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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한밤중 미친듯이 불어나는 <콩자반>

| 조회수 : 6,062 | 추천수 : 34
작성일 : 2005-10-27 00:07:06


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요즘 간혹 다른 게시판에 빨간머리 앤.님이 보이던데
제가 원조 빨강머리앤.임을 자신있게..흠흠..

그간 별일없이 안녕했답니다.
집들이도 10여 차례,
늘 해오는 검증된 레시피 덕분에
새댁같지 않다는 얘기를 늘 들으며..^^;

지금 주방에선 콩자반이 졸여지고 있습니다.
잘 졸여질지 무척 의심스럽군요..

아닌 밤중에 갑자기 콩자반을 하고 있는 까닭인즉,
다다음주 아랫녁 사시는 시부모님이 올라오신답니다.
시어머님이 오셔서 뭐 냉장고를 막 뒤지시지는 않겠지만
혹시 몰라서 어머님이 준 먹거리들 부지런히 먹고 있다지요.

아들은 안먹지만 며느리 먹으라고 싸주신 이름모를 거대한 생선!
(혼자서 꿔서 잘 먹었습니다. 부산 생선들은 왜 이다지 큰지요..)
출출할 때 먹으라고 싸주신 각종 떡들!!
너무 짜지만 헹궈서 볶아서 먹은 깻잎!!!
남아있던 김치 몇 쪽..

이렇게 성공적으로 해치우고 있는 요즘인데
문제는 콩입니다. 검정콩.
두차례에 걸쳐 많이도 주셨는데
여름에 콩국 한 번 해먹는다는것이 타이밍을 놓쳐서
그대로 냉동실에 보란듯이 있다지요.

조금이라도 먹은 티를 내야하겠기에
만만해 보이는 콩자반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계량컵 1컵이 아무래도 작아보여 조금 더 했는데
이 콩들이 미친듯이 불어버렸네요.
지난번 처음으로 미역국 끓였을 때
역시나 미친듯이 불어난 미역에 초난감했었는데
콩들도 이렇게 배신을..

----

콩자반..
사연많은 반찬이지요.

요즘같지 않아 늘 도시락을 싸야했을 국민학교때
할머니는 그때 유행하던 햄이니 쏘세지니 잘 안 싸주셨어요.
밥반찬 안된다고..
가끔 쏘세지도 달걀물 뭍여 지져주시는게 아닌
짭짤하게 간장에 볶아서..--;
할머니가 생각하는 밥반찬의 달인은 바로 콩자반.

어느 주말 집에 제법 큰 냄비를 들춰보니 한가득 콩자반이 있더군요.
저희 3남매 이대로 가다간 일주일 내내 콩자반을 싸갈 위기에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자 싶었죠.
바로 도시락 쌀 걸 남기지 말고 몽땅 먹어버리기..
어떻게 다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다 먹었습니다.
내심 뿌듯했겠지요..

그러나 다음날
할머니는 잘 먹는다고 다시 한 솥 가득 콩자반을..--;
아마 일주일 내내 콩자반 반찬으로 싸가지고 갔을겁니다.
그 뒤로 콩자반 거의 안 먹었어요.

그런데 결혼 후 같이사는 이 친구,
각종 콩으로 된 모든것들을 사랑하는지라
가끔 밖에서 밥먹을 때 콩자반 나오면 처음으로 콩자반을 먹더군요..

여하튼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콩자반이 끓고 있는 밤입니다.
냄새는 그럴 듯 하네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노보노=3
    '05.10.27 1:24 AM

    ㅎㅎㅎ
    콩자반 달달한 양념(?)만 골라먹었었는데
    도시락쌀일이없으니 콩자반먹을일도 없어져요 ㅎㅎㅎ 가끔생각나는 그 .....

    달달한 간장 ㅎㅎㅎ

  • 2. 날날마눌
    '05.10.27 1:38 AM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두 시어머님이 오신다면 냉장고에 있는거 먹어버리느라...ㅎㅎ
    분명 또 무언가를 들고오시기에..
    안그럼 넣을데가 없어요...행복한 고민이지요~

    저두 검정콩 고민 많이 했는데..밥할때 놔먹어요....
    살짝 불려서 넣어먹은 고소하지요~

  • 3. namu
    '05.10.27 2:10 AM

    날날마눌님 방가방가*^^*
    ARE YOU OK!!!

  • 4. 마시오에
    '05.10.27 5:34 AM

    저도 콩자반 할려고 콩 불리고 있는중입니다. ㅎㅎ
    근데 마지막 조릴때는 괜찮다가 식으면 조금씩 딱딱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 5. 보배엄마
    '05.10.27 6:27 AM

    저는 콩자반 먹어본지가 한 7년도 넘은 것 같으네요. 한국 떠나 온 후로는 웬일인지 한번도 못먹었어요,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은데... 미친듯이 불어나는 길에 저도 옛다 좀 주사와요.

  • 6. 402호
    '05.10.27 9:18 AM

    할머니 졌습니다 네요...ㅎㅎㅎ

  • 7.
    '05.10.27 9:47 AM

    콩자반이 첨에는 불어서 익지만 졸여지고 나면 쪼글쪼글한게 말라잇지 않나요?
    것도 조금씩 해먹어야 맛나쥐 많이 하면 정말 처치 곤란이죠,,
    맛나게 해서 드세요,,, ^^

  • 8. 화이트초콜릿
    '05.10.27 11:20 AM

    정말 부산 생선들은 무지막지하게 크지요.
    저도 필 받아서 콩자반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9. JS&YJ
    '05.10.27 12:20 PM

    할머니 넘 귀여우세여~~^^ㅎㅎㅎ

  • 10. 발광머리앤
    '05.10.27 1:50 PM

    헤헤...반가워요.
    전 20년차 주부고요, 검정콩불려서 갈아줘요.
    글구 비지찌개하듯 돼지고기+묵은지 볶다가 콩갈은것넣어줘도 맛있어요.

  • 11. Ellie
    '05.10.27 2:09 PM

    앤님~~~ 너무 반가워요~~~ *^^*
    오홋... 길버트(그렇게 부르기로 된거죠? ^^;; 아님... 정정하구..)님 콩을 좋아하시는군요.
    82 수제자용 집들이상 잘 봤어요. 정말 그동안 숨겨진 내공이 그냥 막 뿜어져 나오 더군요. 건강 하시죠? ^^

  • 12. 상궁마마
    '05.10.27 4:42 PM

    빨간머리앤님 검은콩 많으시면 가끔 재례시장이나 아파트 알뜰 사장에 뻥튀기 아저씨
    오시면 콩 볶아서 드세요 4000원 이면 맛있게 볶아서 식탁에 놔두고 오며가며 아이들도 한 줌씩
    너무고소하고 밥에 넣어 먹는것도 한계가 있는지라.....

  • 13. 이미양
    '05.10.28 12:56 AM

    저는 검정콩으로 콩자반해먹다 지치면 두유를 만들어요. 저녁에 콩을 씻어 물에 불려놓고 자면 아침에 검정물이 우러나 불어있거든요. 이걸 냄비에 물 더 넣어서 삶아요. 그리로나선 믹서기로 돌려주시기만 하면 되요 걸죽한 정도는 물이나 우유로 적당히 조절하시면 되구요. 아이들은 설탕 약간넣어주면 되요. 우리신랑은 넘 좋아해요 아이들도 잘 먹는 편이구요 검정콩두유 한컵이면 아침이 든든하답니다. 그야말로 국산콩으로 만든 두유, 웰빙이죠.

  • 14. 빨강머리앤
    '05.10.28 1:13 PM

    여러분의 성원에 (!!) 콩자반은
    처음한 것 치곤 제대로 맛이 났구요,
    남은 콩들은 알려주신데로 해서 열심히 먹어보겠습니다..^^

  • 15. 유리세상
    '06.2.5 9:50 PM

    콩자반. 저는 지금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 봅니다.
    글 참고로 할께요...저도 일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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