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먹은 콩나물밥 중 제일 맛있게 먹은 콩나물밥입니다.
콩나물밥에 쇠고기를 넣어서 맛있던 게 아니구요, 제 딸아이가 해준 점심입니다. ^^
딸아이, 결혼전에는 학교 다니느라, 학교 졸업후에는 퇴근이 늦은 직장 다니느라 요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2년전 결혼할 때만해도 요리의 ㅇ자도 모르는 아이였는데요,
솔직히 저는 걱정하나도 안했습니다.
학교 다닐때 네덜란드에 교환학생으로 1년 가 있으면서 친구들과 함께 밥을 해먹었으니까 어느 정도는 할 것이고,
또 요리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관심과 맛있게 먹어줄 사람만 있으면 금방 실력이 느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않기 때문이죠.
그 좋은 예가 바로 저 거든요. ^^
결혼후 사위에게 딸아이 음식솜씨가 어떠냐고 물으니, 괜찮다는 거에요.
저희들끼리 괜찮다고 살면 되니까 전 신경도 안썼습니다.
남들은 제가 매일 반찬해다 날랐을거라 상상하지만, 반찬해다 준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아, 친구들 집들이 한다고 할때 음식은 좀 해다줬네요.
그렇게 살다가 쌍둥이를 낳으면서,
역할분담이 어떻게 되어있었냐 하면은요, 딸아이와 아기 보시는 이모님은 육아에만,
저는 딸아이와 이모님의 식사를 담당하는 걸로 되어있었어요.
물론 밥 안할때는 아기를 봐주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그동안 주중에는 제가 주로 음식을 했고,
사위가 올라오는 주말에만 딸아이가 요리를 했더랬어요.
주초에 가서 딸아이가 주말에 끓인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맛보면 제법 맛있게 끓여서,
(된장찌개는 저보다 낫더라구요, 이모님 말씀은 육수 내는데 그렇게 공을 들인다네요..^^)
걱정도 안했습니다.
그런 딸이 오늘 점심때에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부엌에 들어가더니, 이렇게 콩나물밥을 했습니다.
다 같이 먹으려고 한 거지만, 저는 제 맘대로 딸아이가 저를 위해서 했다고 생각할랍니다,그러니까 기분이 더 좋네요.^^
저희 친정어머니가 해주신 콩나물밥보다,
제가 지은 콩나물밥보다..100배쯤 맛있는 것 같아요, 엄마 미안!
저녁은 볶음밥이었습니다.
콩나물밥 사진은 별로 안이쁘고, 볶음밥 사진이 더 이뻐보이는건 순전히 카메라 탓입니당. ^^
우리 쌍둥이들 사진 은근히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어제 찍은 거 올려봅니다.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자랐습니다.
요즘 이유식을 한번에 150㏄씩 2번 정도 먹고, 사과를 ¼쪽 정도 먹습니다.
분유는 양이 확 줄어서 하루에 3번, 많아야 4번 먹는데 그것도 먹는양이 많이 줄었습니다.
애들이 많이 똘똘해졌죠?? ^^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예쁘고, 금방 보고 돌아서 집에 오면 또 보고 싶어지는..
저는 손녀바보입니다.
알뜰한 아이 엄마가 1개월 혹은 2개월 단위로 바꿔서 빌려 태우는 소서에서 아주 잘 놉니다.
점프도 잘하구요.
'아기들은 나날이 이쁜 짓만 하고, 노인들은 나날이 미운 짓만 한다'는 옛말이 있다던데,
정말 아이들이 매일매일 더 이쁜 짓만 하고, 매일매일 재롱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