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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비오는 날, 뜨거운 크램차우더 스프

| 조회수 : 4,502 | 추천수 : 8
작성일 : 2005-10-08 01:00:40
엊그제 마트에서 깐 바지락살을 한봉지 샀어요.
원래 미역국에나 넣어 먹을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요걸로 조개전을 부쳐 먹으면 무지 맛있지 않을까, 궁리하다가, '양이 요것밖에 안되니 그걸 누구 코에 붙이겠수!'란 생각이 들어 포기했었지요.

그러다 오늘 마침 아침부터 비는 축축하게 오지, 중앙난방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가 '지들 맘대로 불때고 싶을때 불때주는'거잖아요,
우리집은 하여튼 요맘때가 한겨울보다 더 춥거든요. 이렇게 비가 오는데 히터좀 넉넉히 틀어주면 좀 좋을까마는 아침나절에 살짝 들어오는듯 하더니 어느새 꺼져 하루종일 양말 신고 가디건 입고 아주 춥고도 언짢게 보냈거든요.

그래서 생각난 메뉴가 바로 크램차우더-일명 조개 크림스프입니다. 추운 겨울날 외출하고 돌아와서 이거 아주 뜨겁게 데워서 호호 불면서 먹으면 무지 맛있던 생각이 났습니다.


***저의 대~충 크램차우더 스프 만들기는 말 그대로 대~충 진행됩니다.ㅡ.ㅡ;;***

1. 바지락살을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후, 끓는 물에 화이트 와인 한큰술과 함꼐 넣어 한번 끓인다.
2. 건더기만 건져서 대~충 다지고,(이 시점에서 오늘은 아기와 함께 먹기위해서 다른 재료 믹서에 갈때 함께 갈아버렸다는...컥!)
3. 냄비에 버터 1큰술 넣고 자글자글 끓일때 밀가루 1큰술 넣어 달달~ 볶다가,
4. 대~충 썬 감자 1개와 양파 한개를 함께 넣고 조개국물을 부어 푹푹~ 끓이고,(또 이시점에서 오늘은 아들놈 징그럽게 안먹는 야채인 브로콜리를 함께 좀 먹여볼 요량으로 브로콜리도 함께 넣어봤습니다.)
5. 얘네들이 잘 익으면 믹서에 후루룩~갈아서 다시 냄비에 담고,
6. 불 올려 조금 더 끓이면서 생크림을 아주아주 넉넉하게 붓고, 소금, 후추간으로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끓인 크램차우더에 하루 지난 바게트 빵을 콕콕 찍어먹으니 참 맛있더군요. ^^
속까지 뜨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ㅎㅎㅎ


기운을 차려 오후에는 아침나절 불려두었던 콩으로 두부도 만들었답니다. 무려 불린 콩 8컵을 쓰니 드디어 파는 두부 1모의 모양새가 나오더군요. 쩝!
오늘은 당근과 호박 넣어 야채 두부로 만들었는데, 마침 남편이 늦어서 아직 맛을 못봤어요.
이 집에서 만든 손두부는 역시 뜨뜻할때 신김치 척척 올려 먹어야 제맛인데 말이죠...

밖은 가을비가 음산하게 내리고, 집안에서는 가스렌지에서 연신 구수한 콩물 끓는 냄새가 나고, 뭔가 아주 시골틱한 운치가 있었습니다.(점심은 크램차우던지 뭔지 양 음식 먹고, 이 무슨 언발란슨지...ㅋㅋㅋ)

두부 사진은 올릴까 말까 하다가 생략이여요.
요즘 들어 저의 자산이 드디어 바닥을 드러냈는지 같은 음식의 중복이 이어지고 있는듯 해서요. 적어도 이번만큼은...이란 심정으로.ㅡ.ㅡ;; (그래도 두부 모양새가 궁금하신 분들은 저의 닉넴으로 검색을 해보시면 됩니다. 조금더 크고 야채가 들어가서 알록달록 하긴 하지만서도 뭐 두부가 두부 꼴이지 뭐 다를게 있겠습니까...^^;)

하긴, 오늘 심심풀이로 키톡의 제 글을 찾아봤더니 총 97개. 이것이 저의 98번째 글쓰깁니다.
가끔 중복된 메뉴도 없지 않아 올린듯 하지만 때로는 한 페이지에 두어가지 레서피를 소개한적도 있으니 하여튼 저의 레파토리가 최소한 100가지가 훨씬 넘는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랐습니다.(너무 평범해서 키톡에 차마 올리지 않은 그밖의 소소한 매일 먹는 반찬과 국,찌개 따위만 해도 언뜻 수십가지는 나올듯하여...)
그러니 이제 슬슬 바닥을 드러낼때도 된거죠. ㅠ.ㅠ

하여간 언제까지 버티나 좀더 두고 보기로 하고...조만간 혹시 머리 좋으신 분이 우연히 저의 100번째 키톡까지 눈치채시게 되거든 알아서 마음속으로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세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광년이
    '05.10.8 1:18 AM

    배고파요...ㅠ.ㅠ
    맛이 그려져서 침이 주룹주룹...ㅠ.ㅠ

  • 2. 쌀집고양이
    '05.10.8 10:08 AM

    우와...................
    너무 맛있겠네요.
    나두 만들어봐야지.
    여기 미국엔 조갯살 통조림을 파는데요.
    알이 크진 않지만 비린내도 안나고 제법 꽤 많이 들어 있어서
    전 그걸로 미역국끓이고 순두부찌개 끓일때나 스파게티할때 썼었거든요.
    내일은 클램차우더를 만들어봐야겠네요.

  • 3. 조~이
    '05.10.8 10:50 AM

    와~맛있겠당~
    아침 안먹었는딩~
    아~배고파....^~^
    그런대 조개살 대충다진거는 원래는 갈지않는건가요,,,,?
    그럼 먹을때 식감이 좋게하기위하여 기냥 넣나요....?
    잘 몰라서요,
    가르 처 주세유~~~꾸~뻒

  • 4. 오렌지피코
    '05.10.8 12:50 PM

    조~이님, 조개살은 씹히는 맛을 살리기 위해서 칼로 적당히 다지는 것이 좋습니다. 저처럼 갈아버리면 맛이야 뭐 어떨까마난 일단 보기에도 스프가 좀 지저분해 보여요. 저는 15개월 아기때문에 갈았습니다. 아직 조개살을 못 씹더라구요.

  • 5. 피글렛
    '05.10.8 3:41 PM

    오렌지피코님 레시피는 따라하기 쉬우면서도 맛있어요.

  • 6. 작은애
    '05.10.8 10:39 PM

    어제 해먹은 감자스프도 맛있었는데 실력은 없으면서 아는것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 7. 레모나
    '05.10.9 5:55 AM

    피코님! 레시피가 좋은데요..그런데 조개가 얼마큼인지 와인넣고 삶은물을 스프에 넣는것인지
    물은 얼마나 야채,생크림양 같은거 대강이라도 가르쳐 주세요
    맛있어 보이는데 따라쟁이 하려구요..

  • 8. 오렌지피코
    '05.10.9 1:26 PM

    앗! 레모나님, 그 잖아도 쓰면서 만들때 계량을 좀 해볼껄...이라고 뒤늦게 후회를 했습니다.
    제가 대~충 이라고 함이 진짜 대~충이라서요...ㅜ.ㅜ;;;

    조개는 마트서 2000원짜리 깐 바지락살 1봉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깐 조갯살을 굳이 찾아서 쓰실 필요는 없고 보통은 그냥 조개를 사서 삶은뒤 살을 발라내면 됩니다. 조개의 종류는 바지락 말고 백합이나 모시조개도 훌륭하구요(사실 모시조개가 더 훌륭하죠, 비싸서 그렇지.),

    일반적으로 껍질 붙어 있는 생조개의 경우는 조개탕을 끓일때처럼 300그람당 물 5컵(1리터)을 부으면 딱 좋습니다.

    참고로 먼저 물을 끓인후 조개를 넣으세요. 찬물부터 넣으면 그 사이 조개가 많이 질겨집니다.

    하여간 이렇게 삶아낸 조개 육수를 스프에 넣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그냥 많던 적던 육수 전체를 붓게 되지만, 굳이 양을 정확하게 하고 싶으시면 이렇게 계량 하세요.
    볶던 감자와 양파 위로 간신히 잠길 만큼의 육수를 붓습니다. 즉, 건더기가 잠긴 다음 표면에 1센티 안쪽으로 물이 올라오게요. 그러면 딱 적당하게 됩니다.

    다 끓이서 믹서에 간 다음 다시 끓일때 붓는 생크림의 양은 스프의 농도를 보면서 조절합니다. 생크림 대신 우유를 쓰면 담백하고, 좀 더 고소하게 하려면 생크림을 넣지요.
    이 때의 생크림과 우유의 양은 딱히 정해놓지 마시고 취향에 따라 결정하시는 것이 더 좋겠네요.
    사람마다 걸쭉한 스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혹은 묽은 스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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