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친하게 지내는 주입주방용품회사 사장님이 그릇 몇장 샘플을 보여주며, 제게 의견을 묻는 거에요.
'그릇의 느낌이 어떠냐'고요.
제가, 오지랖 넓게도, 그릇이나 주방용품 수입 혹은 제조하시는 분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걸 참 즐기기는데요,
제가 의견을 내서 수입이나 제조에 성공하면, 저도 사쓸 수 있는거라, 꽤 재미가 있는 거에요.
그날도, 너무나 신이 나서, 이거저거 제 의견을 마구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보여준 몇장의 샘플이 모두 하얀그릇인데,
시중에는 정말 하얀그릇이 너무나 많이 있으면서도 사자고 들면 똑 떨어지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제 눈에 이쁜 건 값이 너무사악하고,
값이 착한 건 거의 대부분 유럽 그릇회사의 그릇을 중국 등지에서 베낀 것들이고,
그나마 똑같이 베끼는 것도 아니고 디자인은 같지만, 무겁고 두껍고, 뭔가 부족하고..
그러던 차에 만난 흰그릇이라 한번 수입해보시라 권했더랬습니다.
흰 그릇은 싼 것부터 비싼 것 까지 가격의 폭이 크고, 또 너무나 다양한 재질 형태의 제품들이 있어서,
무늬가 있는 그릇들보다는 반응이 덜 뜨거울지 모르지만,
그래도 크게 욕심을 부리시지 않을 거라면, 한번 수입해보시라 했지요.
그리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도와드리겠다고 했는데요,
정말 그 그릇들이 몇달만에 도착했습니다.

이 그릇들을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로젠탈이나 빌레로이앤 보흐의 흰그릇들을 디자인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그릇이 정형에서 벗어나 좀 특이한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단정함을 지니고 있는 거에요.
암튼 그릇들이 모두 도착했다고 하길래 반가운 마음에 오늘 그 회사로 달려갔어요.
전에는 몇몇개의 샘플만 보고, 나머지는 카달로그만 봤었는데요,
오늘 실제로 보니, 역시나 예쁜 거에요.
그리고,
들어온 그릇중의 극히 일부만 골라 가지고 왔습니다.
제 판단으로 요 사이즈, 요런 형태면 정말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고른 건데요,
제가 머릿 속으로 그린 것과 실제로 우리 음식을 담았을 때 잘 어울릴 지,
또 요모조모 쓸모가 많을 지 한번 써보려구요.
아직, 단 한장도 풀리지 않는 접시들인지라,
포루투갈 현지에서 사오신 분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에서 제가 제일 먼저 이 그릇을 쓰게 됐다고 하니까,
기분이 더 좋은 거 있죠?? ^^
입이 귀에 걸려있으니, kimys가 기 막혀 합니다, 그렇게 새그릇이 좋으냐, 아직도 그릇이 그렇게 좋으냐고요..
물론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이 이쁜이들, 세척기에도 못넣고, 하나하나 손설거지해서, 손이 잘 닿는 곳에 놔두고,
한번 잘 써볼까 합니다.
어떤 그릇에 뭘 담으니까 잘 어울리더라, 하는 경험담을 하나하나 메모했다가,
수입회사 사장님께 전해드리면, 잠시 후 그 회사에서 이 그릇들을 판매할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암튼, 이 열여덟장의 그릇으로 내일부터 우리 집 식탁풍경이 좀 달라질 듯 합니다,
사진 속의 저 그릇에 어떤 음식들이 담길지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