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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 조회수 : 1,756 | 추천수 : 2
작성일 : 2025-09-12 06:44:20

아버지  이야기.

아버지와  제일 닮은 아이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너무 닮아서  손님이 오시면  

버스 정류장에 마중 나가서  손님을 만납니다.

아이고  ** 딸이구나  똑  닮았네.

 

얼굴만  닮은게  아닙니다.
식성도  닮았습니다.
시골 가서  제사 지내고  

제사음식  싸가지고  오시면 돼지고기  

비게만 잔뜩인  그고기를  

아버지와 함께  끝까지  먹고 있는  아이.

그아이가  저입니다. 

 

 

제가  어릴때  시골에서  3년쯤  컸어요.
연년생  여동생들을  키우느라  

엄마는  시골 못내려오셨고  

아버지는  제사땜에   가끔  내려오셨는데 ...

저는  아버지가  낯설면서도  참  좋았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낮에는  신문 만들고
밤에는  야간공고  국어강사로  

투잡을  뛰었는데요  

거기에 남편과  만남을 시작했어요.

 

 그러기를 1년 
가슴이 뜨끔뜨끔하고  기침나고  

너무 피곤했습니다.  

병원 갔더니 결핵성 늑막염이라고

진단내려주더군요.  

막노동  하는분들이나  걸리는데  

왜 이런병에  걸렸냐고  물어보셨어요
같이 일하던 친구가  결핵이었고  

같이 일하다 전염 된거였죠.

 

당장  입원했는데
아버지도  매일 병원에  병문안  오셨어요.
원남동  로터리
혜화동 고대병원
애인이었던  남편말이 
아버지가  병실밖에서 우셨대요.  

저 불쌍하다고 꺼이 꺼이 우신 내아버지.


의사는  제가  5학년때  결핵 앓고  

이번이 두번째라  

빙점작가 미우라 아야꼬처럼  

아이를 못낳을수 있다고 
미리 말해주었습니다.

 

아프고 앞날도 암담했던 그때.

그래도 가끔  그여름  
그병실이 떠오릅니다.
엄마도 아버지도  늘  함께였던  그 입원실.

 

어릴때  결핵을  앓아봐서
결핵주의사항은  너무 잘알았어요.

절대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안된다는것.
결핵약이 독하고  독하지만  

하루라도 안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약이 듣지 않습니다.

또  1년  약을 먹습니다.
스트렙토 마이신 들은  

주사도 매일 맞았어요.

그리고  완쾌되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이나  낳아  잘살고  있습니다.

 

 

결핵을 두번이나  걸리고도
약 잘먹고 나은  산증인  여기 있습니다.

 

 

아무튼  아버지 닮아
돼지고기 종류는   다 좋아합니다.

 

베트남  한달 살기 중인데
여기서도  돼지고기  기름있는부분  

좋아해서 찾아먹고  있어요.

어제 로컬  식당가서
5만동에 돼지 뼈국수 
너무 잘먹고 왔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깊은맛이  있고 
앞으로도  매년  올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데

아버지란  이름은  제게  

애증의 존재였던것  같습니다.

 

 

좋으면서도  싫은  아버지.
엄마 고생 지지리도  시켰고  

우리 4남매  인생도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사업하다 망하고 일어서고  

또 망한  아버지때문에...

 

 

손자.손녀들  너무 사랑해주셨죠 .
아버지와  식사를 하면 
아버지가  밥값을 다내셨어요.

 

회 좋아하는 외손자들
1년에  몇번씩  회도 사주셨어요.

 

그고마움을  잊고 살았습니다.

 

 

80세에  쓰러지셔서
반신불수로  요양원에

10년 넘게  계시다  가셨죠.

 

저는  아버지가  

몸의 감옥에 갇혀계셨다고 
표현했어요.

 

천지사방  다 돌아다니시던 분이
반신불수의 몸으로
10년 넘게   꼼짝못하고

갇혀있다  가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그덕분에  우리 4남매는 
지금  바로  당장이 중요한걸  알아요.


내일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다들  외국가서  한달살기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글 찾아보니  
2편이 있습니다.

텀을 더 둬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오늘도  새벽에 문득  글을 쓰고 싶어  자판을 두들깁니다.


키톡 사랑하시는  여러분
먹고 사는  이야기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그래야  제글도  올릴수 있습니다.

_________

나의 아버지1

 

젊은 시절엔 일에 미쳐

가정보다는 밖에서 보낸 날이

많았던

아버지.

 

군용담요를 무사히 납품하기위해

트럭위에 자신의 몸을 묶고

엄동설한 태백산길을 넘은 이야기.

ㅡ옛날엔  군용담요  노리는 사람이 많아서

차에 싣고  가면  잠깐만  안보면 

담요를 훔쳐갔대요----

 

28세에 맨손으로

울릉도에 들어가

발전소를 짓고

1억을 번 이야기.

 

그돈으로 수리조합을 샀다가

금광사업에 올인하다

다시 맨주먹이 된 이야기.

 

그야말로 롤러코스트 타듯

인생에 성공과 실패가 교차 한

그래서 가족들을 많이 고생시킨

아버지를 오래오래 미워했었습니다.

4남매 대학 다니는 동안

등록금은 언제나 숨이 턱에 차도록

시간이 임박해서야

마련할 수 않았습니다.

 

막내 동생 마지막 등록금 납부일

그때까지 돈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3시 자존심을 버리고

겨우 마련한 등록금을 들고

수유리로 가다 길이 막히자

행여 늦을까봐

버스에서 내려 무작정 내달린 아버지.

 

은행 마감전에 겨우 등록금을 내고

털썩 주저앉으신

아버지의 뜨거운 눈물.

 

10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거의 대부분의 날들을

시골에서 보내시고 계세요.

 

게이트볼 심판 자격증도 따고

복숭아, 감자 고구마 호박 농사를 지어

틈틈이 자식들에게 택배로 보내주십니다.

 

이제는 나이 드신

풍운의 아버지를 모시고

지난 주 속초로 여름 휴가를바닷습니다.

설악산 비선대를 날아가듯 뛰어 오르셔서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바닷가에서는 조용히

수평선만 바라 보셨습니다.

 

속초 중앙 시장에서

문어와 도미

만석 닭강정을 사서

콘도에서 아버지와 함께 먹었습니다.

 

 

이제 바라는 것은 건강

내내 건강하시길

그래서 다음 휴가도

함께 할수 있기를 빌어본다.

아빠 사랑해요.

ㅡㅡㅡㅡㅡㅡ


나의 아버지2

 

 

초년출세 중년상처 말년빈곤

살면서 피해야할

3가지 상황을 다 겪고

12년을 요양원 침대에 누워 계시다
2024년  3월 홀연히 떠난 나의 아버지.

 

아버지 이력서 제일 처음 
쓰는 이력
26세에  민주당 정부의

부정선거  특별 조사 검사(차관급)로 임명되어  

전국을 누비며 
자유당정부 부정선거를 파헤치던  

약관의 젊은 특별검사.  

그러나  곧 5.18 군사쿠테타로  

갑자기 수배자가 되어

도망다니는 신세로  

인생이 급전직하 변하셨던 젊은 시절.
길전식 공화당의장이  

젊은피 수혈로

공화당 입당을 권했지만 

군사정권과는 손잡지 않겠다고

호기롭게 걷어차고  

사업가의 길을 걸으셨던  아버지.

 

야당특별검사였던
초년 출세가  

아버지 발목을  많이 잡았었죠 

 

아버지 뒤를 따라 가다
늘 마음 졸이는 생을 살던 
어머니가 2001년  돌아가시며

아버지는  중년상처의 고통을  

뼛속 깊이 느껴야했습니다.

 

 

마지막 말년 빈곤은
자식들 뒷바라지에
모든것을 다 내놓고
고향에서  혼자 사시며

스스로 선택하신  가난이었고

결국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불수의 몸으로
12년동안  이루말할수 없는

육신의 고통을 겪으셨지요.

 

 

12년 요양원뒷바라지에
자식들의 인생이 힘들어져가면서  

불효녀는  기도했습니다.
아버지 이제는  

하늘나라로 훨훨  떠나시라고...
긴병에 효자 없다는 그말그대로  

불효의 맘으로  기도했지요.

 

1월부터  아버지는 
혈뇨와  기침이 있었습니다.
요양병원에서 2주 계시다 
다시 10년 머물렀던 
요양원으로 모셨을때
우리4남매는  알았습니다.
아버지의 삶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을....


그리고 4남매 모두

임종을 지키지 못한  3월 아버지는 
어머님이  계신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고향 어머니곁에 모시고
돌아오면서
풍운의 삶을 사셨던  내아버지를  기억합니다.

 

아버지 이생에서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이젠 그곳에서  어머니 손잡고  편히 쉬세요.

 

아버지 찾아 오신  많은분들을 보며
아버지도  이분들 보셨으면  

참 좋으셨을텐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아버지 어머니 묘소앞에
봄엔 꽃잔디.모종을 심으렵니다.


그꽃을  보면서
환히 웃으시길...

 

아버지 똑 닮은  맏딸  올립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하수
    '25.9.12 6:55 AM

    한달살기 비용을 많이 문의해주셨습니다.

    파리 한달살기로 1억 쓰셨다는
    82쿡 글도 봤지만
    돈은 쓰기나름 인것 같아요.

    처음 보름살기 할땐
    저가 항공 타고
    호텔도 1박 16000원짜리
    예약해서 조식이 엄청 부실했어요.

    지금은 1박 5만원에서 7만원정도 하는
    호텔에 묵고 있어요. 조식이 한국 5만원대 뷔페정도 됩니다. 2명 먹고 있으니 벌써 가성비 나오죠
    맛사지는 60분 15000원짜리 합니다. 다 로컬이죠.

    식사도 유명한곳은 2명 15000원
    로컬은 10만동 한국돈 5000원입니다.

    다낭 .호이안은 여행난이도 하입니다ㅡ

    비행기 예약하고
    아고다에서 취소환불 가능으로
    호텔 예약하면 끝입니다.

    베트남 향신료땜에 갑자기 식사 못하실것 대비해서
    햇반. 고추장 볶음. 김치. 김 좀 가져오시면 돼요.

    그리고 배탈 설사약
    병원가서 미리 지어오세요.
    배탈 한번은 꼭 납니다.

  • 2. 은하수
    '25.9.12 7:06 AM

    조식에서 제가 먹는것
    야채 볶은것이나 삶은것. 옥수수 .
    고구마 수박. 패션 프룻. 찰밥. 죽 베이컨 한줄
    커피 라임쥬스
    잘먹고 있습니다.

    남이 해준밥 계속 먹고 있으니
    친구들도 부럽다고 하네요.

    다낭 호텔들은 3시부터 애프터눈 타임이 있는곳들이 있어요. 마침 3시에 17층 올라가니 스프링롤이랑 케잌 자스민 티. 우롱티 커피가 준비되어 있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저녁 안먹어야 하는데 저녁은 라면과 햇반 김치 먹었어요. 더 동글동글 해져서 호호 아줌마가 되고 있습니다.

  • 3. 은하수
    '25.9.12 7:18 AM

    다음글은 말썽꾸러기 막내 아들 키우며 남에게 무릎도 꿇고 가슴치며 울었던 이야기 풀어볼까 해요.
    키톡에 다른분들의 먹고사는 이야기 5편이상 글이 올라오면 그때 올리겠습니다.

  • 4. 바디실버
    '25.9.12 7:40 AM

    은하수님 글, 살아온 날들, 베트남 한 달 살기 모두 모두 응원이요.
    간이 작아서, 생각이 너무 많아서 텀을 벌리는 글 올리지는 못하지만..
    (용기 내 볼게요)

  • 은하수
    '25.9.12 7:59 AM

    저도 전에는 키친토크는 82쿡 고수의 영역이라 생각해서 글을 못올렸어요.
    특히 사진 올리기가 넘 어려웠어요.
    그런데 베트남 와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올리기가 너무 잘되는걸 알았어요.

    그래서 글 너무 많이 올렸죠.
    죄송합니다.
    시차때문에 새벽에 너무 빨리 깨서
    그랬다고 변명해봅니다.

    바디실버님
    저를 위해서
    키톡에 글한편 올려주시길
    청합니다. 어렵지 않아요.
    나와의 카톡에서 글 쓰고 복사해서 붙였어요. 사진은 최근 음식 해먹은사진 올리면 됩니다. 할수 있다 할수있다
    할수있다 입니다. 화이팅

  • 5. 바다사랑
    '25.9.12 10:38 AM

    사람냄새나는 정감있는 글 잘 읽고 있어요
    베트남 한달살기도 넘 부러워요.
    계속 글 올려주셔요..
    글이 계속 올라오기 바래서 일부러 로그인 했어요

  • 6. 제닝
    '25.9.12 2:31 PM

    혜화동 고대병원 있던 시절 고등학교 다녔는데...
    실오라기 같은 인연 하나 잡고 댓글 쓰네요.

  • 7. .
    '25.9.12 7:20 PM - 삭제된댓글

    아. 진짜. ㅠ

  • 8. 나루
    '25.9.12 8:34 PM - 삭제된댓글

    다른 회원님들 의견도 존중해 주세요.

  • 9. 나루
    '25.9.12 8:35 PM

    글제목 앞에 은하수라는 닉네임도 쓰셨으면합니다.
    아랫 글과 같이요.

  • 10. 웃음보
    '25.9.12 8:43 PM

    아버님이 검사셨군요
    시류를 따랐으면 염감님 소리 들으며 평생 호의호식하셨을텐데. 야당에 몸을 담은 삶은 그 때나 지금이나...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이군요.
    그래도 불의에 무릎 꿇지 않으셨으니 불행중 다행이라 생각되네요.
    그나저나 텀을 벌려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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