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감사의 인사는 생략하는 불상사를....=3=3=3=3

(대신 언젠가는 이 맛난 티를 선물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면서^^)
서울에서의 생활이 서서히 적응되어 가면서...
또 조금씩 세상을 알아 가면서부터는...
사람들의 하는일이 궁금해 지고..
저 사람이 하는 일은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이 사람은 어쩌다 이런일을 하게 되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무슨일을 하고 싶은건지...
궁금해 졌습니다...
어쨋든 고등학교만 나와서 할 수 있는일은
너무 제한적이고, 대학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 있고 했었는데...
서울에 와보니 재수하는 사람도 많고...(약국 사장님 둘째 딸^^)
입시학원을 다니는애들도 많고...
새벽반도 있고, 야간반도 있고...
뭐 서울은 뭐든 기회가 있는 도시였습니다...
우리 강원도 탄광촌에서는...
여상나와서 광업소에 경리직원으로 취직하는게 최고였는데...^~^
우리엄마의 바램이기도 하셨고...^^
우물안 개구리였구나...깨닫고 나니...
새로운 뭔가에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우도리아라는 이름이 붙은 음식이던데요-문성실님블로그-
밥을 야채와 함께 볶아서 밑에 놓구요, 화이트소스 끼얹고, 새우, 치즈 얹어서
오븐에 구웠습니다...손님들도, 아이들도 좋아했어요)
약국에도 여직원들이 5명정도 있었는데..
방통대도 다니고, 야간대도 다니고 다들 열심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일단 입시학원을 알아 본 후에...
약국과 학원이 가까운 곳인 아현동쪽에다 집을 얻기로 했습니다..
약국 사장님 집을 나와...
충정로 건너편으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아현동 시장이 있던 곳이였는데..
허름한 한옥의 문간방에서 보증금 10만원에
월 5만원의 월세방을 살게 되었습니다...
방하나에 스레트를 아궁이 쪽으로 덧내어
비닐을 둘러서 부엌을 만든...
모든 살림은 방에 넣어놔야 하고
석유곤로 하나만 밖에다 내 놓고 써야 하는 집이였습니다..^^

(양갱 모양내는거 질문하신 분이 있어서요..요즘 양갱만드는 새로운 재미에 빠져서
이틀이 멀다하고...^^ 만들고 있습니다...레시피는 키친토크검색해서 얻었습니다)

(가을 방학인 아이들 간식으로 만든 종합(?)떡볶기..아점용으로^^)
엄마는 태백에서 바리 바리 살림을 꾸려...
맏딸의 서울생활을 돌아 보러 오셨습니다...
이것 저것 살림도구를 챙겨주시고...
이제 혼자 객지생활 하는 딸을 염려하시느라..
몸 조심해라...차조심해라...남자조심해라...
저녁마다 이만 저만 걱정이 많은게 아니셨댔습니다...
김치도 담아주시고...된장, 고추장단지도 준비해 주시던 엄마는
딸의 단칸 자취방에서 시름 시름 앓기 시작하셨습니다....
처녀적부터 배앓이를 자주 하셨다는 엄마는
내 어린 기억에도 많이 아프셨고...
수술도 많이 하셨습니다..
태백에 동생들 셋이나 지들끼리 끓여 먹고 학교를 다니는데...
어린것들 걱정도 많으시고...당신 일도 나가셔야 하는데...
도저히 기차를 못타겠다고....하루만 더 있어 보자...
자꾸 그러시며 하루 이틀...앓기 시작했습니다...


(감자 베이컨 볶음 남은거 다음날 꼭 아이들에게 이렇게 만들어서 간식으로 줍니다)

(김치 담기전 후다닥 겉절이로 저녁상에 올려야 했습니다..)
약사님들께 이야기 했더니..링거를 맞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매일 동네에서 야매로 주사 놓는 분께 부탁드려
링거를 맞아도 엄마는 계속 더 까라지고..
몸이 아파 밥도 못드시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얼굴이 점점 노래지고...몸도 노래지셨습니다...
링거를 놓던 아주머니는 자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습니다...그때는 의료보험 카드도 없고..
병원이라는 데를 우리는 가보지 않고 살아서
병원비가 서로 겁이 났습니다...
엄마도...나도...ㅠ.ㅠ....
하루는 일을 마치고 집에 오니...
엄마가 온 방을 뒹굴며 이불을 뒤집어 쓰고 덜~덜 떨고 계셨습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왜 그런가 했더니..
엄마는 피를 코로 입으로 철~철 쏟아서
온 수건마다 벌겋게 해놓고..
대야에 핏물이 가득이고,
오한이 들었다며 떨고 계셨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와 보시더니 도저히 안되겠다고
병원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엄마를 모시고 도로까지 나왔는데..
한참 퇴근시간이라 택시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이리뛰고 저리뛰고...
택시를 잡으러 사방으로 뛰어 다니다...
큰길까지 가서야 겨우 택시를 잡아 왔더니...
걷기는 커녕...앉아 있을 힘도 없으신 엄마는
땅바닥에 그냥 누워 계셨습니다...


(닭허벅지살 발라서 불고기용으로 한 5kg재어 놓고...게스트들 바뀔때마다 한 접시씩
구워내고 있습니다....간이 갈수록 맛있게 들어서 맨날 빈접시....^^)

(오이짱아찌 담아 봤어요...-아마 나물이네 레시피..? 확실히 기억안남...^^)
다행히 기사분이 좋으신 분이셔서 엄마를 부축해 주셔서
아현동 동네 병원에까지 갔더니..
엄마가 유산을 하셨냐? 하혈을 하셨냐?
혈압이 너무 많이 떨어져 위험하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급하게 강압제와 링거만 꽂고
다시 큰 병원으로 옮기려 하는데...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했습니다...
아저씨 어디로 가야 되지요..?
아저씨도 안쓰러웠는지
글쎄...연세병원은 많이 기다려야 하니까...
서대문에 있는 적십자 병원으로 가보자 하시며
같이 가 주셨습니다...


(새로 산 전골냄비....무쟈게 써먹고 있습니다...요즘은 무가 좋아서
냉동갈치지만 중국수퍼에서 사다가 지져먹었습니다..그릇째로 상에 낼 수 있어서
따뜻하게 먹을수 있습니다...)
급하게 적십자 병원 응급실로 가니...
인턴, 간호사 다 달려들어...
혈압재고...알부민 놓고...
이것 저것 체크하고 연락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난 아무말도 못한 채...너무 무서워서...
덜 덜 떨고만 있었습니다...
한 간호사가 가서 접수를 하고 오라고 했습니다...
돈이라고는 5천원 밖에 없었고...
난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그냥 뛰쳐나온지라...
택시비 내고 나니 2천 7백원 밖에 없는데..
접수비는 4천원인가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접수 창구에 가서 일단 돈이 이것 밖에 없고...
의료보험 카드도 없는데...
어쨋든 접수를 시켜달라고 했습니다..
워낙 급해서 그랬는가 일반환자로 해서 접수를 시켰습니다..
엄마는 온갖 처치로... 토하고 기절하고...ㅠ.ㅠ...
한 간호사와 의사가 오더니..
엄마가 오늘밤을 못 넘기실 것 같으니...
아버지와 친척들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습다...
난 태어나서 그렇게 막막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김치거리를 잔뜩 사왔길래, 배추, 무로 할 수 있는 모든것 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배추 네등분으로 나눠서 줄기에 소금 훌훌 뿌려 두어시간 절여놨다가 물끓여 부었습니다)
그때 23살이였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이렇게 급하게, 빨리 한꺼번에 오리라고는
생각을 안해봤습니다...이제 우리는 정말 고아가 되는구나.....!!
이제 엄마 마저 돌아가신다 합니다...
사실 두어달 전에 엄마와 저는 외무부의 재외 국민과라는
곳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독일의 광부로 일 떠나셨던 아버지는 3년의 계약기간을 넘기고도
한국으로 귀국하지 않으셨고...벌써 5년이 넘도록 아무 연락도
돈도 부쳐주지 않으셔서 소식이 단절된지 오래였습니다...
외무부에서도 우리가 하도 이사를 많이 다녀서 연락처가 제대로 없자..
아이들 나이에 맞추어 태백에 있는 학교들을 다 수소문해서
남동생 중학교로 연락을 해서야 집 주소를 알아내고 연락을 했습니다..
너무 오랜시간 떨어져 지냈었고, 연락도 없었던 분이고,
원망도 많았고, 또 우리도 살기가 바빴기 때문에...
그렇게 슬프다든지, 아버지의 죽음이 쉽게 현실로 와 닿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충격이 컷었는지,
아마도 그 후유증으로 더 아프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이에 뿌린 소스는 식초, 설탕, 물, 마늘, 두반장, 참기름약간...고기반찬 먹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새콤 달콤~ 상큼까지...^^)
난 동전 두어개를 빌려 공중 전화 박스에 들어 갔지만..
전화를 걸 곳도...연락을 할 곳도 없었습니다..
스물 셋...그 여름, 자정이 넘은 시간에....
전 오돌거리며 공중 전화 박스 안에서...
가슴 끓는 훌쩍거림을 빗소리에 묻어내고 있었습니다....
공중 전화 박스 안에서 오돌거리며 떨고 있는 나를
누군가 급하게 찾았습니다...
담당외과 과장님이 나오셨고...
엑스레이 찍고 몇몇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혈이 너무 심했어서 혈압이 20-30으로 떨어져 있던 상황이라....
일단 응급처치는 했지만...다른 검사들도 급하게 필요하고...
수술 준비도 해야 하니 보증금 20만원을 접수 해야 한다고 합니다...ㅡ.ㅡ;;;
간호사도 나도 서로 얼굴만 멀뚱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침대에 널부러져 있는 엄마도...
발을 동동구르며 안타까와 하는 나도...
그런 우리를 대하는 의사와 간호사도...
참 절망스러운 인간의 한계에 도달한 듯
막막하고 난감하기만 했습니다...


(점점 선뜩해지는 날씨지만, 보글 보글 소리나는 된장찌게를 상에 낼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나는 어딘가에 알아보겠으니...
엄마 좀 꼭 살려 주시라고 부탁에 또 부탁을 드리고
밖으로 나왔지만...휴~ 그 막막함이라니....
새벽 1시가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암으로 투병중이신 약국 사장님께 전화를 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말도 못하고 훌쩍거리기만 하는 내게...
어디냐고만 물으셨습니다....
적십자 병원이라고 했더니...
신당동에서 20분도 안되어 달려 오셨습니다...
상황을 몰라서 우선 집에 있는 돈 10만원만 들고 왔다시며...
일단 그걸로 접수를 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그 아침까지 엄마는 7만원이 넘는 알부민이며...
엑스레이며...온갖 검사를 다하고는 중환자실로 올라가셨습니다...
중환자실에서도 거의 의식이 없고...
의사는 나를 찾으시더니...
간에 수십개의 종양이 보인다며...
지금으로서는 수술을 할 수도 없다하십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수혈과 알부민을 계속 맞고는 있는데...
2-3일은 더 두고 봐야 하고....
악성종양인지...양성인지도 개복을 해봐야 알고...
일단은 조직 검사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은 며칠전에도 코피를 멈추지 않고 쏟아서
동네 병원에 가서 코를 지지는 수술을 간단하게 했댔습니다...
그래도 속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솟구쳐서
그날은 입으로 귀로,코로...
피를 막 쏟으신거였습니다...
암이시면 그냥 모시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의사가 나를 쳐다 보면서...
그래도 어떻게 그러겠냐며...
알아 보자고 하셨습니다...

(한 접시에 과정샷~ 피자소스는 만들어서 냉동고에 넣어 놓고 먹는거구요..
훈제한 햄을 한 번 사봤더니 아이들이 더 맛있다고 해서요...체다치즈 얹구요, 그 위에
모짜렐라치즈도 얹고...바게트 빵이 있길래 잘라서 만들어 주었습니다..)

3일 정도가 지나서야 엄마는 수술을 해도 괜찮을 정도의 혈액수치를 찾았고...
의사들은 수술 준비로 분주히 오고 갔습니다...
보호자 사인...
수술의 모든책임은 의사들의 것이 아니며...
의사들은 최선을 다할것이지만...
만의 하나 있는 사고는 의사의 책임을 묻지 않을것이며...
등등..설명을 들으며...
나는 떨리는 손으로 싸인을 했습니다..
모든것이 다 무서웠습니다....
다른 감정들도 많이 있었겠지만...
그냥 무서움이 제일 컷던것 같습니다...
8-9시간의 긴 수술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사이 나는 또 한 번 울어야 했는데...
원무과에서 호출이 온 것입니다...
중환자실의 보호자 대기실에서 며칠을 보내고...
혼자 왔다 갔다...꼬라지는 말이 아닌데...
걱정과 난감하고 막막한 맘으로 터덜 터널 원무과로 갔더니....ㅡ.ㅡ;;;


(스페니쉬 아빠와 한국 엄마인 가족이 게스트로 왔습니다..스페니쉬 아빠를 위해 샐러드~
파인애플소스를 만들었습니다...벗뜨, 한국사람처럼 젓가락사용, 매운것 잘드시고...
오늘 담은 생김치도 어찌나 잘 드시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