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명의 엄청난 친구를 초대한 겁없는 딸 덕분에
전, 전날 밤 꼬박새며 김밥 40줄, 유부초밥 60개 만들었습니다.
특별한 음식은 없고, 그저 아이들 좋아하는 분식집 메뉴로만 차렸답니다.
김밥, 유부초밥,오뎅, 떡볶이, 치킨, 과일샐러드와 키위쥬스 .
얘들 엄마 6분이 오셔서 어른들은 샐러드, 고추잡채, 베이컨말이와 미역국.
기타 밑반찬으로 밥 먹었답니다.
매번 상차림을 하다보면 왜그리 허둥지둥 정신이 없는지....
이번에는.... 이번에는...벼르보지만 한번도 여유있게 차려본적이 없습니다.
아이들 들이 닥치기 전 급히 찍은 관계로 사진은 흐리지만
토요일 우리집 분위기 한번 보실까요?
딸을 위한 아빠의 선물.풍선입니다.
은서아빠, 만 11년만에 풍선을 불었습니다.

결혼한 첫 해, 제 생일날.
깜찍한 이 남자는 저를 위한 작은 이벤트를 준비 했더랍니다.
아내의 첫생일을 맞이하여 회사에서 조퇴까지 하는 성의를 보이며
풍선 100개를 입으로 불어서 온 집안에 주렁주렁 장식을 해 놓는 깜찍한 이벤트를 만들었었죠.


그 이후 풍선이라면 치를 떨더니 이번에 또 제대로 불었습니다.
조금 촌스럽기까지 할만큼 온갖 곳에 풍선을 갖다 놓았습니다.
어른들 보기엔 정신없지만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을까하면서...열심히.
제대로 꾸밀줄도 몰라 그저 갖다 붙이기만 주렁주렁.....


화단의 화초 위에도 꽂아 두고.


벤자민 나무 기둥에도 묶어 두고...아저씨 쫌 심하잖아?
좀 유치하면 어때? ....ㅎㅎ 뭐, 봐주자 했습니다.
밤새워 만든 김밥,
아이들 먹기 좋게 작게 말고, 작게 자르느라 밤을 하얗게 새며 만들었습니다.

은서가 좋아하는 떡볶이,
얘는 시험 잘보면 상으로 떡볶이 사달라는 아이거든요.
은서만 좋아하는건지? 맛이 없었는지? 다른 아이들은 잘 안먹더군요.
그래서 좀 남았습니다.

은서가 김밥보다 좋아하는 유부초밥,
역시 다른 꼬맹이들도 좋아하더군요.다 팔렸습니다.

다시마,멸치,무우,표고버섯으로 육수내서
길거리 오뎅처럼 젓가락에 끼워 주었더니 넘 좋아하네요.
역시 매진 사례.

얘들 상 차려 놓고 준비된 음식 하나, 둘 놓으며 사진은 찍었는데
엄마들 식탁 위 차림은 전혀 찍지를 못했어요.





아랫층에 양해를 구하러 아이들 오기 전 미리 김밥 한접시 들고 내려갔는데
마침 외출중이신지 아무도 안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 크게 제재 가하지 않고 맘껏 놀게 하였더니
액자도 떨어 뜨리고 .....은서방 다 헤집어 놓고......ㅎㅎㅎ
끝나고보니 한바탕 전쟁이라도 치른 듯 폭격맞은 모습이었습니다.
내년부턴 꼭 친한 친구 7명만 초대하기로 은서랑 약속 했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근 30명을 치르고 보니
이제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짐 받아 두었지요.
내년엔 꼭 7명 꼬마 손님만 받아서
좀 더 근사하게, 조용히 차려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