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후배의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 후배, 임신했을 때, 제가 신문사를 그만 두었을 때라서, 자주 못 만났어요.
그때 후배가 자신의 임신한 모습을 이메일로 보내주었고, 그 사진을 아직도 제가 간직하고 있는데,
그 뱃속에 있던 아이가 자라서 오늘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마치 제 손녀딸이 입학이라도 한듯, 대견하기도 하고, 참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기분입니다.
제가 학부형이 된 건, 1988년,
그날 딸아이는 앞머리는 뱅으로 자르고, 머리 파마하고(애기때부터 파마머리를 좋아했어요..)
체크무늬 점퍼스커트에 검은색 재킷을 앙상블로 입고,
춥다고, 엄마가 껴입힌 하늘색 바바리코트까지 걸치고, 입학식에 갔었습니다.
다른 애들보다 머리 하나는 커서, 다른 엄마들의 주목을 받았다는..., 그게 벌써 21년전입니다.
그날 조금은 얼떨떨해 하던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히 기억나고,
심지어 입학식이 끝난 후 어느 식당에서 뭘 먹었는지 바로 어제 일같이 새로운데 말이죠.
그날 입학식에서, 부족하기만 한 엄마 밑에서,
무럭무럭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준 딸아이가 너무 고마워서, 눈물을 흘린 거, 아마 아이는 모를 겁니다.
아이도, 그날, 초등학교 입학식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었을테지만,
저도 그날, 학부형으로 새로운 걸음을 내딛었던 것 같아요.
OO야, 학부형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를 교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더욱 더 절감하게 될테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잘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 학생이 된 OO양!, 축하해.
그리고 오늘 제 조카도 여고생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3년, 지옥같은 시간이 계속될테지만, 잘 견뎌주길..
OO!, 네 뒤에는 고모가 있다!! 우리 힘내보자!!
아울러,
오늘 학부형이 되신 여러분들, 입학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