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sbs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오늘의 대결메뉴가 랍스터대 바베큐립이라는 걸 알아내곤 얼마나 기다렸는지..
예상대로 랍스터가 이기더군요.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바베큐립은 지갑들고 근처 토니로마스만 가면 먹을 수 있지만, 후추소스에 볶은 랍스터야 아무데서나 먹을 수 없는 것이고...
오늘은 집 정리를 좀 해야지 하고 맘 먹고 있던 터라, 내심 '점심은 피자를 시켜먹든, 짜장면을 시켜먹든 내 손으로 안하고 말테야' 했는데...
TV 때문에..., 요리에의 의욕이 불끈 솟더이다.
오늘 승리한 랍스터 요리는 살아있는 랍스터의 꼬리살을 튀겨내고, 얇게 저민 양파와 마늘을 튀긴 후,
랍스터와 양파 마늘을 후추와 산초로 만든 소스에 한번 볶아내는 것.
생각해보니, 요 몇개월 동안 산 재료중 가장 후회스러운 냉동랍스터살도 있겠다, 양파 마늘이야 물론이고,
냉장고 안에는 쓰다둔 블랙페퍼소스까지 있으렷다...

"여보, 저기저 랍스터요리 점심에 해줄께!!"
이렇게 큰 소리치고는 요리에 들어갔는데,
한마디로 실패였습니다.
첫번째 패인이 주 재료였습니다.
냉동 랍스터살, 해동이 되면 가닥가닥 풀어지기 때문에 냉동상태로 튀김가루를 묻혀서 튀겼습니다. 해동하지 않고 튀긴 건 제대로 한 판단이었으나, 그 맛 자체가 생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지라...
두번째는 양파를 잘 못 튀겼어요. 바삭바삭 튀기려다 좀 태워먹었죠.
마늘은 어지간히 잘 튀겨졌는데 양파 튀김은 난이도가 꽤 높은 작업이더이다.
일단 너무 두껍게 썰었고, 너무 수분이 많았습니다. 다음에는 채칼로 썰어서 소금에 살짝 절인 후 수분을 좀 닦아내고 튀겨야 할듯. 게다가 시커먼 블랙페퍼소스를 넣으니, 양파인지 숯덩이인지 알 수 없더이다.
세번째는, 이건 참 어이없는 실수였는데..팬에 먼저 블랙페퍼 소스를 볶다가 재료들을 넣었으면 좋았을 것을...
재료 먼저 볶다가 블랙페퍼소스를 넣는 바람에 고루 소스가 묻지 않았다는...
그래도 kimys는 맛이 괜찮다고 하더이다. 요새 맛평가가 아주 냉정해진터라,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거거든요.
kimys의 말에 다소 위안이 되긴 했어요.
오늘의 실패를 거울 삼아서..담에는 랍스터 대신, 생선살이나 새우로 해보려구요.
지난번에 민어전 부치고 남은 민어살이 조금 남아있는데 그걸로 하면 딱 일 것 같아요.
양파도 제대로 튀겨보고...조만간 정말 먹음직스런 블랙페퍼소스볶음 사진을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