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그랬는지...
촬영을 모두 마치고 살펴보니, 김치냉장고의 한쪽이 냉동으로 되어있는거에요.
김장때까지 먹을 김치 2통과 몇년전 담가놓은 김장김치 한통이 있는데..
김치냉장고가 냉동으로 되어있는 걸 발견한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거 있죠?
부랴부랴 김치통을 열어보니, 김치는 꽁꽁 얼어있고...
냉동을 배추김치 보관에 돌려놓고는, 걱정이 되어서 며칠동안 열어보지도 못했어요.
냉동했던 김치, 해동하면 삶아놓은 것처럼 풀기가 없잖아요, 아삭아삭한 맛도 없고...
오늘, 먹던 김치가 떨어져서 새통을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열었어요.
다행스럽게도 맛이 그런대로 괜찮아서, 한 시름 덜었습니다.
해마다, 우리집 김치 맛있다고들 하는데, 지난 김장은 특히 더 맛있어서, 인기가 좋았는데,
못먹게되는 줄 알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몰라요.

닭 안심은 내일 먹기로 하고,
다리 두쪽에 날개 몇개 있던 것 허브솔트 뿌려서, 버터에 지졌어요.
간단하지만 나름 맛있어서, 닭고기 좋아하지 않는 kimys도 잘 먹는 메뉴.

찾아보니 어디선가 닭가슴살 삶아서 쪽쪽 찢은 후 밑간한 것이 나오는 거에요.
노랑 파프리카 반개, 주황 파프리카 ⅓개 굴러다니던 것들 채썰고, 오이도 채썰어 무쳤어요.
소스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마요네즈, 머스터드, 물엿, 다진 마늘을 넣어 대충 만들었는데,
괜찮네요, 마늘 탓인 것 같아요.

냉동실의 병어도 한 마리 꺼내서 조렸어요.
낙지볶음 하고 남은 양념장이 냉장고 안에 있길래,
그 양념장에 얹고, 맹물 좀 붓고, 파와 마늘만 넣어서 조렸어요.
kimys, 국물이 맛있다고 하고, 어머니는 어찌나 잘 드시는지...
어머니께서 식사를 마치시니까, kimys가 제게 농담을 건네네요.
"저 그릇 어디꺼야? 바닥이 뚫어졌을 것 같은데..큭큭..."
"하나 더 사줘요, 바닥 뚫어졌으면..."
이렇게 해서 또 오늘 끼니도 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