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이란게,
레시피를 보고, 엄마한테 혹은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배워서 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아주 우연하게 탄생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kimys의 생일날 했던 음식 중에 유린기가 있었는데요,
이 유린소스가 좀 남았었어요.
소스만 남아있어 버릴까 하다가 아까워서, 어디엔가 응용해보기로 했었답니다.

저녁에 뭘할까 하다가, 임연수어를 한마리 구웠습니다.
완전히 해동해서, 물기가 거의 없도록 손질해서 구워야 좋은데,
그만 늦게 해동을 시작해서, 물기를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물기가 있는 상태로 구웠습니다.
당연히 모양이 흐트러지지요.
어찌어찌 모양을 크게 상하지 않게 해서 접시에 담고,
남은 유린소스를 얹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괜찮은 거에요.
청양고추며 식초가 들어간 소스인데, 생선과 꽤 잘 어울렸습니다.
이리하여..숙제가 또 하나 생긴거죠.
생선구이 위에 얹는 새콤짭조름한 소스의 황금비율 찾아내기!

샐러드에는 역시 치커리와 토마토가 들어가야 예쁜 것 같아요.
맛은 차치하고라도, 오글오글한 치커리가 들어가면 양상추만 넣었을때 보다 훨씬 맛있어 보여요.
kimys 생일날 쓰고, 밀폐용기에 담아뒀던 채소들이 아직 그런대로 먹을 만해서,
오늘 마지막으로 탈탈 털어 샐러드를 했어요.
부자 망해도 삼년 먹을 건 있다고 했던가요?
생일잔치(저희 수준엔 잔치입니당~) 하고 났더니 음식은 남은 게 없어도 재료는 조금씩 남아서 오늘까지 버티게 해주네요.

국물은 바지락으로 조개탕을 끓였습니다.
지난번에 아버지 산소 갔다 오다가 한진항에서 샀던 바지락인데, 아직 알이 덜찼어요.
지금쯤이면 알이 찰 때 아닌가요?
몇년전 이맘때 안면도 부근의 황도에 갔을 때 먹었던 바지락은 알도 꽉꽉 차고 맛있었는데,
오늘 바지락은 알이 좀 덜 찬 것 같아요.
오늘의 바지락탕은 바지락 800g에 물 800㎖, 파 1대, 청양고추 1개,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½작은술을 넣고 끓였답니다.
조개탕의 포인트는, 다들 아시겠지만, 끓을 때 올라오는 거품을 잘 걷어내는 것입니다.
거품을 잘 걷어내야, 깔끔한 조개탕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