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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지난 일주일, 그리고 오늘 밥상

| 조회수 : 15,381 | 추천수 : 260
작성일 : 2010-05-10 23:29:16


정말...지난 일주일은 너무 바쁘고 힘들었어요. ㅠㅠ
지난 5일 kimys의 생일상, 혼자 차렸냐?, 정말 혼자 했냐? 많이 궁금해들 하시는데요,
네, 정말 제가 혼자 만들었어요. 음식을 담고, 설거지는 동서가 도와주긴 했지만요.
그걸, 혼자 차렸으니, 제가 얼마나 바빴겠어요?? 2박3일동안 바빴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장 봤습니다, 그것도 세군데서.
코스트코 → 하나로클럽 → 이마트, 이렇게 세군데에서 봤구요,
부페용기에 쓸 고체연료 사러 돌아다니다못해서 결국 웹서핑 끝에 인터넷몰에서 주문,
하루 왼종일 쇼핑만 했지요.


화요일날은 밑준비를 했습니다.
갈비 핏물 빼서 재우고, 녹두전 부치고, 국도 미리 끓여뒀습니다, 푹 고야하니까...,
유린기용 닭 같이 미리 손질해서 밑간해둬야하는 것도 준비해뒀습니다.
이날은 좀 널널했어요.
왜냐하면 음식들이 거의 즉시 해내야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미리 해둘 수 있는 게 많지 않았거든요.


초대 당일인 수요일은 아침부터 많이 바빴죠.
약속시간은 오후 5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저는 점심 초대보다 저녁 초대가 좋아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쓸 채소들을 모두 씻고, 썰고 해서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파 마늘도 다져두었지요.
그 다음은 소스들을 전부 만들어서 이름표를 붙여, 냉장고에, 혹은 김치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식구들 이른 점심 주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요리에 들어갔는데요, 튀기는 음식들은 전기튀김기에 튀겼어요.
그러는 한편으로 가스불에서 갈비찜도 완성하고, 국도 완성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했지요.
하는 짬짬이 설거지를 잊으면 큰일납니다. 설거지해놓지않으면 부엌이 꼬여버리거든요.
설거지해서 마른 행주질 해서 치울 건 치우고.
이렇게 하고나니, 오후 2시반쯤, 잠시 쉬었다가 상을 차렸습니다.

도와주겠다고 3시반쯤 온 네째 동서가 많이 도와줬습니다.
녹두전도 프라이팬에 데워주고, 썰어둔 토마토와 치즈를 예쁘게 놓아 카프레제도 완성해주고,
튀긴지 얼마나 되지 않아 아직 따끈한 단호박 크로켓도 정성껏 담아주고.
둘이 상을 차리니까 4시반쯤 됐어요.
4시쯤부터 식구들이 오기 시작해서, 다섯시 채 못되서부터 식사를 시작했어요.

어, 어쩌다보니 다시 생일상 얘기였네요.


6일날은 kimys가 장모님 어버이날 점심 미리 사드리고 싶다고 해서,
친정어머니랑 kimys랑, 저랑 점심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잠시 쇼핑도 했지요.


7일날엔 친정어머니, 친정오빠, 친정동생, 그리고 저, 이렇게 넷이서, 대전 국립현충원 아버지께 다녀왔습니다.
울 아버지 생신이십니다. 살아계시면 88번째.
몇년만 더 사셨더라면 더 좋은 음식도 더 많이 드시고, 더 좋은 구경도 더 많이 하셨을텐데.
내려가는 길, 대전에서 마곡사로 한진항으로 다닐때에는 오빠가 운전해줬는데,
한진항에서 집으로 오는 길은 제가 운전했는데요, 길이 너무  밀려서, 힘들어서 아주 혼났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버이날인 8일에는 시어머니 모시고,
강화도에 장어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원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울 어머니, 용진진 화도돈대 등등 강화도의 유적도 보시고 오셨어요.


9일인 일요일에는 쉬어야 하는건데...
제가 한달에 한번씩 여성지 일해주는 것이 있는데요, 담당기자의 연락이 없길래 이달에는 안해도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기자가 뒤늦게 연락하는 바람에, 마감시간내에 일요일밖에는 시간이 나질 않아서,
아침에는 장봐서 촬영준비하고, 오후 3시부터는 2시간동안 촬영했습니다.
저녁에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한 딸아이가 아빠 생일 선물, 엄마 어버이날 선물 사준다고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 왔어요.
애들이 선물사준달때는 얼른 나가야합니다, " 괜찮아 " " 다음에.. " 이러면 애들은 정말 그래도 되는 줄 압니다.
우리 엄마 아빠는 담에 선물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그래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나가서 같이 저녁 먹고 선물도 받아왔습니다.
저는 어버이날 선물로 비싼 구두와, kimys는 생일과 어버이날선물로 구두와 남성용 자외선차단제를 선물로 받았지요.
kimys, 생일과 어버이날이 붙어있어서 선물에 약간 손해보기 쉬운데,
그래도 우리딸은 생일과 어버이날선물을 따로 챙겨준답니다.
저는 친정아버지 살아계실 때 생신과 어버이날이 하루 차이라서, 하나로 때웠거든요, 울 딸이 저보다 나아요.


이러고 났더니,
정말 오늘은 너무너무 힘이 드네요.
몸이 너무 무거워서, 목욕탕에 가서 목욕하고, 목욕한 김에 절에 다녀왔습니다.
초파일이 다가오니, 일년연등을 달아야죠.

그랬더니, 저녁에는 정말 힘든거에요.
어제 촬영에 쓰고 남은 쌈채소며 쌈장 주섬주섬 꺼내고, 돼지고기와 더덕 고추장 양념해서 굽고,
두릅 몇개 데쳐서 간신히 밥상 차렸습니다.
내일은 정말 푹 쉴거에요.
그러지 않으면 쓰러질 것 같아요,
그런데 약간 속이 상한 건,
(희망수첩 독자 중에 물론 저보다 연세 높으신분들도 계시는 데 이렇게 쓰면 욕하시겠지만요,)
나이 탓인지 예전보다 피곤이 더 빨리 오고, 더 많이 온다는 거에요.
4~5년전만해도, 이 정도의 스케줄은 하루만 잘 자고나면 O.K.인데요, 요즘은 안그러는 거에요.

친정어머니는 "얘, 너도 쉰이 훨씬 넘었다, 니 몸 니가 아껴라 "하시는데,
별로 마음에 담아두질 않았는데요, 정말...이젠 일주일 내내 힘들게(라고 쓰고 빡세게라고 읽는다) 일정을 소화하면 안될 것 같아요. ㅠㅠ 그게 속상해요. 나이 먹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진다는 거...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10.5.10 11:35 PM

    오호~~ 1등 횡재!!^^

  • 2. 노란우산
    '10.5.10 11:35 PM

    피곤하시다면서 차리신 음식상이 우리집 제가 맘먹고 밥차릴 떼 상이랑 같네요
    정말 선생님은 에너자이저에요
    낼은 푹 쉬세요

  • 3. 그린
    '10.5.10 11:37 PM

    급한 마음에 1등 찍고....ㅎㅎ

    선생님, 정말 몸이 못 따라가는 거 맞아요.
    저도 조금 전에 한강 걷기 3시간 하고 왔는데
    고관절, 무릎, 발목까지 다 욱씬거리네요...ㅜㅜ
    2~3년 전만해도 하루 30km 도 걷곤했는데
    이젠 옛날 생각하면 안 되겠어요.

    부디 며칠 푹 쉬시면서 컨디션조절 잘 하세요~~^^

  • 4. 귀여운엘비스
    '10.5.10 11:41 PM

    선생님
    스케쥴 말로만들어도 숨이 차올라요@_____@

    선생님 일주일간스케쥴은 살인스케쥴이였네요!!!!!!!!
    내일 정말 푸욱 쉬세요!

  • 5. 푸른두이파리
    '10.5.11 1:15 AM

    저도 2주 전 대전현충원 다녀왔었답니다..
    정말 나이탓만이 아니라 그리 바쁘시니 피곤하신게 당연하죠
    건강 단디 챙기세요...ㅎ

  • 6. zina
    '10.5.11 9:40 AM

    아이고~ 선생님
    그정도의 스케줄이면 이제 20대 끝자락에 서있는 저도 쓰러지겠어요

    열정적으로 열심히 사시는거 같아 좋아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몸 아끼시면서 여유있게하세요~ ^^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건강!!! 이게 최고자나요~ ^^

  • 7. teresah
    '10.5.11 9:45 AM

    오랜만에 댓글 달아요~
    저번주에 정말 초인적인 스케쥴이셨네요.
    전 30대지만 워낙 일 못하는꽈라서 이틀만 무리해도 담날 아무것도 못하겠든데....
    진짜 대단하시네요. 이번주는 부디 좀 쉬실 수 있음 좋겠어요~

  • 8. 해바라기 아내
    '10.5.11 10:06 AM

    저도 몇년전 남편 직장 사람들 20명 넘는 사람들 집들이 했을때 이거 정말 혼자했냐?는
    질문 많이 받았어요.
    "혜경샘" 상차림의 반의반의반도 안되는데요.
    의혹의 눈길을 떨쳐버리기 힘드실걸요^^

  • 9. 고독은 나의 힘
    '10.5.11 10:17 AM

    와우.. 선생님 대단하십니다.. 이번주는 좀 느긋하게 쉬셔요..

    그렇게 힘들어도 상차림과 맛있게 나누어 먹는 즐거움을 알기에 절대 포기 못하는 고단함이죠...

    뿌듯하고 충만한 고단함 이랄까.


    그런데 저는 요리하는건 괜찮은데..

    하루종일 손이 물에 들어가 있어야 하잔아요..

    그건 정말 싫은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 10. 진선미애
    '10.5.11 10:40 AM

    그래도 샘은 가족들이랑 친척분들이 다~~인정하고 알아주시잖아요^^

    전 뭐 별로 솜씨도 없긴하지만 애써 다 하고 나면
    남편이 '니가 좋아서 하는일이잖아' 이러면서 진을 빼버려요
    뭐 대충하지 별스럽게 굴어서 자업자득이라는거죠

    전 샘이 다 하신거라는걸 0%도 의심없이 봤었는데 .......ㅎㅎ

  • 11. 박하사탕
    '10.5.11 11:04 AM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몸살나지않게 푹~ 쉬시고 거뜬히 일어나세요..^^

  • 12. 거북
    '10.5.11 11:21 AM

    저도 주말에 부모님 초대해서 집에서 차렸는데.. 이런 상차림하고는 비교할수도 없네요. ㅎㅎ
    지난 글에서 남편분이 일인당 만오천원짜리 밥을 어떻게 먹냐 하셨는데..
    집에서 먹으면 좋은 재료로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 같아도 한가지 빼놓으신게 있어요.

    인건비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잖아요.
    게다가 혜경샘처럼 고급인력을... ㅎㅎ

    저도 재료준비하고 만들고, 치우고.. 잘 이뤄져야 하는데 항상 부엌이 난장판이 되네요.
    남편에게는 "부엌이 너무 좁아서..."라는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 13. 유월장미
    '10.5.11 12:35 PM

    저도 한 보름 후에 남편 직장 팀원 초대가 있는데 벌써 부터 걱정이 태산입니다.

    집안 청소-특히 화장실-와, 지저분했던 살림들 치우고... 욕실앞 발 매트도 새로 사놓고,
    묵은때 낀 국자며 주걱 들킬까봐 새로 사놓고(아직 개봉 안했죠.. 그날 꺼내려고)...

    그래도 샘께서 마침 손님상을 차려 올려주셔서 많은 도움 되고있어요.
    (매일 들어와 보고 또 봅니다^^)
    저도 선생님의 동선대로 움직여볼게요.

    감사합니다.

  • 14. 프라하
    '10.5.11 1:27 PM

    5월은 살인적 스케줄의 달 인가봐요...
    결혼식,,모임들도 어찌나 많은지...ㅎㅎ
    물론 돈봉투랑 같이요,,ㅋㅋ
    몸 바빠,,,돈 나가,,,ㅎㅎㅎ
    빨랑 6월이 왔으면 하네요~^^

  • 15. 맑은샘
    '10.5.11 10:05 PM

    속상하시긴요.. 이런 스케줄을 모두 소화해내시면서.. 아직 선생님 연배도 아니면서 읽기만 해도숨이 찬 이 모든걸 일주일 새 해내시다니.. 푹 쉬세요.

  • 16. 햇살
    '10.5.12 9:14 AM

    와. 선생님..생일상 차리신 진행과정 정말 궁금했었는데 ㅎㅎ
    자세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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