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랑 김치 담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멀리서 내일처럼 달려와 수고해 주시는 분들
간식삼아 드시라고 없는 솜씨나마 떡 두판 쪄서 달려 갔습니다.


배추김치, 열무김치,파김치...
이 김치들을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 과정이 필요한지
우리 회원님들 다 잘 아시지요.
파 두단, 배추 한통으로 김치를 담궈도 참 분주하고
집안은 전쟁터처럼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콩사랑의 김치 담그기는 우리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파김치는 파 다듬기란 절대과제로 인하여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걸 눈으로 보고 알았습니다.
회사에서 잠시 짬을 내서 들른 길이라
저야 도움도 못드리고 그저 밥이나 축내고 왔지만
주인장이신 경빈마마님을 비롯, 재형이 할머님, 고은옥님, 달려라하니님, 이플님,
어화둥둥님,개나리님, 그리고 나중에 오신 soon님, 미루나무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어찌 그런 에너지와 사랑을 안고 사시는지
부럽고,,, 존경스럽고...사랑스런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어화둥둥님.... 재밌는 얘깃거리가 어찌나 많은지
파 다듬는 일이 일처럼 여겨지지 않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열무 다듬고 계신 개나리님, 고은옥님, soon님이세요.
얼핏 봐도 다 미인 이시죠?

점심으로 진수성찬 , 수랏상이 부럽잖은 상을 받고,
그제서야 가져온 카메라 생각이 나더군요.
바삐 일하시는 아름다운 모습, 김치 담는 공정은 하나 찍지 못하고
밥상 사진만 찍었습니다.

며칠 전 마마님 올리셨던 다시마에 싸 먹는 멸치젓, 환상 그 자체였고요.

임실에서 올라왔다는 고사리는 얼마나 부드러운지,

말린 머위대로 무친 나물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액젓으로 버무린 고구마순 김치의 맛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네요.

어화둥둥님표 고추장맛에 반해서 고추장만 찍어먹기도 하고...

밥 한 그릇으로 모자라서 두 그릇을 먹었나 봅니다.
한 건망증 하는 제가 카메라를 두고 와서 퇴근하자마자
다시 콩사랑을 방문 했습니다.
김치담기 다 끝내고 마지막 정리중이시더군요.
저녁으로 마마님께서 유부국수를 준비하셨는데요.
배불리 먹은 점심이 아직도 소화가 안됐지만 국수 한 그릇 또 먹었습니다.
점점 불러가는 배는 이럴 땐 잠시 잊어 버린답니다..

갖은 재료로 육수를 뽑아서 말은 국수라 국물까지 쭈욱 다 마셨어요.
마당 한 켠에 돗자리 깔고 이리 국수를 먹으니 부러울게 없네요.
콩사랑에서 먹는 밥은 언제나 어찌 그리 맛있는지요?
마마님 손끝 야문 손맛이 주된 이유겠지만
식구 많은 어린 시절 온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든
추억이 더해진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미소가님께서 늦된 참외를 다 따 주셨어요.
이젠 참외순을 걷어 고들빼기가 자라도록 자리를 내주어야 한답니다.
많이 보이지 않던 참외들이 어디 쏙쏙 숨었었는지 양이 제법 됩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씻어서 속 파내고 고은옥님 알려 주신대로
소금에 절여 두었습니다.
이틀정도 말린 후 피클도 담고 된장에도 박고...
장아찌 꼭 성공해서 마마님 맛 뵈 드려야 할텐데요.

까만 밤 마당에서 돗자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바라보는 하늘엔 별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저마다 꽃다운 소녀로 돌아가서 하나,둘 아는 별자리를 찾아 보며
저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별 헤는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