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약식을 만들었습니다.
주말에 남편이 시누네 집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하더라고요.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빈손으로 갈 수는 없을 텐데...
살림을 어떻게 하는건지 두달 연속 가계부가 적자거든요. 지난달엔 200만원이라는 거대한 빵꾸가 나버렸고, 이번 달에도 50만원 가량... ㅠ.ㅠ
이사 가려고 모아둔 돈을 뽑아서 생활비로 하고 있습니다. OTL
암튼 사정이 그러하다 보니... 과일이라도 좀 넉넉하게 사가야 할 텐데.. 그 돈마저도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가기 전날밤에 찹쌀부터 물에 불려놓고 약식 만들기에 돌입.
사실 약식은 자주 만들어 봐서 부담스럽지는 않고요(맛은 떠나서 집에서 약식 만들었다는 거에 사람들은 점수를 크게 줘서.. 우흐... ^^), 왠지 그깟 과일 살 돈이 뭐라고 궁상을 떨고 있나 싶기도 하고... 뭔가 정성을 좀더 보이고 싶어서 82에서 눈동냥만 했던 대추꽃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좋아하는 드라마 틀어놓고 그거 봐가며 쉬엄쉬엄 하니까 한 바가지 정도는 그냥 하겠더군요.
예쁘게 대추꽃 만들어서 유리병에 담은 뒤에 꿀 부어 놓고 잤습니다. (그런데 꿀도 똑 떨어져서 반밖에 못 채웠어요. ㅠ.ㅠ)
담날 일어나서 압력밥솥으로 약식을 만들었죠. 식히는 게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압력솥으로 만들면 10분이면 완성입니다. 제가 쓰는 레시피는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에 있는 레시피인데 설탕량만 살짝 줄여서 쓰고 있답니다. 약식 만든 담에 동그란 락앤락에 담고 대추꽃으로 장식...
(포장 부분을 좀 고민했는데... 고민해봤자 저는 포장에 약합니다.
대추꽃 장식한 꼬락서니 보세요. ㅋㅋㅋ
전날밤 갑작스레 결정한 일이라 예쁜 포장지나 머핀컵 그런 것도 하나도 사놓은 게 없었고요.
게다가 이날 집에서 곧장 시누네로 가는게 아니라 시내에서 반나절 돌아다니다가 갈 예정이어서 좀 튼튼하고 안전한 포장이 필요했지요.)
사진으로는 작아 보이는데, 커다랗고 둥근 락앤락통입니다. 둥근 통에 담고 대추꽃 올리니까 왠지 케이크 느낌도 나고 좋대요.
아래 네모난 틀에 담은 건 우리 식구들 먹을 약식입니다. 저렇게 식힌 뒤에 카스테라처럼 썰어서 랩으로 싸서 냉동실에 들어갔지요. 아이들 간식거리가 궁할 때 하나씩 녹여주면 좋아요. >.<
암튼 그렇게 해서 약식을 들고 시누네에 갔는데 시누는 "안 그래도 약식이 먹고 싶었다" "내가 젤 좋아하는 게 약식" 하면서 좋아하더군요. 선물한 사람 민망해 하지 않게 일부러 오버해서 좋아하는 척하는 건지는 몰라도 암튼 반갑게 받아주니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약식 그릇만 달랑 내밀고 앉아 있으려니 시어머님 눈치는 살짝 보이더군요(시부모님도 오셨었거든요). ^^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약식을 만들었어요
하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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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
작성일 : 2005-10-05 23: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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