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오늘 '만세'를 부르고 와서 그런 모양이에요.
출판사에 나가서 6시간동안 교정지를 눈아프게 보고 왔거든요.

지난 여름 제대로 된 '일.밥.' 동생 만들어보겠다고,
엄밀한 의미에서 '칭.쉬'는 동생이라고 보기에 다소 무리가 있죠? 판형도 그렇고, 편집 스타일도 그렇고...
암튼 일.밥. 동생 만든다고 기쓰고 원고 써서 탈고해놓고, 사진 스케줄을 잡던 중 계획이 바뀌었었어요.
일밥 동생은 내년에 발간하는 걸로 하고, 리빙노트를 묶어 책으로 내보자고...
700여개나 되는 글 중에서 1백몇십개 추려내고, 그 글들 중에서 다시 1백개 쯤 골라내고,
골라낸 글들을 테마에 맞게 '헤쳐모여'시키고,
그랬는데 그 테마가 맘에 안들어 다시 '헤쳐모여'시키고,
웹상에 띄웠던 글들을 활자로 바꾸는 것이라 일단 원고 한번 손보고,
수정된 글중에서 또 책에 실을 것만 골라내고,
편집스타일에 맞게 다시 두어번 글을 수정하고...
그뿐인가요? 온 가족이 스탭이 돼서 책 내용에 맞춰서 음식 촬영 하고...
새로 쓰는 것보다 쉬울 줄 알았던 제 생각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음을 보여주는 작업이었죠.
그 작업이 드디어 오늘 쫑쳤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로는요..이제는 나머지는 모두 출판사의 몫 이죠.
쫑 냈다고, 늘어지면 긴장이 풀어지고, 긴장이 풀어지면 아플 것 같아서 미뤄뒀던 책, 원고 수정작업에 바로 들어가고 12월중으로 촬영스케줄 잡기로 하고 돌아왔는데...
그래도 긴장이 풀렸는지...입술이 부르트려고 하네요...
디자인하우스의 김수희 편집장이 키친토크에 '리빙노트는 ~~'이라는 한두줄짜리 짧은 글, 공모한다고 올렸죠?
출판사에서는 제 사인이 들어있는 책을 상품으로 내걸었는데...저자된 입장에서 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죠?
전...저희 집에서의 1인 1식 식사권 드릴게요... 대신 일시는 정해진 걸로요.
다만 해외에 계신 82cook가족의 글이 실리게 된다면, 그때는 상의해서 할게요.
언제든 귀국했을 때 식사대접을 하거나, 아니면 조그만 선물을 보내는 걸로...
정말 걱정이 많이 됩니다.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이미 리빙노트를 읽은 분들은 흥미없어 하지는 않을지...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저는 그냥 기다리기만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