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 식당, 식료품가게, 옷가게, 아는 기자들..등등 나름대로는 분류를 해서 명함철에 꽂아뒀는데,
새롭게 아는 사람, 아는 곳이 생기면서 뒤죽박죽, 그것도 명함철 한권으로 모자라서 한 권 더 꺼내 명함 분류 작업중입니다.
명함을 정리하면서, 더 이상 연락할 필요가 없어졌다거나 자리를 옮겨 연락처가 달린 사람의 명함과, 이젠 거래하지 않는 상점들의 명함을 버리면서...
제가 직장생활 20여년동안 뿌린 수천장의 제 명함도 이렇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갔겠구나 생각해봤습니다.
게다가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찍었던 명함에는 얼굴사진까지 있었는데, 그 역시...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참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졌고, 그리고 몇몇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제가 남아있겠죠.
이게 살아가는 이치인데, 오늘 새삼스럽게 느껴지네요.
아직도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고 싶은데, 그건 욕심이겠죠?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은데, 이마저 과욕이겠죠?
지금 정리하는 명함들,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태우고싶은데, 태울 수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날씨도 춥고 노인정에 나오시는 노인들도 적고 해서, 어머니가 노인정엘 안나가시네요.
점심에 뭘 해드릴까 하다가, 며칠전 "노인정에서 멸치 넣고 떡국 끓였는데 시원하더라"하시던 말씀이 생각나서,
멸치육수 내서 떡국 끓였습니다.
냉장고 안에 불린 표고도 2장 있길래 표고를 넣고 달걀 풀고 끓였더니, 아주 개운하고 먹을만 하네요.
저희 친정은 떡국은 하늘이 두쪽나고 고기국물에 끓이는 걸로 아는데, 결혼하면서 굴을 넣고 끓이는 떡국도 배우고,
또 멸치를 넣고 끓이는 떡국도 배우고...
요리라는게 참 재밌는거 같아요.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만들어볼 수 있는, 그래서 창의력도 키울 수 있는...
아~~ 전 또 컴퓨터 끄고 명함 정리 마저 해야겠어요. 컴퓨터를 켜놓으면 일을 할 수 없어요, 82cook에 죽치고 있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