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얘기해서, 요즘 사는 게... 참 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뭐 하나 시원한 구석이 없고, 암담하기만 한...
그래서,
자주, 이런 마음 상태로 '희망'수첩에 글을 올려도 되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런데...모처럼...
제게도 기쁜 소식이, 아주 기쁜 소식이 있네요.
미주알 고주알 자랑하고 싶은데, 소식을 전해준 당사자가 단호하게, 희망수첩에 쓰면 안된다고 합니다.
"싫어" "안돼", 이것이 그녀의 반응입니다.
(자식도 품 안의 자식이지, 머리 크면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결국...3줄 검열삭제...ㅠㅠ..
그리고,
빠르면 오늘 밤, 늦어도 내일 새벽에 우리 부부, 정처없이 뒤늦은 여름휴가 떠납니다.
사실, 갈 형편은 안됩니다.
두 사람 다 원고에 매어있고, 또 약속들이 밀려있어서,
그런데...그냥 가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와 시누이가 여름휴가 가라고 배려해주신 건데, 안가면..그것도 또 죄송한 일이잖아요.
게다가 모처럼 전해진 기쁜 소식을 안고, 가볍게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가긴 가기로 했는데,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많이 놀러 다녀본 사람이 여행갈 곳도 잘 정하는 것 같아요.
우리 부부는 너무 여행을 안 다녀봐서, 어디를 가야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일단 떠나보려구요. 행선지도 안 정했고, 숙박할 곳도 안 정했지만...
일기예보에는 내일 비오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비가 와도 경치가 좋은 곳, 그런 곳으로 아무데나 가려고 해요.
재작년 가을 여행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즉흥적으로 정했으니까, 이번에도 그럴까 싶기도 하구요.
암튼, 어쩌면 며칠동안 못 뵐지도 몰라요.
그리고 똑딱이 카메라가 고장났는데 고쳐오질 않아서, 여행 사진 한장도 못 찍어올지도 몰라요.
내일부터, 희망수첩이 조용하면, 어디에서 헤매고 있다고 생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