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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예정에 없던, 코에 바람넣기

| 조회수 : 12,244 | 추천수 : 46
작성일 : 2011-04-23 23:40:51



오늘 아침,
TV의 음식프로그램을 보는데, 밴댕이회무침이 나오는 거에요.
먹고 싶기는 하지만, kimys 이 사람, 먹으러 가자고 해봐야 갈 사람도 아니고...
주말에 길 밀린다고 어디 갈 생각을 안하는 사람이에요, 그렇다고 주중에 같이 나가주는 것도 아니고...
평소같으면, 지레 포기하고 말아 kimys에게 말도 안꺼내는데, 오늘은 괜히 한번 찔러보고 싶은거에요.



"여보, 우리 대명항으로 밴댕이회 먹으러 갈까?" 하니까,
"길이 밀리지 않을까?",
이 정도의 반응이라면 매우 훈훈한 것입니다.
"길 별로 밀리지 않을 것 같고, 또 밀려도 그건 주말나들이의 재미아닌가?"
이렇게 해서, 예정에도 없던 대명항 나들이를 했습니다.

 



집에서 12시쯤 나왔는데, 대명항에 가보니 1시쯤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그 넓은 주차장도 거의 꽉 차있었습니다.
생선 파는 곳 옆에 새로 지어진 건어물 패류 젓갈 파는 곳에서 일단 명란젓과 낙지젓을 좀 사고,
회는 도다리회를 떴습니다.
1㎏에 2만5천원이었는데 킬로는 좀 넉넉히 주는 듯 했어요.



도다리회를 들고, 근처 식당으로 갔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 무조건 한상에 매운탕까지 끓여주고 1만5천원을 받는거에요.
가격표에는 1인당 채소 2천원, 매운탕 한냄비에 5천원 이렇게 되어있느나 그렇게 받지는 않는 모양이에요.
우린, 잔뜩 차려준 밑반찬에 거의 젓가락도 대지않았고, 상추도 두어장 밖에는 안먹을 뿐더러,
3만원짜리 밴댕이회무침까지 한접시 먹어줬는데...1만5천원 꼬박 받더군요.
게다가 남은 매운탕을 싸오려고 하니까 포장용기값 2천원을 내라고...
좀 그랬지만, 맛있었으니까 용서하기로 하구요..



암튼,
얼마전 한 초밥집에서 도다리초밥을 추천하길래 먹었는데,
그때 kimys가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오늘도 광어며 우럭이며 잔뜩 있는데도 도다리를 먹겠다고 해서 도다리 회를 뜬 건데,
도다리로 결정한 걸 후회하지 않을만큼 맛이 좋았습니다.
또 밴댕이회무침도,
어떤 집은 밴댕이회무침이 아니라 채소회무침이라 해야 맞을 정도로 맨 채소뿐인 곳도 있는데,
여기는 밴댕이가 아주 많았고, 맛도 좋았어요.
그 바람에, 도다리의 서더리로 끓인 매운탕은 손도 대질 못해서 포장해온 거죠,
저녁에 있던 찬밥 데워서 도다리 서더리매운탕 해서 밥을 먹었는데요, 진짜 맛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회를 뜰 수 없는, 죽은 도다리 싸게 파는 것이 있었는데 그걸 사올걸 그랬다 싶더라구요.



도다리회를 먹고나서, 살아있는 꽃게 1㎏를 사가지고,
그냥 집에 오기 섭섭해서, 강화 풍물시장까지 갔는데요.
강화 풍물시장에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평소처럼 여유롭게 구경하면서 이것저것 사기 좀 어려웠어요.


해서, 제가 강화풍물장에만 가면 늘 사먹는 쑥개떡 좀 사고,
고작 조선파와 햇양파 조금 사왔는데요, 못보던 것이 있어서, 사왔어요.
뭔진 모르지만 새로운 거니까, 먹어봐야죠..^^
이렇게 검봉녀, 검은 봉지 바리바리 들고 귀가했습니다.


저 위 사진의 검은 비닐안에 담긴건데요, 파는 할머니께 여쭤보니 '나문재'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바닷가에서 나는 거라고 하는데 해초는 아닌 것 같고 나물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어요,
암튼 데친 후 고추장을 넣어서 새콤달콤하게 무치라고 하시니까,
초고추장에 무치면 될 것 같은데요, 맛은 어떨지 매우 궁금합니다.
내일 해먹어보고...알려드릴게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녹차향기
    '11.4.23 11:54 PM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

  • 2. Blue Moon
    '11.4.24 12:05 AM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저도 나들이 가고싶어요...

  • 3. 보라돌이맘
    '11.4.24 12:11 AM

    안그래도, 우리 가족들도 좀 전에 늦은 외출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남편과 봄 도다리 이야기를 하다가,
    내일이나 모레쯤 도다리쑥국이나 시원하게 한 냄비 끓여야겠다 했는데...^^

    오늘 날씨도 참 좋던데,
    마침 두 분이 함께 좋은 곳에 봄나들이 다녀오셨네요.
    사람들 북적대는 강화풍물시장 풍경이 참 궁금하고,
    선생님 글을 읽으니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습니다.^^

  • 4. 시네라리아
    '11.4.24 1:33 AM

    나들이가서 속상하면 왠지 마음이 무거우니 어쩔수없이 내긴 하는데...
    정말 맛없으면 그것이 용서가 안되더라구요~~

  • 5. 노루귀
    '11.4.24 7:38 AM

    청산별곡(靑山別曲)

    [A] 살어리 살어리랏다. / 청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래랑 먹고 / 청산(靑山)애 살어리랏다.

    [B] 우러라 우러라 새여. /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 자고 니러 우니로라.

    [C]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 무든 쟝글란 가지고 /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D] 이링공 뎌렁공 야 / 나즈란 디내와숀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 바므란  엇디 호리라.

    [E] 어듸라 더디던 돌코, / 누리라 마치던 돌코.

  • 6. 들들맘
    '11.4.24 11:37 AM

    수능본다고 미친듯이 외웠던 청산별곡이네요
    청산-이상향 도피처
    새-화자의 감정이입
    징묻은 쟁기- 시대적 배경으로 떠도는 유목민, 화전민
    토지잃은 농민
    돌- 현실적 시련
    사슴- 기적을 바라는 화자
    설진강수-세상에 대한 체념

    미쵸... 완전 주입식입니다.
    지금 애들도 이런가요
    저도 얼른 시장에 가봐야 겠어요

  • 7. 별꽃
    '11.4.24 12:28 PM

    나물자체에 간이 있어서 간간해요.
    가늠하셔서 간해서 드세요^^

    날좋은오늘 저도 어디로 콧바람 쐬러가나 고민중에있어요~

  • 8. 20년주부
    '11.4.24 12:49 PM

    고고한 흰 그릇에 빠져 정신없이 글 읽다고
    나의 원적지 (과거 본적지라고나 할까? 할아버지 고향)인 강화도 추억 잠시 떠올리다가

    노루귀님글에 오랜만에 청산별곡 한번 읊조리고 아~하 그렇구나 한개 더 깨우치고
    들들맘님 글에 쓰러집니다. (공부 너무 열심히 하셨어요)
    저는 학력고사 세대라 더 암기위주였던 것 같네요

    선생님~글만 읽어도 바다 냄새가 가득합니다.

  • 9. 제니
    '11.4.24 2:52 PM

    앗 반가워요 강화 풍물시장..ㅎㅎ
    저도 토요일낮에 다녀왔어요.진달래축제 가려다가 복장도 미흡하고 해서 강화시장 구경하고 장보고왔는데..저도 저거 보면서 ..저게 뭘까..망설이기만하고 그냥 왔어요.나문재라고요....나도 사와볼껄...생각합니다 ^^
    저도 햇양파,햇감자,시장안에 파는 콩강정,보리새우,깐마늘...ㅋㅋ그렇게 사들고 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생각보다 더 양이 많아서..(전부 5천원씩)깜놀하며 정리하고 일요일 보내는 중입니다.강화 초지진언덕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왔어요...^^

  • 10. 초롱잎
    '11.4.24 8:33 PM

    해마다 부산친구가 끓여주는 요때 먹으면 딱 맛나는 도다리 쑥국
    충청도가 고향인 나로서는 처음 맛보는 별미 쑥국 너무 먹고 싶네요^^

  • 11. 용필오빠
    '11.4.25 10:45 AM

    아이들 핑계로 정작 잘 해주지도 못하면서 콧바람 못쐬본지가 몇년이예요.
    매일 그날이 그날이고 도로의 차보고 눈오나,비오나, 낙엽지나, 나뭇잎이 나기 시작하네.
    그랬어요. 내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가봐요.
    이번에는 꼭 봄나들이 해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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