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고추장 도우미 하기

| 조회수 : 11,488 | 추천수 : 171
작성일 : 2009-03-04 20:48:47


실은 오늘과 내일, kimys랑 지방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리해야할 일들을 앞에서 땡겨하고, 뒤로 미뤄놓고, 스케줄을 잡았었는데,
그쪽 사정으로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8일 일요일날 출발해서 화요일날 돌아오는 걸로 스케줄을 조정했는데,
모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갈 수 있을 지...ㅠㅠ....

암튼, 그래서 오늘, 서울에 없어야할 제가 서울에 있게되어서,
친정어머니의 고추장 도우미를 자청했습니다.
떡메주는 지난번에 신세계 백화점에서 샀다지만,
고춧가루도 빻아와야하고, 찹쌀도 빻아와야하고..
무엇보다도 간장 담그는 건 몇번 보조역할을 해봐서, 대충 아는데,
친정어머니가 고추장 담그시는 건 본 기억이 영 나질 않는 거에요.

그래서 아침에 서둘러서, 친정으로 가,
고춧가루와 찹쌀가루 빻아오고, 3시간 이상을 찹쌀가루를 푼 엿기름물을 젓다 왔는데,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와서 영 찜찜합니다.
"1박2일 일이야, 어서 집에 가라, 이제, 나 혼자 할 수 있어"
집 저녁 준비하라고 등떠미는 엄마를 두고 왔는데...마음이 영 그렇습니다.

연세 많으신 친정어머니 수고하시는 것도 마음 아프고,
또 이번에 제대로 배워서, 이담에는 제가 담가서 우리 딸 퍼주고 싶었는데, 그게 여의치 않네요.


허겁지겁 들어와서,
있는 반찬에 갈치 세토막 구워서, 밥상을 차렸습니다.
갈치 사진은.....오늘 저녁의 갈치가 아니라, 몇달전 찍어놓은 갈치사진입니다.
오늘 것이나 뭐 비슷하니까...

그나저나,
이 늦은 시간에도 우리 친정어머니, 고추장과 씨름하고 계실텐데...
이렇게 그냥 있어도 되는 지...
궁금해서 전화라도 한통 하고싶은데, 송구스러워서 그러지도 못하고....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초콜릿
    '09.3.4 8:50 PM

    장담그는 이야기들을 볼 때 마다 훈훈하고...또 가슴 아프고 해요.
    외할머니 돌아가신 후론 저하곤 너무나 먼 이야기라서요...

    82쿡이 있어 이런 이야기들 보고 눈으로나마 감상하고 갑니다. ^^

  • 2. 큰바다
    '09.3.4 9:11 PM

    앗싸!2등!
    저도 묵은 고춧가루 있어서 담가보고 싶은데
    그 외의 것들이 엄두가 안나서 몇 년째 맘만 다지고 있지요.
    장 담그는 것은 정말 나중엔 책에서나 보지 않을런지...
    아주 제대로 된 장담그는 것, 어른들께 자발적으로 배워놔야 될 것 같아요

  • 3. crisp
    '09.3.4 9:12 PM

    제가 잘 못해서 그런지..
    요샌 통통한 갈치를 잘 못찾겠어요.
    노력에 비해 입으로 들어오는 살이 얼마안돼서 갈치를 잘 안고르게 됐었는데..
    먹음직스러워요~

  • 4. 달콤한 향기~~
    '09.3.4 9:38 PM

    저녁거리를 사러 나갔다가 갈치를 사와서 오늘 졸여서 먹었네요^^
    애들은 구운것을 좋아하는데 전 제가 조림을 좋아해서 제가 좋아하는걸로 했어요
    사진에 있는 갈치구이 너무 맛나오이네요

  • 5. 산이야기
    '09.3.4 9:47 PM

    아무래도 손맛은연륜아니겠어요~
    어머님 손맛고추장..생각만하여도 입에 침이고임니다.

  • 6. 벌개미취
    '09.3.4 10:59 PM

    칠순 되신 시어머니 고추장 넙죽넙죽 받아 먹기만 했는데..
    이번에 아버님이 도와주셔서 한결 편했다는 말씀에 맘이 싸~~
    내년엔 꼭 옆에서 보조해야지!! 다짐 합니다.

  • 7. 한계령 아래 댁
    '09.3.5 8:22 AM

    저도 올해 처음으로 고추장, 막장, 간장을 담갔답니다. 그것도 담으려고 해서 담은 게 아니라 손수 살림하시는 시아주버니께서 메주 가루를 갔다 주셔서 그것 처치?!하느라 이웃에서 현미 찹쌀 사고 고추 더 사서 손질하고 조롱고개 할매한테 간장 담을 메주 사고 항아리 사고...

    이번에 담근 장항아리 셋이 오롯이 있는 장독대를 보면 엄청 흐뭇하네요.

    결혼하고 서울 아파트로 고추장을 항아리째 가져다 주셨던 시어머니, 그런데 왜?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장이 건사가 안 될까요?

    가시가 생겨 퍼내 버리다가 삼분의 이는 버리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는 걸로 끝을 맺었는 데...어머님 아프시고 ...!!! 그때 어머님의 정성을, 손맛을 이번 장 담그며 계속 생각 했더랬습니다.

  • 8. 산이랑
    '09.3.5 9:00 AM

    저도 낼모레면 오십이 다되가는데 아직 친정어머니
    고추장 갔다 먹습니다. 늘 엄마한테 죄송하죠뭐.
    근데요 갈치요리하실때 하얀비늘 벗기고 요리하지 않으시나요.
    전 칼끝으로 완전히 벗긴다음 굽거나 조리거든요.

  • 9. 레드문
    '09.3.5 9:20 AM

    고추장,된장,간장..
    뭐든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하는거죠..
    장 떨어지면 친정집 장독대 항아리속에서 푹푹 퍼 담아올줄말 알았지..
    한번도 함께 담가보질 못했네요...

    어른들 정성들여 장담그시는데
    받아먹기만하는 제가 참 부끄러워지네요.

    전 희망수첩 읽을때만 효녀되는것 같아요..
    선생님 따라하고 싶어진다니까요....

  • 10. evehee
    '09.3.5 11:10 AM

    시어머니에게서 늘 갖다 먹다가 지난주에 친정엄마에게 부탁
    했더니 얼른 보내 주셨네요...죄송하기도 하구.....
    이젠 저도 제가 담가 먹어야 하는데...마음만.....한가득이네요...

  • 11. 이수미
    '09.3.5 1:44 PM

    저는 이날 이때까지(32년) 김장,고추장,된장,간장은 기본이고 간간히 시레기나물등 나물반찬에 갈비나 고기재우는것등 많은것을 친정엄마에게 의지하고 살아왔어요
    친정엄마 연세가 76세인데 이제는 김장, 된장등 힘들다고 해서요
    절임배추시키고, 된장은 제가 근무하는데 농업기술쎈터에서 된장만드는데 신청해서 했답니다.
    저두 제가 배워야 시집간 딸내미에게도 퍼주고 할텐데 걱정이랍니다.
    샘님께서 먼저 배우시고 나중에 참여하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시면 좋을듯 하네요
    그러려면 시골집이라야 하는데
    농촌지도소에서 하는 된장,고추장 프로그램 좋아요 된장은 6만원을 내고 3번정도 참여하면
    콩 1말정도 분량의 된장을 가져갈수 있고 시골에서 항아리에 담고 8명정도가 한팀으로 해서
    한꺼번에 담그니 숙성도 잘되고 아주 좋아요
    지금은 찹쌀고추장 담그기가 있다고 하는데 1kg에 9000원이라는데 좋은것 같아서 저두 신청했답니다.

  • 12. 세민맘
    '09.3.5 3:28 PM

    이수미님께 질문드려요
    농촌지도소에서 하는 된장.고추장 프로그램은 어떻게 신청 하는건지 궁금해요.
    알고싶어요.

  • 13. ebony
    '09.3.5 8:48 PM

    우리 엄마도 간장, 된장, 고추장을 집에서 담그세요. 특히 고추장은 그때 그때마다 호박이니 매실이니 감이니 넣으셔서 달큰한 감미가 혀끝에 은근하게 감기도록 담그시죠.
    외가 장맛이 동리에 소문난 장맛이었는데요, 엄마가 그 손맛을 이어받으셨어요. 외할머니께서는 제가 고등학생 때 이른 연세에 돌아가셨는데, 요즘도 엄마 손끝에서 외할머니를 느낄 때가 많아요.
    선생님 글을 보니, 저도 엄마께 장 담그는 법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어깨 너머라도 배워둘까, 하는 마음이 드네요. 엄마 손끝에 남은 외할머니의 기운이 저한테 와서 완전히 사라진다면 서글픈 일이기도 할 테고요.^-^;;

  • 14. 써니~쿡
    '09.3.5 9:45 PM

    친정엄마..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주말에 친정가서 엄마가 담그신 고추장,된장 가져왔는데..
    또 보고싶네요.

  • 15. 한빛
    '09.3.6 10:49 PM

    저도 간장, 고추장, 된장을 담을려고 오늘 배워써요.
    장을 많있게 담아서 친정엄마좀 드려야겠어요......

  • 16. 깜장이 집사
    '09.3.7 10:03 AM

    아주 어릴 때 초등학생인가.. 그때 집에서 엄마가 고추장 만들어 드신다고 해서
    옆에서 커다란 주걱으로 종일 저었던 기억이 나네요..
    여든 다 된 외할머니가 고추장이랑 된장 만들어 주시는데..
    생각나네요..


    아.. 글고 세민맘님..
    세곡동쪽에 농촌지도소가 있는데 그곳에서 된장, 고추장 만들기 한다고 하더라구요.
    길가다가 봤어요. 전화한번해보세요.
    (서울분 아니면.. 대략 난감.. ㅡㅡ^)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072 냉장고 털어내기- 마지막 [유린기] 13 2009/04/06 10,590
2071 냉장고 털어내기- 5 [닭고기 반찬] 6 2009/04/05 10,769
2070 냉장고 털어내기- 4 [돼지갈비찜] 8 2009/04/04 10,833
2069 냉장고 털어내기- 3 [바지락전] 11 2009/04/03 9,735
2068 조리보다 재료! [바지락탕] 13 2009/04/02 10,517
2067 별궁의 노래 105 2009/03/31 14,562
2066 잘가라, 그동안 수고했다! 13 2009/03/30 13,940
2065 냉장고 털어내기- 2 [반달 피자] 6 2009/03/29 11,645
2064 냉장고 털어내기- 1 11 2009/03/28 10,749
2063 건망증, 그리고 [곤약 조림] 16 2009/03/23 11,114
2062 눈에 띄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9 2009/03/22 12,996
2061 남은 음식들로 차리는 저녁밥상 17 2009/03/21 12,711
2060 저녁 반찬 [냉이 고추장 무침] 15 2009/03/16 13,534
2059 오늘 저녁 밥상 12 2009/03/15 14,424
2058 또다시 거실에 차려진.... 23 2009/03/11 21,363
2057 잠시...집, 비웁니다...[섭산적] 21 2009/03/07 14,530
2056 그릇...이겠죠?! 23 2009/03/05 17,212
2055 고추장 도우미 하기 16 2009/03/04 11,488
2054 스산한 날에는 고추장찌개를~ 19 2009/03/03 14,769
2053 새로운 출발, 축하합니다... 15 2009/03/02 10,962
2052 주말에 먹은 것들 [새발나물] 19 2009/03/01 11,077
2051 오늘은 휴무 [냉이순두부찌개] 16 2009/02/28 10,390
2050 보기만 해도 든든한 것들! 21 2009/02/26 16,135
2049 점심은 잘, 저녁은 소박하게~~ 15 2009/02/25 13,977
2048 헐레벌떡 차린 저녁- 맛있는 것 다수!! 18 2009/02/24 17,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