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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부드러운 달걀찜이 있는 아침밥상

| 조회수 : 8,443 | 추천수 : 25
작성일 : 2006-01-19 12:13:24
“여보야 내 저녁묵고 간데이~~”
“왜? 약속있어?”
“아니 점심때 누가 짜장면 사 줘서 여보야가 싸준 도시락은 지금 먹고 갈라고”
“자기야 집에 와서 따뜻한 저녁 먹어 다시 차려줄께”
“여보야 힘들다 마 묵고 갈란다 쉬고 있어레이. 여보야도 밥 묵고 ♥”
우리신랑 퇴근하고 저녁차리는 저 조금이라도 쉬어라고
저녁이면 보온도시락이 많이 식었을텐데도 먹고온다 합니다
착한 우리신랑

10년전 연애시절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우리신랑과 저 서로에게 잘 보일려고 노력 무지 했어요
그 당시 커피 마실줄 모르던 우리신랑 저 만나 줄창 커피 마시고
술보다 술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했던 저 만나 밤 늦도록 같이 밤거리를 거닐고
헤어지기 싫다는 저를 위해 우리집 앞 계단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
아침해가 뜰때까지 달래주고 같이 있어주고.....
그리고 저도 잘보이려 노력 많이 했어요 ㅎㅎㅎ
우리신랑 만능스포츠맨이라 그 당시 아마츄어 농구크럽 회원이었어요
몸치인 제가 잘보일려고 가입한 겁니다
그치만 공처럼 생긴 건 본능적으로 공포감을 느끼는지라
공만 날아오면 도망가고 공이 손에 쥐어지면 안고 뛰고 ㅎㅎㅎ
결국 뒤에서 공 닦고 뒷정리만 하는 불쌍한 처지로 전락한거에요
그런 저를 안스러이여겨 우리신랑 결국 탈퇴했어요
또 수영도 7개월 정도 같이 했어요
6개월만에 우리신랑은 멋지게 접영도 하는데
저는 세상에 뜨지도 않고 앞으로도 안가고 자꾸만 뒤로만 가는 거에요
우리신랑은 점점 몸짱이 되어 가고 저는 더 빼빼하게 말라만 가는 거예요
결국 그것도 중도포기
또 볼링도 있어요
에버리지 200이상인 우리신랑과 아무리 노력해도 공이 레인 밖으로 떨어지는 저
차리리 제가 레인 위를 굴러서 스트라이크 시키고 싶다는 애꿋은 욕망이...
그렇게 마냥 관념적이었던 저와 행동적이었던 우리신랑이 만나
우습게 연애하였습니다

오늘 아침 밥상이예요
어제 저녁 속이 불편해서(신경쓰면 나타나는 증세) 매실액 먹고 잔 우리신랑 위해서
조금 부드럽게 밥상 차렸어요
연두부 넣은 맑은 된장찌게와 부드러운 달걀찜, 두부 조금 굽고 곤약장조림 내고
이것 먹고 속 편해져야 할텐데...
* 죽을 끓이고 싶었지만 우리신랑 별로 안좋아해요

아침밥상입니다.
1. 달꺌찜
- 여러번 걸러 찜기에 쪘더니 너무 부드러워요

2. 순두부와 돗나물
- 양념장(맛간장, 참기름 마늘 파)얹고 김 조금 뿌려줬어요 아주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자기야 이것도 좀 먹어요 잘 먹으면서”
  “여보야 오늘 아침엔 안넘어간다 우야노”
  “괜찮아 다른 거라도 꼭꼭 씹어서 먹어!!”
  “여보야도 무라”

3.곤약버섯장조림
- 곤약과 버섯을 넣어 장조림했어요. 보통 장조림 양념으로
   쫄깃하면서 맛있어요 장(변비)에도 좋죠

4. 두부전
- ‘힘내라고 사랑한다고’
    당근을 하트모양으로 해서 같이 구었어요

“자기야 요즘 추워서 힘들지?”
“아이다 여보야는!”
“여보야 오늘 송씨집안 모임있다
송혜교도 오고 송창식도 오고 송해, 송인국, 송승헌 가들 다 온다 카더라 ㅎㅎㅎ ”

우스개 소리 잘 하지만 보기보다 섬세하고 보기보다 생각 많고 보기보다 깊은 우리신랑
아이가 있으면 힘들어 하는 아빠위해 재롱을 떨어도 줄거구만
오늘따라 마음이 짠하게 아파옵니다
그치만 힘내서 제가 재롱 떨며 우리신랑 안아줬어요
바보처럼 우스며

“자기야 사랑해”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앤 셜리
    '06.1.19 12:24 PM

    정말 알뜰살뜰하시네요!!!
    그런 밥상 항상 받는 님 신랑분은 정말 행운 중에 행운입니다.
    으.....
    울 신랑 이 사진 보면 " 난 뭐냐?" 그럴꺼 같습니다.
    절대 안보여줘야지!!!!!!!!

  • 2. 체리
    '06.1.19 12:36 PM

    귀엽고 싹싹하고 부지런한 안동댁님, 안녕하세요?
    어떻게하면 안동댁님처럼 부지런할 수 있을까요?
    아침상을 이렇게 차려내시다니 부럽네요.

  • 3. 챠우챠우
    '06.1.19 12:45 PM

    아니 !
    두부위에 하트가 ! ㅎㅎ

  • 4. 김은미
    '06.1.19 1:18 PM

    두분 너무하시는거 아니예요???????? 대패사러 갑니다 3=3=3=3=3

  • 5. 회화나무
    '06.1.19 1:30 PM

    너무 깨소금 볶아서 타는거 아녜요? ^^
    정갈하고 사랑 가득 담긴 밥상 잘 보고 가요.
    (근데 저 뚝배기 이마트에서 사지 않으셨나요? 저도 집에 같은 놈이 하나... )

  • 6. 카라
    '06.1.19 1:37 PM

    오늘도 역시 닭살커플에 넘어갑니다

    두부에 하트보고 또 한번 넘어가구요...
    항상 부럽삼!
    어찌하면 안동댁님처럼 남편한테 잘 할 수 있으며 음식 또한 잘 할 수 있는감요?
    전 아침 잠이 많아서리...도저히 흉내도 못내 보겠네요

    사랑이 넘쳐 넘쳐 흘러 내리는 님 댁에 건강도 항상 같이 하시기를...

  • 7. annie yoon
    '06.1.19 1:49 PM

    안동댁님 밥상에선 깨소금 냄새가 솔솔솔~~~~~~갱상도 보리문디들은 표현을 잘 못하는데 말이지요~~^^

  • 8. 소박한 밥상
    '06.1.19 2:05 PM

    전업주부도 아니면서 ....
    언제 그렇게 요리솜씨를 연마했는지....
    아마 정성이겠죠 ???
    지난 번...생선찌게 끓이던 날...신랑의 대사 중 "성공했냐 ??"
    가끔 실패도 했겠어요 ^ ^
    맞벌이니까 아가는 천천히 가지죠 뭐~~

  • 9. 그린블루
    '06.1.19 2:49 PM

    대패..공구해욧!!^^
    진짜..부지런하세요.울남푠은..82에..접근을..못하게해야지.클나겠어요~~~

  • 10. 슈퍼우먼
    '06.1.19 3:35 PM

    정말 정성이 가득하네요...
    맞벌이 하시면서..아침까지...
    결혼3녀차인 저두 아직 아기가 없는데...
    안동댁님...곧..좋은소식 있을꺼예요..힘내세요...

  • 11. 슈퍼우먼
    '06.1.19 4:15 PM

    저는 부산댁입니다...안동댁님 친정이 부산이시죠....

  • 12. rosejung
    '06.1.19 5:18 PM

    흐미~닭살~ 넘넘 부러워요...

  • 13. charmsori
    '06.1.19 5:32 PM

    정말 넘넘넘 부지런하시네용...존경스럽사옵니당

  • 14. 박윤정
    '06.1.19 6:03 PM

    와~달걀찜 넘 맛나겠어여..
    전 그렇해 안되던데.. 대단해여~

  • 15. 라임그린
    '06.1.19 8:48 PM

    벌써 돗나물...
    봄인가봐요... 두부를 너무 예쁘게 담으셨네요...

  • 16. 라이사랑
    '06.1.19 9:16 PM

    안동댁님에게 궁금한 몇가지..
    1.도대체 몇학년 몇반이신지..
    2.도대체 직장도 다니신다면서 아침 기상은 몇시에 하시는지..
    3.경상도 남자는 하루 3마디인가 한다더니..님의 남편께선 무늬만 경상도 분이신지...
    4.어쩜 그렇게 이야기도 음식도 맛깔스러우신지...

    그저 궁금 궁금하여이다... 꼭 대답 해주이소..
    제 상상에는 적어도 4,50대는 되는 그런 정이 들대로 들어버린 아름다운 부부인듯 싶으니...
    아직 엄마아빠가 아니시라니 너무도 놀랐네요..
    너무 초조해 마세요.. 이제 곧 좋은 엄마아빠 만나러 오겠죠.. 얼마나 행복할까요...

  • 17. 안동댁
    '06.1.19 10:11 PM

    안동댁 이야기와 밥상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부끄부끄러워요 ㅎㅎㅎ
    우리신랑이랑 같이 밑글 보다가 라이사랑님이 궁금한거 꼭 알려 달라하시기에
    1. 3학년 8반
    2. 6시10분에 기상해서 물고기 밥주고 화분에 물주고 간단히 체조
    3.우리신랑 오리지날 안동촌* 그리고 12년간 서울과 부산에서 타향살이
    4.우리신랑이 옆에서 "디카를 좋은걸로"라고 하네요
    ㅎㅎㅎㅎ

    82가족여러분 평온한 밤되세요

  • 18. 둥이둥이
    '06.1.20 11:54 AM

    헉^^
    하트를 어케 만드셨나용?
    정말~ 뒤로 넘어갑니다.....ㅎㅎ

  • 19. 달팽이짝꿍
    '06.1.20 3:16 PM

    39해에 결혼하고 아가 만났어요...
    글 읽다보면, 눈물이 핑 돌아요.. 신랑생각두 나구요..

    좋은 소식있으실거에요. ^^

  • 20. 팝콘
    '06.1.22 1:02 PM

    두부위에 당근이었군요...전 혹시 햄인가하고...
    한수배우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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