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느분이 요리랑
관계없는 글이
왜 키친토크에 나오냐
항의 하셔서
항의 안받으려면
글을 제대로 써야 하겠다 생각하고
글을 써봅니다.
저는 지금 다낭 .호이안 한달살기중입니다.
제글을 제가 읽어봐도 신파같습니다.
살아온게 롤러코스터 같아요.
어린시절은 부모님의 불화와
아버지 사업실패로
집이 3번이상 경매로 넘어갔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주식실패로
모든 걸 정리하고
삼양동 지하 단칸 셋방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신파를 정말 싫어했는데
인생은 신파로 흘러가더군요.
제삶의 희망 저를 지탱해주던 큰아들
과학고 카이스트 엘리트길을
달리던 아들도
서남표 총장의 카이스트 영어수업 여파로
수업을 알아듣지못하고
수업부적응자가 되어 대학을
10년만에 졸업했습니다.
형보다 더 영재성을 보였던
둘째는 중학교를 1등으로 졸업한뒤
고등학교 3년내내 오토바이를 사서
타고 돌아다니며 말썽을 피웠습니다.
무자식 상팔자라더니
전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은 제게 고통만 안겨주었습니다.
그래도 아들들을
마음에서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큰아이가 3년의 히키코모리생활을 끊고
작은 회사라도 나가고
작은아이가 재수끝에
지방국립대 사범대에
대기4번 받고 합격하고...
어쩌면 오만했던 제가
다 내려놓고
우리아이들 자기몫의 삶만
살게 해달라 빌었던 그만큼
독립해서 살게된게 불과 몇년.
재혼했던 시어머니가
다시돌아오셔서
모시고 산지 8년.
어느새 제나이도 60이 넘어
며느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착하고
이쁜 며느리가 생겼습니다.
막내와 부부교사로
알콩달콩 이쁘게 살고 있습니다.
둘이 1억씩 모은돈으로
작은 아파트도 장만해서
이제 걱정도 없습니다.
저를 오랫동안
꽉 찍어누르던 은행빚 수억도
서울집 전세 놓고 다 갚고
훌훌 지방에 아주 싼 아파트 사서
텃밭 가꾸며 살고 있습니다.
힘든것 다 끝나고
홀가분합니다.
저도 더 잘살고
내아들도 더 멋지게
살기를 원했지만
다 욕심이었습니다.
다 내려놓으니
다 감사할일밖에 없습니다.
제가 아직 여유돈은 없습니다.
엄마가 65세 일찍 돌아가셔서
저도 건강하지 않아서
우리아이들 장래가 걱정돼서
20여년전에 종신보험을 하나 들었습니다.
제가 죽으면 1억이 나오는보험인데
그돈이면 아이들 공부는
마치겠지 하고 들었는데
오래 오래 저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었어요.
이자는 높지만 제가 낸돈만큼
약관대출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살면서 돈이 필요할때마다
2백씩 3백씩 이자 내고
빌려쓰고 갚고를 반복했습니다.
이번에도 보험 약관대출 3백 받았습니다.
베트남 한달 살기는 이돈이면 충분합니다.
작년에 없어지는
항공사 마일리지로 다낭행 왕복
비행기를 예약하고
마음이 콩당콩당 뛰었습니다.
아들 결혼 시키고 정확히 한달뒤
꼭 오고 싶었던
베트남 다낭.호이안에 왔습니다.
베트남이 좋은이유
아직 사람들이 순박하고
자연이 그대로 남아있고
그리고 모든 가격이 많이 쌉니다.
조식 잘나오는 호텔.
1박 평균 5만원에 예약해서
4성급 호텔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튜브 타고
둥실둥실 풀장을 떠다니다 바라본
열대야자수 그늘사이 하늘.
열심히 산 보람이 절로 느껴집니다.
해산물 볶음 1접시 59000동 한국돈 3천원
10접시 먹어도 3만원이 안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제게 주는
선물.
베트남 한달살기는
스스로에게 주는
호강입니다.
이번에는 마침 저만큼
힘들게 살아온 제 후배부부도
저를 믿고 보름살기 합류해서
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키친토크인데
왜 음식이야기가 없냐고 하셨죠.
그래서 어제 먹은
등갈비 김치찜 이야기 올립니다.
호이안에서 14일 살고
어제는 다낭으로 호텔을 옮겼습니다.
호이안이 더 한적하고 좋아서
떠나는것이 섭섭했습니다.
그래도 또 도시의
흥겨움이 살아있는
다낭은 또다른 즐거움이죠.
저녁은 한식이 그리워
오늘은 등갈비집
등갈비김치찜을 주문했습니다 잘
익은 김치에 냄새안나고
부드러운 등갈비의 조화
한국에서도 못먹어본
최고의 김치찜을 먹었습니다.
사장님 말씀이
한국에선 3만5천원에
등갈비 이렇게 많이 못준다.
단가가 맞지않다고 하셨는데
진짜 맞는말이었습니다.
단맛없이 구수한 돼지 등갈비가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고
김치와 국물은 소주를
절로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
좋은 사람들과
맛난 음식 먹고
즐겁게 이야기 하고
웃으면 그게 행복이지요.
제가 또 키친토크에
이야기를 자주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혹시 거슬리시면
은하수글은 패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게 쪽지로
계속 올려달라는 분이
계셔서 저의 글은
계속 올라갑니다.
부끄러운글
봐주셔서
댓글 달아주셔서
쪽지로 인생 등대가 되었다고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