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도 전역에 노란 밀감이 익어
언듯 멀리서 보면 노란 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는 듯 보입니다.
제가 사는 농가집의 목욕탕쪽 문을 열면
동향이어서 아침햇살에 주렁주렁 열린 밀감이 얼마나
보기가 좋은 지....차 한잔 준비해서 마시면서 과수원 풍광에
넋을 잃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어요~
오늘도 아침밥 먹고
이것 저것 부엌의 설겆이등을 해 놓고는
지난 여름 하귤쨈 만들며 속껍질과 생강을 저며 꿀에 재운 것을
망에 걸려 뜨거운 물타서 남편과 과수원 한편에 마련된
나무의자에 앉아 한잔씩 마셨어요~
첫 맛은 씁쓰레하더만 마실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는 것이
어찌나 좋던지....요즘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는 데
이 차 한잔으로 감기가 똑 떨어졌음 좋겠습니다.ㅎㅎ
아주 탐스러워 보이지요?
지금 이 농가집으로 이사하여 문밖으로 푸른 나뭇잎 밀감나무가 마냥 신기하기만 하였는 데....
오월엔 그 나뭇가지에 꽃이 피어 그윽한 귤꽃향기로 매혹을 시키더만
지금은 저리 탐스런 열매가 맺어 가슴을 다 뭉클하게 합니다요.
우리 농가집 과수원에만 노란 밀감이 열린 것이 아니고
온 동네 사방천지에 밀감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휴애리 자연농원에서 바라본 밀감밭입니다.
뒤로 한라산이 보이고 있네요~
남의 밭이라고는 하지만 노란 밀감하나 따서 맛을 보는 것은
그리 큰 허물이 될 것 같지 않아 조심스레 밀감하나 따서
남편과 나누어 먹었는 데...새콤 달콤하니 맛도 좋았습니다.
밀감 수확철에는 제주도 전역의 거리가 다 한산할 정도로
밀감따느라 바쁘고...밀감따는 알바도 많다는 데~
아직 저희 부부에겐 일거리 요청이 없는 걸보니 조금 더 있어야 바빠질라나 봅니다.ㅎㅎ
저 밀감들을 다 따고나면 과수원마다 있는 창고가 두둑해 지겠지요?
봄부터 가을까지 밀감농사 짓느라 수고하신 농부들에겐
얼마나 뿌듯할 지... 제맘까지 뿌듯해 집니다.
육지나들이를 다녀오고 일주일이 되었네요~
김치도 모두 떨어지고 하여 엊그제 서귀포오일장에 가서
알타리와 쪽파를 사다가 김치를 담그었어요~
두식구가 먹기엔 좀 많다 싶었지만
11월에는 저희 부부도 밀감판매를 할 가게를 오픈할 예정이어서
부지런히 겨울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올해 입도하여 농사를 짓진 않았지만
지난 9월에 구입한 손바닥만한 밀감과수원에 잔금을 치루면서
땅주인에게 밀감은 우리가 따기로 양해를 얻었답니다.
일년동안 애써 지으신 밀감을 건네 받기가
송구스럽긴 하였지만, 그 곳에 간소하게 가건물이라도 마련하여
장사를 할 예정이어서 선처를 부탁했더만 흔쾌히 일년 농사지은
밀감을 주셨으니~ 감사히 판매하면서 또 그 보답을 하여야겠지요^^
아무래도 장사를 시작하게 되면
지금처럼 시간이 많치 않을 것 같아 요즘 이것 저것 만들어 먹고 있어요~
냉동실에 자리하고 있는 해물 해동하여 해물파전도 부치고....
앞집 제주할망께서 주신 단호박으로 단호박죽도 쑤었어요~
지난 날에는 젊은 날의 패기로 참으로 열심히도 살아 왔는 데
이제는 천천히 즐기며 일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 부부의 여력으로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조그만 농수산물 가게하나 짓고~ 즐기듯이 가게를 운영해 보려구요~
먼 훗날에
그래..그때 뭔가고 했어야 했어~~ 이런 후회없는 삶을 위해
서귀포시 일주도로변 조그만 과수원에서
새로운 삶을 향해 천천히 발자국을 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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