아이는...대충 차려진 것들로만 해서 먹었어요....ㅠ.ㅠ
그리곤 바로 그날 마트에 가서..햇반부터 챙겨 왔어요..나사 빠진 날을 위해서...
낮에 친정 어머니가 오신 날.... 차린 밥상입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칠리새우 튀겼어요.
맛이 든 총각김치도 꺼내고...
역시나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버섯볶음...
새발나물.
연근조림
감자채구이.
바삭하게 튀긴 왕새우에 양파, 고추랑 버섯을 잘게 썰어서 소스에 버무린 것...
얌전하게 썰어 놓은 양배추깻잎초절임도 꺼내고..
역시나 어머니가 즐겨드시는 가지나물도 무쳤어요.
저의 롤모델이시기도 한 저희 친정 어머니....
나이들수록..살아갈수록 제겐 스승같은 존재이시며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 어머니세요.
내년이면 팔순이신데도 늘 책을 손에 놓치 않으시고
아직까지도 책방에 수시로 들러 관심있는 신간을 구입해 읽으시고..
미술관이나 뮤지컬, 연극같은 것을 보러가시는 것을 좋아하시는 소녀같은 감성을 가지셨지만
누구보다 강인한 의지을 가지신 분이 제 어머니라는 것이 늘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 일찍 아버지를 여의시고..
두살배기 저랑 저보다 한 살 많은 세살박이 아들.. 오누이를.... 홀로 키우시느라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한번도 흐트러짐없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를
몸소 보여주시면서도... 늘상 오빠랑 저에게.. 잘 커줘서 고맙다고 그러시는 분이거든요.
어머니 당신이 제 어머니이셔서 참 행복합니다..어머니 오래 건강하세요...
라는 마음으로 차린 밥상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