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닌 밤중의 [멸치볶음]
어제 한밤중에 출출해져서...냉동실 문을 열었습니다.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툭툭 떨어지는...그게 아마 고기나 떡이었다면 발등 깨지기 딱 좋은 크기의 덩어리...멸치였습니다.
솔직히 그 볶음용 멸치가 선도가 좋은 것 이었다면 진작 볶았을 텐데, 냉동실에 놔둔지 꽤 오래돼 괜히 거림칙한 그런 거였죠.
그런데 어제 한밤중에는 갑자기 그 멸치에게 미안해져서 견딜 수가 없더이다.
하여...일단 반 정도를 덜어내 물에 잘 씻었습니다. 물에 씻은 멸치 그냥 볶으면, 진짜 이상해지죠...물렁물렁한 것이..
씻어 건진 멸치를 달궈진 무쇠팬에 올려뒀습니다. 마치 누룽지 눌이듯.
멸치가 제법 바삭바삭해졌을 때, 다른 팬에 맛간장 설탕 고추장을 넣어서 자글자글 끓였습니다.
이때 설탕...설탕이 좀 들어갔어도 멸치를 먹는 편이 안먹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아서 별 걱정 안하고, 맛이 날 만큼 넣었습니다.
볶았는데, 어찌나 맛이 있던지 싱크대에 서서 찬밥 한술 덜어서 멸치볶음만 가지고, 한 밤중에 밥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때, 물 마시러 나온 kimys가 하나 집어먹어보더니, 맛있다고...
그 말에 탄력받아서, 냉동실에 집어넣었던 나머지 멸치 꺼내서 다시 씻어 건지고, 무쇠팬에 볶고, 다시 양념장에 볶았습니다.
양념은 간장으로 하려고 했는데, kimys가 "매콤한 것이 좋은데, 왜 그냥 고추장에 볶지 그래"하는 걸...모험심을 발휘했습니다.
한창 태국소스에 빠져 정신없이 사들여놓고는 아직도 다 먹지 못한 스리랏차칠리소스 칠리오일 등이 아직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요걸 넣으면 어떨까?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더이다.
맛간장에 고추가루 한 스푼 넣고, 스리랏차칠리소스와 칠리오일도 한 스푼 씩 넣어 줬습니다. 설탕도 빼놓지 않고.
볶아놓으니 고추장에 볶은 것보다는 색깔이 빨갛지 않은데, 맵기는 거의 비슷하고..고추장에 볶은 것과는 또다른 맛이 있네요.
과자 집어먹듯...한참 집어먹었습니다.멸치볶음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초콜렛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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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김치
'05.2.16 10:37 AM나 1등!!!
2. 백김치
'05.2.16 10:39 AM나도 냉동실 멸치에게 스을슬 미안해집니다요~~
3. 헤르미온느
'05.2.16 10:40 AM으음... 아침부터 침 꼴깍^^
호두 넣어서 달콤바삭하게만 먹었는데, 오늘은 고추장 양념 끓여서 만들어야겠어요, 넘 맛나보이고...
아브라 카다브라가 은근히 많이 들어가는데, 히히,,, 삼각김밥안에 넣어도 맛있겠구...ㅎㅎ,,,
근데, 물로 씻으시는구나... 전 걍 볶는데...4. 신효주
'05.2.16 10:40 AMㅎㅎ 냉동실 멸치 저도 구원해줄래요~~~~~~
5. 백설공주
'05.2.16 10:44 AM오늘은 멸치볶음에 필 받네요.
영양듬뿍 멸치볶음 반찬으로 낙찰..6. 동규맘
'05.2.16 10:48 AM무쇠팬 유용하게 잘 쓰시네요..맛있겠어요..꿀~~~~꺽!
7. 박미선
'05.2.16 10:49 AM엉..웬일...나도 순위권..
저도 토요일에 멸치볶음 했는데..고추장으로
근데 멸치볶음에 호두를 넣기도 하는군요..
다음엔 그리 해야지..ㅎㅎㅎㅎ8. 재은맘
'05.2.16 10:50 AM곧 점심시간인데..침 꼴깍입니다..
저도 오늘 무쇠솥 도착하는데...ㅎㅎ...
기대 만빵입니다..9. woogi
'05.2.16 11:00 AM스리랏차칠리소스와 칠리오일은 어디서 사셨나요?
도대체 코스트코, 킴스를 다 봐도 어디에 있는지.. 왜 제 눈엔 안띄는 건지..
저두 멸치볶음 주먹밥이 먹고싶어요~~10. 민호마미
'05.2.16 11:08 AM아 씻어서 볶는다 그런방법도 있군요...
저두 냉장고속에 슬슬 미안해지는 멸치군 덩어리들이 많은데...ㅎㅎㅎ
저두 오늘가서 해봐야겠네요...
무쇠냄비야 기다려라 내가 오늘밤 너를 써주리라...
어제밤에 이와츄냄비에 누룽지 만들어 먹었거던요...ㅋㅋㅋ11. 낮도깨비
'05.2.16 11:12 AM정말 먹음직스럽네요..
여긴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도 못움직이고 조금전에 겨우 출근했네요.
출근하고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ㅋㅋ12. 예은맘
'05.2.16 11:17 AM역쉬 선생님 실험정신에 손 번쩍 들었읍니다.
또한 무쇠솥을 활용하시는 센~스!!! ㅎㅎㅎ
멸치볶음 별로 안좋아하는데 매운멸치볶음은 한마리(?) 집어먹고 가요. 냠~냠
p.s 냠냠하니까 갑자기 냠냠주부님이 보고싶어요.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13. jane
'05.2.16 11:17 AM설 때 장보면서 잔멸치 좀 샀는데 고추장에 볶아서 김장김치 양념해서 점심에 김밥 먹어야 겠네요. 멸치랑 김치만 넣어도 맛있는데 계란을 넣어도 좋더라구요. 벌써 군침이...
14. 선화공주
'05.2.16 11:21 AM저두...얻어좋은..... 멸치가 냉장고에 힘겹게 숨쉬고 있는데...
전 왠지 멸치는 궁물내는거 외에는 잘 안하게 되어요ㅠ.ㅠ....저 맛있어 보이는 사진을 보니..
오늘 안할수가 없을것 같아요...
오늘 82식구들 다들 멸치잡는 날이 되겠네요...ㅎㅎㅎ15. 행복이가득한집
'05.2.16 11:25 AM칼슘 많은 멸치 많이먹어야하겠죠?
뼈가 튼튼해져야 하기때문에........<나이는 자꾸먹고 운동은 안하구>
먹는거라도 잘챙겨 먹으리라16. 러브체인
'05.2.16 11:33 AM저도 칠리오일에 잘 볶아요..
거기에 마늘 고추 향신야채들이 들어 있는듯 하더만여..나름 향긋하니 비린내 한방에 날려주죠..^^17. 그린
'05.2.16 11:57 AM저도 멸치볶음 엄청 좋아하는데....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네요.
먹고싶다......^^
근데 저거 지리멸보다 좀 큰 거지요?18. champlain
'05.2.16 12:10 PM저도 낼 멸치 볶을래요..^^
평범한 멸치 볶음도
카라에 담기고 희첩을 통해서 새로 태어나니 침이 꼴까닥 넘어가는 멋진 반찬이 되는군요..~~19. 빅젬
'05.2.16 12:36 PM샘님 저는 아직 밑반찬.. 특히 멸치볶음에 약해요..
이거이 부서지거나.. 물르거나... 끙...
너무 맛나 보여요..
혹시 이번 발렌타인 선물은 곶감이나 은행대신 멸치로?20. 뽀로로
'05.2.16 12:50 PM멸치에 대한 예의를 지키셨군요! 저도 냉동실에 있는 멸치들을 구출해줘야겠어요^^
21. 연꽃
'05.2.16 3:11 PM저두 씻어서 볶는데.더러운 물 많이 나와요.하루 말린 다음 렌지에 살짝 돌린 후 볶으면...
22. 달개비
'05.2.16 5:30 PM그릇이 너무 탐나요.
그릇번개 못간것이 새삼 후회스럽습니다.엉엉엉!!!
멸치볶음 참 맛나 보여요.23. 나래
'05.2.16 5:34 PM제대루된 멸치볶음은 정말 맛있는데..
저두 샘처럼 찬물에 밥말아서 멸치볶음 올려 밥먹고파져요.
아~ 배고파아~~~24. 페넬로페이아
'05.2.16 7:16 PM신혼초에 즐겨 만들었던 반찬인데요 샘처럼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칠리오일넣고 매콤하게요 ^^25. 하늘
'05.2.16 9:26 PM맛있어보여요.
저두 찬밥에 물 말아서 멸치와 먹는 것 좋아한답니다.
무쇠팬의 화려한 부활이네요.26. 미스테리
'05.2.17 12:08 AM전 짝지가 멸치를 아주 좋아해서 멸치볶음 잘 해 먹는데 아브라카다브라에 담긴 멸치는 더 맛있어
보이네요....!!27. 내맘대로 뚝딱~
'05.2.17 8:05 AM멸치도 맛나 보이고...그릇도 넘 이쁘고...^^
28. 소금별
'05.2.17 9:21 AM멸치~~~야..
저는 친정엄마가 제법 비싸게 주고 사셨을 볶음용 멸치를 배갈라 내장제거하고, 국물용으로 다 써버렸는데,
엄마말씀이.. 국물용 멸치로 육수를 내야 더 잘 나온다고 하네요.. 정말 그런가요??
국물용이랑 볶음용이랑 국물이 다른가요?? 좀 큼직하고 저렴해서 큰늠들 모아서 육수내는거 아닌가요?29. 리틀 세실리아
'05.2.17 1:03 PM우와..저는 멸치볶음이 너무 어려운거 있지요?
그래서 결국은 볶기만 하고 그냥 초고추장 찍어먹고잇었는데,
마른멸치 그냥 볶았더니 너무 바삭해져서 아랫잇몸도 찌르고..
물에 적신후 저도 볶아봐야겠어요.
고마워요 선생님.30. 나루미
'05.2.17 7:14 PM저도 얼마전에 냉장고정리겸 호두랑 잣이랑 같이 넣어서
꿀남은것 좀 많이 넣었더니 아들이 너무 잘먹어요..
제입엔 좀 달아서 그냥그랬는데
그래도 안먹던 멸치잘먹어서 좋더라구요..
고추장멸치도 해놔야겠어요.31. 하코
'05.2.18 5:39 PM멸치볶음 해먹으려고 사다둔 멸치를 방치하던중 진공포장기구입 기념으로 봉다리 봉다리 진공 해봣는데 오늘은 저녁에 하나 꺼내서 볶아볼 용기가 날꺼 같습니다.
맛있어 보여요~~~32. june
'05.2.19 1:24 PM앗.. 저도 이사가기전에 냉동실의 멸치들이나 처리하고 가야겠네요~
갑자기 매콤달콤한 멸치 볶음이 땡기는 걸요~33. 꼬올통
'05.2.19 4:18 PM안그래도 반찬으로 멸치볶음 해먹을려고 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당장 멸치사서 맛나게 볶아볼렵니다~~34. 고창연
'05.2.25 10:16 AM저는 아무리해도 멸치가 먹음직스럽지가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 물어 봤는데, 식용유가 적게 넣어서 그렇다는데,
정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