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달랑 짠지에 고기, 계란만 든 그 김밥, 칼라풀하지도 않고...
홍익 아저씨가 팔던 달큰한 단무지에 분홍빛 소세지가 든 김밥을 먹고 싶었던 저는,
매번, 온갖 심통을 부리며 먹곤했어요.
할머니 돌아가시고 후에 아이까지 낳고 나서 갑자기 그놈의 짠지가 든 김밥이
사무치게 먹고 싶더라구요. 그때부터 단무지가 든 김밥은 안만들어요.
그래서 우리집에는 항상 짠지와 우엉조림을 만들어둡니다. 할머니, 미안해....ㅠㅠ
울 할머니의 김밥이예요.

우리 아이들은 소풍 갈때 김밥을 못싸게 해요, 딸래미는 후리가께 주먹밥(예전에 올렸던...)
아들은 유부초밥이나 동굴샌드위치를 싸달라고 합니다.
사실 소풍날 김밥 싸는거 힘들쟎아요.
어차피 싸는거 10줄은 기본이라 전날부터 준비해도 새벽밥 짓고 김밥 말고 썰어서
포장하면 1시간 이상 걸려요. 간단한 걸 주문하는 우리 애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답니다.

김밥 말 준비 끝....
계란, 오뎅, 시금치, 우엉, 짠지 무침, 불고기예요.
짠지는 물에 담궈 짠기를 제거한 후 채썰어서 고추가루, 설탕, 참기름에 무쳤어요.
이거 먹다보면 얼마나 개운한지 단무지와는 이별하게 되요.

얇은 계란으로 말기

오메나, 좀 더 쓸 걸...이등분만 할걸, 3등분했더니 짧아요...

두꺼운 계란넣고 말기

계란을 두껍게 만들어 싼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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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모르시는 한 분을 위한 과정샷입니다.

이건 지단용 팬인데, 김밥 길이에 딱 맞는 계란길이가 나와서 편해요.
두껍게 만들기 위한 거라 오른쪽으로 말면서 계란물을 몇 번 보충해줘야 해요.

요렇게 두툼하게...2cm정도 됩니다.

김밥소를 안에 넣기 위한 얇은 계란부침, 2등분만 하세요.

오뎅은 끓는 물에 데쳐서 맛간장(간장, 정종, 설탕 동량)에 졸여줍니다.

간장이 없어질때까지 졸여주세요.

촛물에 우엉을 담궈두세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물기를 빼요.

맛간장이나 동량의 간장, 설탕, 정종에 졸여주세요.

물엿을 조금 넣고 물기가 사라지고 윤기가 날때까지 졸여요.

이렇게 해서 냉동 보관하면 김밥이나 유부초밥 쌀때 유용합니다.
이건 조미료만 먹으면 부작용이 일어나는 친구의 시험 보는날 싼 김밥이예요.
저도 맛살과 햄을 넣은 김밥을 싸면 웬지 미식거려 제가 싼 건 안먹거든요.
햄이나 맛살을 팬에 살짝 익히기만 하면 니맛도 내맛도 아닌데
이런식으로 데쳐서 한 번 졸여주면 훨씬 깊은 맛이 나고 유해성분도 사라지는 김밥으로 변신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