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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중학 이후 처음이다~~ [멘보샤]

| 조회수 : 16,893 | 추천수 : 174
작성일 : 2007-03-17 01:58:30


지난해 가을 희망수첩에 단호박크로켓을 쓰면서 멘보샤 이야기를 썼더니,
뜻밖에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아주 반가웠었습니다.

그때 그 추억의 음식, 사춘기를 생각나게 해주는 그 추억의 음식을 언젠가는 해봐야지 하다가,
김치냉장고안에서 울고있는 새우를 구제해줄 겸 튀김을 한번 하고 걸러둔 식용유도 써줄 겸 오늘 하게 됐습니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하면, 며칠전 교보문고에서 요리책 코너를 샅샅이 뒤진 후 한권 건져온 중국요리 책이 있습니다.
그 책 덕분이기도 합니다.

지난 1999년에 발간된 이향방선생님 책만 마르고 닳도록 보다가,
2년쯤 전 인터넷서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중식당 쉐프의 책을 한권 샀는데, 실망 그 자체였어요.
음식의 역사와 상식에 관한 책을 온라인에서 골라 샀다가 실망해서, 책은 꼭 들쳐보고 사야지했다가 같은 실수를 반복,
더욱 아깝게 느껴졌던 책이죠.
적어도 요리책만큼은 꼭 오프매장에서 사야지 하고 있다가 며칠전 맘에 드는 한권을 발견했는데..볼수록 맘에 들어요.
이향방선생님 책에는 없는 요리들도 꽤 많고, 제가 가지고 있는 중국소스를 활용한 요리도 꽤 있고,
그리고 여기에 바로 그 멘보샤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그냥 새우토스트라고 했지만요.

그 책을 보니, 여전 가정실습때 했던 제 기억이 그리 틀리지는 않은 듯 했어요.
용기를 내어 오늘 시도해봤습니다.
책에는 새우를 다져서 생강즙 청주 녹말 달걀흰자 등을 넣어서 했고,
저는 새우살 다진 것에, 물기를 뺀 후 으깬 두부도 조금 넣었고, 마늘 소금 청주 후추 달걀흰자 등과 더불어 와사비도 조금 넣었어요.
와사비는 너무 조금 넣은 탓인지..별로 맛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어요.

오룡해삼 할 때 새우소와 거의 비슷하게 양념한 후 사등분한 식빵조각 사이에 끼워넣고 튀기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빵이 너무 두꺼웠어요. 그리고 기름의 온도도 조금 높았던 것 같아요.
식빵에 기름이 배어들어 느끼한 편이었어요.

그렇게 대중적이지도 않은 멘보샤 같은 음식을 중학교 3년동안 몇년하지도 않는 가사실습에 왜 끼어넣었을까 궁금했는데..
오늘 궁금증이 풀렸어요.
식빵 사이에 새우를 넣고 튀기기 때문인지 기름이 튀질 않더만요. 아마도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선택했던 건 아닌지...
잠시 그렇게 생각해보았습니다.

밥 반찬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구요, 맥주 안주나 간식으로 어울릴 것 같아요.
그런데..느끼한 편이라, 뭐 그리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아닙니다.

레시피가 필요한 분은 별로 계시지 않을 듯 해서..레시피는 생략합니다.
(혹시라도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살그머니 댓글 달아주세요.
요리책에 나오는 정식레시피는 옮겨드리지 못하지만 제가 만든 엉터리 멘보샤는 올려드릴 수도 있을 듯 하네요.)

p.s.

멘보샤 레시피입니다.

재료
식빵 8쪽, 새우살 250g, 두부 50g, 다진 마늘 1큰술, 청주 1큰술, 소금 후추 조금, 달걀흰자 ½개, 녹말가루 1~2큰술(농도에 따라 가감)
튀김용 식용유

만들기
1. 새우살은 굵게 다져요. 커터에 가는 것보다는 칼로 다지는 것이 식감이 좋습니다.
2. 두부는 물기를 빼서 으깨둡니다.
3. 새우살과 두부에 다진 마늘 청주 소금 후추를 넣어요. 달걀흰자를 넣고 휘저주다가 녹말가루를 넣고 농도를 맞춥니다.
4. 식빵은 가장자리의 단단한 부분을 잘라낸 후 4등분합니다.
5. 식빵의 한면에 새우소를 얹고 다시 식빵으로 덮어요.
6. 170℃로 달궈진 기름에 넣고 튀겨냅니다.

Tip!!
※ 새우소를 만들 때 달걀 흰자를 너무 많이 넣지마세요. 반죽이 너무 물러지면 녹말가루를 더 많이 넣어야하고..맛이 떨어집니다.
※ 두부는 안넣어도 됩니다.
※ 식빵 사이에 새우소를 넣은 후 다른 접착용 식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식빵에서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있습니다.
※ 오븐에 구워보라는 조언에 따라 오븐에 구워봤더니, 튀긴 것과는 좀 맛이 달랐습니다. 이점도 참고 하세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뿌니
    '07.3.17 2:04 AM

    우왕~ 1등이당~~ ^^
    늦게까지 안자고 82쿡을 지키다보니 1등 할 때도 있네요~ *^^*

  • 2. miru
    '07.3.17 2:04 AM

    설마 저 일등요~? ^^
    같은 시간에 샘과 함께 깨어 있다는게 신기해요~
    82쿡 식구들을 위한 샘의 실험정신 늘 존경해요~ㅎㅎ

  • 3. 김혜경
    '07.3.17 2:06 AM

    kimys가 안방침대에 누워서 24 보고 있어요. 전 24 안보거든요. 그거 한번 보면 미친다고 해서 일부러 안보려구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침대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있답니다..^^

  • 4. miru
    '07.3.17 2:09 AM

    앗 이건 거의 채팅 모드에요 ㅎㅎㅎㅎ
    전 신랑이 아직 귀가 전이라 ㅎㅎㅎ
    이제 다 왔다고 전화 와서 전 자러 가야 겠어요~
    선생님도 안녕히 주무셔요~^^

  • 5. 뿌니
    '07.3.17 2:12 AM

    지금 막 올해 유치원 들어간 아들넘이 자다 일어나 제가 옆에 없으니 컴터방으로 들어왔네요~
    저두 나가야 할 것 같아요~ ㅎㅎ 모두들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주말 되세요~ ^^

  • 6. 피글렛
    '07.3.17 2:13 AM

    마음에 드셨다는 그 요리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해요.
    꼭 알려 주세요~

  • 7. spoon
    '07.3.17 6:44 AM

    호호~ 저는 고등학교때 했었는데...
    샤인뚜스 라고도 했던 기억이..^^;;

    그때 새우에서 냄새가 나서 당황 했던기억이 나요
    선생님께서 새우는 빨리 상한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배우면서 생전 보도 듣도 못한걸 실습이라고 하기에 이걸 언제 써먹어? 하던 생각이...

    중화요리는 자장면과 탕슉만 있는줄 알았거든요...ㅋ~
    음~ 오늘 냉동실의 새우를 꺼내봐? ^^;;

  • 8. 스누피
    '07.3.17 8:46 AM

    제가 아는 분중에 폐암말기로 고생하고 계시는 분이 계셨는데 , 그 분 장모님께서 얼마남지 않은 생 몸보신이라도 하라고 개고기를 해주셨다는데 한마리먹고 나니 몸이 훨신 좋아진느낌이라 3마리를 먹었다는데 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완치가 되었데요.의사선생님이 기적이라고 했다더군요.

    혜경선생님 ! 사람마다 자기에세 맞는 약이 있을것 입니다.혹 아버님에게 이 음식이 맞으면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 9. 6층맘
    '07.3.17 10:05 AM

    아~! 이것이 멘보샤군요.
    전 고등학교 가사실습 시간에 해봤는데 그저 새우 샌드위치 튀김으로 알았어요.
    정동 배꽃 학교 출신들은 먹어봤을거구만요.
    혹시 같은 선생님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시절 신선로도 해봤는데....

    힘들지만 아이들에게 접하기 힘든 요리를 해보면 두고 두고 기억하겠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 10. teresah
    '07.3.17 10:42 AM

    전 어렸을때 엄마가 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워낙 제가 새우튀김 좋아했었거든요. 엄마가 생일때 해 주시곤 했는데 칼로리의 압박이 있긴 하지만 먹고 싶네요

  • 11. 보석상자
    '07.3.17 2:25 PM

    어제 대전 유성에 있는 모리화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토스트 샐러드라는 이름으로 멘보샤가 한쪽 얹어진 샐러드가 나왔어요. 다들 샐러드에 왠 토스트 하면서 먹었는데 새우가 들어있어 좀 놀랐었죠. 20여년전에 홍릉에 있는 중국집에서 먹은 이후 처음 먹었봤는데 맛은 추억의 맛이 훨씬 좋았어요. 어제는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면샤보? 샤멘보??? 하면서 기억해 볼려고 했는데 오늘 선생님이 올려주셔서 정말 좋아요. 네이버에서 검색 할려고 했거던요.

  • 12. 우물가
    '07.3.17 2:41 PM

    여고시절이 생각나는군요^^
    느끼하지만 고소하고 바삭바삭 할꺼 같아요

    맘에 드신 그 요리책 저도 알고파요~

  • 13. 허니맘
    '07.3.17 2:47 PM

    선생님이 맘에들어하시는 중국요리책 알려주세요,,
    공개하시기뭐하면 쪽지로 알려주세요^^*

  • 14. Terry
    '07.3.17 2:57 PM

    저도 그 요리책 뭔지 궁금하네요..
    요리책 저자께서 맘에 들어하신 요리책은 뭔지...^^
    쪽지 주실래요? ^^

  • 15. oh~kyoungsub
    '07.3.17 5:06 PM

    웬지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인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취영루 요리사들이 만든 "10분만에 끝내는 만만한 중국요리" 책이 아닌지요?
    아니라면 어쩔수 없지만 이책도 쉽고 다양한 중국음식들이 꽤 많아서 무척 맘에 들어하는 책이거든요.
    취영루만두 교환권도 붙어있고, 취영루만두 만드는 부록책도 붙어 있고...
    암튼 이책도 무지 추천해요~

  • 16. goofy
    '07.3.17 8:49 PM

    아 입에 침이 고입니다. 종로 한일관 골목에 있는 신승관이라는 중국집에서 첨 먹어본 멘보샤... 제가 워낙 튀기고 느끼한 것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르르 녹는 맛에 더해진 살짝 씹히는 새우살... 아 정말 주금이었답니다. 애가 둘이라 못가본지 오래라 잊고 있었는데 침 너무 고입니다. 근데 이런 요리를 실습시간에 하다니... 제가 기억하는 실습은 오직 초등학교때 했던 나박김치뿐....

  • 17. yozy
    '07.3.17 9:02 PM

    정말 오랫만에 보는 요리네요.
    신혼시절 할줄 아는 요리가 없어서 손님접대시 꼭 내놓곤 하던
    요리중 하나여서 더욱 반갑네요.

  • 18. 수풀林
    '07.3.17 9:57 PM

    중학교때 요리 실습을 2번 인가 했는데 매작과와 멘보샤 였어요.
    멘보샤라는 제목에 잠시 그 시절을 떠올려봤습니다.

  • 19. 오렌지피코
    '07.3.17 11:35 PM

    제게도 이거 추억의 음식이랍니다. 어렸을때, 집에 손님 오시는 날이면 엄마가 꼭 하던 메뉴..^^
    식빵 사이에 새우 소 바르는 것을 저에게 시키시면, 식탁에 앉아 속을 바르고 샌드위치 해 옆에 쌓아두던 기억이 아직도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납니다.
    갓 튀긴 것을 옆에서 집어먹으면 어찌나 맛있던지.. 손님들이 들이닥치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가실때까지 나오지도 못하고 갇혀있어야 했으니 그날 음식을 맛보는것은 그때뿐이었거든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거 엄청 살찌는 음식이어요. 튀기면서 식빵이 기름을 먹어 뜨거울때 먹으면 너무나 맛있지만 식으면 기름이 끈적하게 베어나오던 기억이 나네요.

  • 20. 강정아
    '07.3.18 3:29 AM

    혜경 선생님,,,,안녕하세요~ 저는 뉴욕에 사는 82cook을 사랑하는 아줌마 입니다. 처음 접하는 요리 싸이트가 이곳이었거든요. 언제나 만족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오늘 첨 들어오면서 잘난척 한번 할께요. 선생님께만 알려드립니다. 멤보샤가 참 맛있는데, 언제나 기름 때문에 걱정이었어요. 그러다가 오븐에 구우니 튀긴것 보다 훨씬 바삭바삭하면서 기름지지 않아서 요즘은 오븐에 해 먹습니다. 속재료는 똑같구요. 오븐팬에 쿠킹호일을 깔고 올리브오일을 골고루 뿌린후 샌드한 멤보샤를 얹고, 다시 그 위로 올리브오일을 조금씩만 뿌려주셔서 200c에서 5분정도 구워주세요.(오븐 온도가 집집마다 다르니 지켜봐 주세요) 아버님이 아프셔서 여러가지 바쁘실텐데,,,,하루도 빠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위해 요리를 올려주시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선생님께서 효녀시라 아버님이 오래 사실꺼예요~ 그럼, 오늘도 좋은일만 생기시길..

  • 21. 김혜경
    '07.3.18 9:17 AM

    강정아님..좋은 팁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겠네요. 튀김기름을 식빵이 너무 많이 머금고 있어서 부담스러웠는데, 오븐에 구워볼게요.
    새우반죽이 좀 남아있거든요..^^

  • 22. Terry
    '07.3.18 10:46 AM

    아..오븐.. 그렇겠네요. 그나저나 혜경샘,,, 요리책 제목요....^^

  • 23. 모닝커피
    '07.3.19 9:18 PM

    멤보샤! 너무 반가워서 로긴했습니다. 신혼에 집들이 음식으로 준비했었는데....
    갑자기 만들어 보고싶어지네요.^*^

  • 24. 옥토끼
    '07.3.20 8:59 PM

    전 지난달에 가족모임이 있어 연남동에 있는 이향방 선생님의 중국요리점 향원에 가서 멘보샤를
    먹고 왔지요.
    정말 우리 어릴땐 이거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
    제 아이들은 그리 맛있지 않았나봐요.입맛도 세대차이가 완전 느껴지죠....
    다른 요리는 저도 이향방 선생님 책 보면 함 해봐야지 하면서도 멘보샤는 시도해볼 엄두도 못냈는데
    선생님 사진을 보니 주먹이 불끈 쥐어집니다.맛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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