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날, 남편이 서북부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점심약속이 있다며 나갔어요.
연신내에서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들어왔다며, 굉장히 유익한 정보를 얻어왔다는 거에요.
그 유용한 정보란, 은평구, 혹은 서대문구, 혹은 고양시에 있는 맛집 정보였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정보를 얻기만 하고 왔냐"고 하니까,
자기도 가나안농장이며 갈릴리농원이며 가마골이며, 정보를 풀어놓고 왔다는 거에요.
남편이 얻어온 맛집정보 중 구미가 확 당기는 곳이,
연신내에 있다는 횟집과 서대문구청 근처에 있다는 나주곰탕집, 그리고 통일로변에 있다는 고깃집이었습니다.
특히 그중 연신내의 횟집은 모임날 다녀왔다는데, 가격대비 아주 괜찮다는 거에요.
그래서 어제는 연신내의 횟집을 다녀왔습니다.
광어+우럭회와 전어회무침을 주문했는데, 흔히 횟집에서 주는 서비스찬들(스끼다시라 하죠),
그 서비스찬들이 거의 없어요, 미역국, 메추리알, 삶은콩 정도??
회는 가격에 비해서 아주 괜찮았구요, (회맛이 쫄깃쫄깃하니 괜찮았어요)
전어회무침도 약간만 더 단맛이 돌았더라면 더 좋았겠으나 그래도 회도 많고 꽤 괜찮았어요.
스끼다시로 승부하는 집이 아니라, 회로 정면승부한다는 점에서 나름 높은 점수를 줘도 좋을듯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도가니의 핏물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도가니를 바락바락 주물러 다시 한번 핏물을 뺀 후,
한번 물에 삶아 다시 씻은 후 고기 시작했습니다.
사골곰국, 꼬리곰탕, 도가니탕 할 것 없이 슬로푸드중 슬로푸드잖아요.
아침부터 끓이기 시작해도 저녁에 먹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일러야 오늘 저녁메뉴다 싶게 도가니탕을 끓이고있는 그게 끓으면서 구수한 냄새를 내품는 것이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
완성되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슬쩍 남편에게 "우리 점심 나주곰탕 먹으러 갈까?"했더니,
흔쾌하게 좋다네요.
대충 말만 들은지라 쉽게 찾을 수 있을 지 없을 지도 몰라 11시 조금 넘은, 이른 점심시간에 나갔습니다.
어렵지않게 찾아들어간 나주 곰탕집에서,
남편은 6천원짜리 곰탕을, 저는 8천원짜리 특곰탕을 주문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나 확인하려구요. ^^( 곧 죽어도 고기건더기 많이 먹으려 특 주문했다는 사실은 인정안합니다.ㅋㅋ)
뚝배기에 담겨나온 것이 곰탕,
스텐그릇에 담겨나온 것이 특곰탕인데요,
특곰탕을 주문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아요, 똑같은 맛에 양만 더 많았습니다.
이 집이 제 맘에 좀 든 건 차림표 때문입니다.
재료를 한우 육우 젖소 섞음, 이라고 써놓았는데 아마 한우라고만 썼더라면 신뢰가 떨어졌을텐데,
육우 젖소까지 써놓아서 확 믿음이 갔습니다.
맛은 국물도 깔끔하고, 건더기도 맛있었습니다.
이제 통일로 변 외진 곳에 있다는 그 고깃집만 가보면 됩니다.
그 집은 소를 한마리 잡아서 다 그집에서 파는데 갈비탕이 평일엔 4천원, 주말엔 6천원이래요.
값이 그렇게 싸도 푸짐하고 맛이 너무 좋다니, 확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며칠내 또 다녀오게 될 듯.
암튼 오늘 나주곰탕 사먹고, 집에 있는 아들 먹으라고 포장까지 해와서,
저녁에도 나주 곰탕을 먹을 듯 합니다.
도가니탕은 식혀서 기름까지 걷어낸 후 내일이나 되야 먹게될 듯.
오늘 내일 밥걱정 반찬걱정 안해도 되서, 오늘이 진정한 휴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