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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5월 보내기~

| 조회수 : 17,319 | 추천수 : 377
작성일 : 2010-05-08 16:38:07
키친토크에 불고 있는 '사랑해' 바람에...저도 동참해봅니다.
요즘 찍은 건 아니구요, 한참된 것이지만...^^




이건 2007년1월에 찍은 달걀프라이.




이건 2009년 12월에 찍은 감자.

저도 사랑해 바람에 동참할 자격있죠?


오늘은 어버이날인데...어떻게들 보내셨는지요?

어제가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생신이셨어요.
제가 스스로에게 한 약속, 친정아버지의 생신과 친정부모님 결혼기념일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성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는 참 어렵게 어렵게, 친정어머니와 오빠, 남동생, 이렇게 넷이 가게됐습니다.
가면서 따져보니, 한번 없었던 것 같아요, 어머니와 우리 삼남매만 어딜 같이 간게..
오빠 말로는 오빠 중학교 1학년때, 제가 국민학교 6학년때,
아버지를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가 대천에 피서갔을 때 이후 처음이라네요.
그후 여행은 오빠가 빠지거나 동생이 빠졌다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맞는 것 같아요. 우리 삼남매만 부모님을 모시고 어딜 다녀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삼남매 중 하나가 빠지거나, 아니면 배우자 혹은 자녀들이 동석하거나.
물론 어제도 아버지가 빠지시긴 했지만요.

아버지께 가서,
술 과일 포 과자, 그리고 생일케이크 호두과자 콜라 커피 담배 등등을 차려놓고,
하얀 카네이션도 올려놓고,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가시고 싶어하시던 마곡사를 들려왔어요.
저는 고찰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마곡사는 20여년만에 다시 간 건데..오랜만에 다시 봐도 역시 좋네요.
대웅보전도 좋지만, 대광보전의 빛바랜 단청이 더 좋았습니다.
마곡사 입구의 유채밭도 좋고.
요즘 정신머리를 얻다두고 사는지 카메라는 들고다니질 않아서,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이 한!

마곡사를 들러서,
늦은 점심을 송악IC 부근 한진항에서 생선회와 피조개회를 먹고 왔습니다.
바지락도 사고 어쩌고 하면서 한진항에서 오후 5시20분쯤 출발했는데, 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가 어찌나 막히든지,
우리 동네에 들어오니 밤 10시,
밤 10시가 넘어서 새벽까지 영업하는 고깃집에서 어머니와 우리 삼남매 회냉면 한그릇씩 먹고 헤어졌어요.
아침 7시30분에 만나서, 밤 11시 넘어서 헤어졌는데, 우리 평생 처음있는 일이었어요. 이런 나들이가.

귀가해보니,
경희농원에서 삶은 고사리를 잔뜩 보내줬어요.
해마다 보내주면 식품건조기로 잘 말려서 일년내내 먹는데,
올해는 아뭇소리 없길래, 고사리가 흉년인가보다, 그래서 안보내나 보다 했더니, 어제 온 거에요.
얼마나 반가운지.
하루종일 나갔다와서 피곤했지만, 고사리를 보니 너무 뿌듯해서 식품건조기 두대를 꺼내서 펴 말렸습니다.
또 답장 메일 보내야할 일, 원고 써야할 일은 왜 그리 많은지. 하루를 비웠다고, 일이 너무 밀려있었어요.

새벽 2시나 되어서 잠이 든 것 같은데,
평소처럼 아침 7시에 눈을 떴어요.




오늘은 어버이날, 시어머니 모시고 외식하려고 마음먹은 날이거든요.
아침에 성당 가신 어머니, 성당으로 모시러 갔습니다.

"어머니, 가까운데서 드실래요, 어디 먼데로 가실래요?"

제가 애초 생각해둔 곳은 포천의 허브아일랜드였는데, kimys가 반대하는거에요.
너무 멀고, 오가는 길 밀려서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어머니도 멀리 나가고 싶으시지 않을거라고.

그런데 말이죠, 아들은 이렇게 어머니 마음을 모릅니다.
어머니께서는 망설이지 않으시고, "먼데 가고 싶다, 바람 쏘이고 싶다"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강화의 더리미마을 장어촌에 모시고 가서 장어구이 대접했습니다.
오면서 용진진도 들르고, 화도돈대도 들리고.
늘 역사와 역사유물에 관심 많으신 우리 어머니 좋아하시기는 하는데요,
힘이 드시는지, 덕진진이랑 초지진에 들러오자고 하니까, 그냥 집으로 가자 하시네요.

돌아오는 길, 내부순환도로에서 좀 정체가 심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귀가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언제나 5월의 행사들이 거의 끝났습니다.
어린이날, kimys 생일, 친정아버지 생신, 어버이날이 몰려있어서,
제 5월은 그 누구의 5월보다 분주하지만요, 그래도 이게 다 사는 재미겠거니, 생각합니다.
그런데...이제 어제 오늘의 피로가 몰려드네요, 잠시 눈이라도 부쳐야 저녁을 준비할 듯.
전, 잠시 쉬러갑니다. 어버이날의 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화이트초콜렛모카
    '10.5.8 4:56 PM

    부모님 모두 돌아가신 슬픔을 가진 우리 남편.. 오늘도 출근했는데 그 어깨가 오늘 더 짠하네요.
    어찌 위로해줄지.. 그냥 모른척 넘어가는 게 더 나을지.. 안절부절 했는데...
    하얀.. 카네이션과 어머님 좋아하신던 분홍색 카네이션 사서.. 힘내라고 카드라도 한장 써야겠어요..

  • 2. emile
    '10.5.8 4:57 PM

    멀리 계시다는 핑계로 찾아뵙지도 못하는데 ...;;;

  • 3. 상큼마미
    '10.5.8 5:11 PM

    잘 다녀오셨네요^^
    사랑시리즈 사진도 예쁘고~~~~~~~
    82쿡 사랑해~~~~~~~

  • 4. 팜므 파탄
    '10.5.8 6:49 PM

    탱크탑 입은 감자^^

  • 5. 무브무브
    '10.5.8 7:28 PM

    하트.. 넘 이뻐요~~~^^

  • 6. 진선미애
    '10.5.8 11:53 PM

    전요 이래서 82가 넘 좋아요 ㅎㅎ
    저도 급조라도 해서 사랑시리즈에 동참할까 하다가
    일부러 만들어서 하기엔 양심에 찔려서 걍 보기만..................

  • 7. Merlot
    '10.5.9 12:55 AM

    가슴에 따스한바람이 불어온거같은 훈기가
    느껴집니다
    사랑...

  • 8. 비올라
    '10.5.9 3:07 PM

    마음 따듯해지는 하트 넘 귀엽고 예뻐요
    친정아버지 묘소에 형제들과 어머님 모시고 다녀오신 선생님 참 존경스러워요.
    전 시아버님 산소는 일년에 너댓번 다녀오면서 친정부모님 산소엔 매년 가보지도 못하네요.
    오월이 가기전에 언니들이랑 시간내서 꼭 다녀와야겠어요.

  • 9. 예쁜솔
    '10.5.9 6:17 PM

    계란 감자마져도
    사랑 가득하신 선생님을 알아보나 봅니다.
    저는 저런 감자...보기도 처음;;;

  • 10. 제민
    '10.5.10 1:54 PM

    저희 외가가 마곡사 바로 근처라서, 마곡사라는 말에 로그인해서 댓글 달아봅니다..
    고등학교 유학때부터 이곳 들락날락 거리더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가 번돈으로 부모님과 어버이날을 보냈습니다.
    아마 82cook이 없었더라면, 전 다른 유학생활을 했을겁니다. 82cook 감사합니다. :D

  • 11. 초록멜론
    '10.5.10 7:58 PM

    등수 놀이없는 희망수첩넘 개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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