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일 참 많이 했어요.
시장 보는 것 외에도, 마늘도 갈아두고, 도라지 껍질 벗겨서 손질해두고,
고사리도 삶아두고, 나박김치도 담갔어요.
밥 먹고 기운이 남아돌면...토란도 깔 거에요.
피토란 깔려면 손이 너무 간지러워서 꼭 껍질 벗긴 걸 사는데..값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피토란 샀습니다.
물가가 너무 올라서, 껍질 안깐 채로 파는 도라지, 껍질 안깐 채로 파는 토란..뭐 이런 곳밖에 줄일 데가 없네요.
나박김치도 파는 건, 정말 비싸도 또 담갔습니다.
사실, 이번에는 조금 사볼까 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다른 김치는 몰라도, 돌산갓김치와 나박김치 만큼은 정말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몇년째 나박김치를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원인 분석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 이유를...
너무 싱거웠다, 너무 안 달다, 무 배추를 안 절였다, 미나리를 안넣었다 등등...
그래서 그동안 별 비방을 다 써 봤어요.
그린 스위트도 넣어보고, 사이다도 넣어보고, 양파랑 배즙도 넣어보고, 매실액도 넣어보고,
풀도 찹쌀풀 쒔다, 그냥 밀가루풀도 쒔다...
과일도 배만 넣었다가 사과도 함께 넣었다가...
예전에...아무 비책도 없이, 대충 담았던 나박김치는 그렇게 맛있다고 인기가 좋았는데...
이런저런 비책을 쓰는 요즘은 왜 그리 맛이 안나는 건지...
정말...업소의 물김치처럼...화학조미료를 넣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긴 싫은데.
오늘은 거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심혈을 기울였어요.
이번 것도 맛이 없으면 포기하려구요.
벌써 몇년째 별 짓을 다하는 건데...ㅠㅠ...
오늘 쓴 비책은..
찹쌀풀 쑤어서 생수 섞고, 사이다도 조금 섞었다는 거.
여기에다가 무즙도 섞었어요, 무 썰면서 모서리를 잘라낸 다음 그걸 갈아서 꼭 짜서 넣었어요.
간도 간간하게 소금간했어요. 제가 나박김치는 다소 싱겁게 담그는 경향이 있거든요.
다시백 안에 마늘 생강 파 넉넉히 썰어 넣었고,
미나리와 배도 넣었어요.
혹시나 고춧가루를 걸러내서 맛이 없나 싶어서 고춧가루도 거르지 않았어요.
일단 조금 먹어보니 괜찮기는 한데..또 모르죠,
전에도 갓 담았을 때는 맛이 괜찮은 듯 했는데, 익어가면서 어찌나 맛이 없어지던지...
암튼...이번에도 제 맘에 안들면...포기하려구요, 그저 담갔다는 데에만 의의를 둘 생각이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