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대강대충 차려내는 밥상,
이젠 대오각성하고 잘 차려내야겠다는 마음은 있는데요, 오직 마음뿐 영 몸과 시간이 안따라주네요.
영감, 미안!!
자신은 없지만 낼 부터라도 잘 차려볼게요.ㅠㅠ...
오늘 저녁밥상입니다.
오후 다섯시쯤 집에 들어왔는데, 뭘 해먹어야할지 아득해지는 거에요.
뭐 마땅한게 있어야 말이죠.
냉장고안에 들어앉아있는 거라곤 매운 멸치볶음, 안 매운 멸치볶음, 고추장굴비, 홍합초, 갈치속젓.
이런 밑반찬들, 우리집 남자는 한두번 먹고나면 안먹는 반찬입니다.
그중에서도 갈치속젓같은 건 아예 젓가락도 가져가지 않지요.
사실, 전 저 갈치속젓 한가지만 있어도 밥 한공기는 비울 수 있으나, 그래도 식구들을 위해 뭔가 하긴 해야겠는데...ㅠㅠ.
일단 제일 만만한 바지락조개탕 끓였어요.
지난봄에 갈무리해둔 냉동실의 바지락, 이렇게 요긴하게 쓰입니다.
너무 많이 샀을때 송송 썰어서 냉동해뒀던 청양고추 조금 넣고,
파 마늘 넣고 소금 후추 간해서 올리면 한냄비가 금방 뚝딱 비워집니다.
지난번에는 해감을 잘못해서 바지락 하나하나 모래를 품고 있어 지금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원한 국물 덕분에 별 불평들은 안합니다. ^^
또 숙주를 볶습니다.
다만 또 베이컨을 넣어서 볶아주면 싫어할 것 같아서, 이번에는 수제햄을 넣고 볶아줍니다.
여기에도 청양고추 파 마늘을 넣어줍니다.
역시 그냥 베이컨과 숙주만 볶는 것보다,
파 마늘 청양고추가 들어가니까 맛이 훨씬 좋아지네요.
두부 너비아니도 구워서 올립니다.
그냥 두부 너비아니만 담으면 빈약해보일뿐 아니라, 따로 쌈채소를 놔봐야 싸먹을 것 같지도 않으니까,
쌈채소 손으로 뚝뚝 끊어서 접시 바닥에 깔고, 프라이팬에 지진 두부 너비아니를 올립니다.
두부너비아니에 충분히 간이 되어있으니까 드레싱은 뿌리지 않습니다.
이 음식들을 큼직한 접시에 뭔가 있어보이게 담아서 상에 냅니다.
사실 참 성의없는 밥상이지만,
우리집 남자들 좋아라 먹습니다.
미안, 정말 미안,곧 요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게요,
이렇게 혼자 중얼거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