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가 오늘 한 일.
오늘 오전에는 맛이간 TV를 수리하러 AS기사분이 다녀가시고,
보송보송하게 잘 마른 빨래를 걷어 정리하고 보니,
어제 청소한 집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어지러움의 결정판인 마루를 주섬주섬 정리하고 또 하고를 서너차례.-아기에게 블럭 장난감을 사줬는데, 초반에 그것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가 혹시 천재가 아닐까, 심히 가슴떨리며 대견하던 것은 잠시...온집안에 굴러다니는 블럭 조각을 거의 왼종일 주우면서 매일마다 후회를 하고 또 합니다. 저노므것을 내가 왜 사줬을꼬...으흐흑...ㅜ.ㅜ
정신 차리고 엉망진창인 부엌과 냉장고를 대충 치우면서, 더불어 벌써부터 처리하고자 맘 먹고 있던 시골서 가져온 풋고추 한봉지랑 굴러다니던 짜투리 야채 처리할겸, 고추 삭히는 것이랑 장아찌 3병 만들어 놓고,
그거 한다고 더욱 더 엉망이 된 부엌ㅡ.ㅡ; 설겆이하고 좀 닦고나서,
아기 오후 낮잠 재우고 돌아서니 생각해보니 아침이고 점심이고 하루종일 먹은 것이라고는 애 먹다 남긴 밥 좀 먹은 것밖에는 없는 거예요!
오후 4시에 오늘의 첫 끼니를 만사 귀차니즘으로 피자 시켜 대충 먹었더니 그것으로 점심이고 저녁이고 해결, 끝.
배가 부르니 드디어 정신이 좀 들만한데 애가 깨더군요. ㅠ.ㅠ;;
아직 저녁 먹일때는 안되었고 애 간식꺼리 찾았는데 마침 장봐둔게 거의 바닥이라 과일만 조금 먹이고,
그참에 생각해보니 오늘 늦게 야근하고 돌아올 남편 먹을 간식거리도 마땅찮겠다, 내일이면 또 애 먹일것도 필요할듯 하여, 옆구리에 애를 끼고 겨우겨우 산딸기 쉬폰케익을 구웠습니다.
다시 또 돌아서니 애 저녁 그럭저럭 먹여야 하고,
그러다보니 설겆이는 다시 또 한아름 쌓여 있고,
또 다시 대충 치우고 돌아서니 이번엔 마루가 아이가 뽑아놓은 티슈로 하나가득.ㅠ.ㅠ;;
허걱! 놀라 또 주섬주섬 치우고 나니, 그 사이에 이번엔 테이블위에(나름 애 손닿지 않게 잘 둔다고 둔것인데...) 잠시 올려둔 물컵을 건드려서 소파에 좌악~~.......
그거 치운다고 마른걸레 찾아 닦고 어쩌고 나서 보니, 이번엔 빨대 컵에 우유 담아 먹이는 것이 밀폐가 잘 안되었는지 마루 여기저기 우유 흘린 자국이 널려 있고, 애는 그것이 신기한지 손바닥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더군요.ㅠ.ㅠ
....어떻게 어떻게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고,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었고, 그럭저럭 아기는 잠들고, 남편은 아직도 퇴근을 못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찾은 저의 자유를 어떻게 할지 몰라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네요.
이 밤이 아주아주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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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첫번째 :
장아찌 3병을 담갔는데, 2병은 오이, 무, 풋고추, 양파를 넣은 현석마미님 장아찌입니다.
한병은 적채랑 보라색 브로콜리?(이름을 몰라요. 브로콜리 내지는 콜리플라워처럼 생겼는데 보라색이더군요. 시장에서 신기해서 함 사봤어요.)를 넣고 간장대신 소금물을 간장 농도로 맞춰 식초, 설탕 넣고 현석마미님 장아찌처럼 끓여 부어서 만든 장아찌입니다. 피클링 스파이스도 함께 넣었는데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두번째 :
딸기 쉬폰케익입니다. 사실 제가 먹고 싶은 것은 진한 생강케익이나 초코케익이었지만 자식이 뭔지, 애 먹일 생각하느라 기왕이면 설탕, 버터 덜 들어간 것으로 고르느라...
생크림까지 바르려다가 체력의 한계로 여기까지만...
오리지날 레시피는 오래전에 열매언니님께서 올리신바 있습니다.
저의 방법은 더 간략, 대충화............되었습니다...ㅡ.ㅡ;
**계란 6개 노른자, 흰자 분리
**설탕 100그람
**냉동 산딸기 200그람+레몬즙 1개분=믹서에 간다.
**박력분 100그람+베이킹파우다 1작은술+소금 약간
**물 20cc+식용유 75cc
1. 계란 노른자에 설탕 반쯤 넣고 휘핑하다가, 물+식용유 넣고, 산딸기 간것 섞고, 가루 채에 내려 섞고,
2. 흰자 휘핑 단단히 하여 마저 섞고,
3. 160도에서 45분 익히면 끝.
아기 생각해서 설탕양을 대폭 줄였더니 달지 않으면서도 상큼한 케익이 완성되었습니다.
세번째 :
식탁의자에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잘 안되서 성질 부리고 있는 저의 아기입니다. ^^;
반대편 다리를 올리면 쉽게 올라갈수 있을것을, 자꾸 다리가 의자 등받이에 걸려서 올라가지질 않습니다.ㅋㅋㅋ
요새 저렇게 아무데나 닥치는대로 올라가는데에 취미를 붙였답니다.
......그래서 이제 저희 집에 안전지대란 없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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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빈맘
'05.8.17 12:37 AM저도 매일을 전쟁치르듯 삽니다..
눈앞에 생생하리만큼 중계되었네요..^^
그 와중에 장아찌에 케잌에..암튼 대단하십니다..!!2. 떠나라!
'05.8.17 12:50 AM대단치고 않은 일 한답시고 연로하신 엄마가 해주시는 밥 얻어먹으면서도 짜증내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어머니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멀리서나마 박수를 보낼게요. 힘내세요~!! *^^*
3. 도깨비빤스
'05.8.17 1:10 AM앗!
희동이다!!!=3=3=34. 울라라
'05.8.17 9:52 AM십수년전 저의 모습이 보이네요..
지나고보니..그렇게 열심히 산것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뿌듯하더이다..
맹숭맹숭한것보다 훨씬 값진 삶의 모습이죠~~. 힘들어도 스스로 자신을 예뻐하며 사세요...
홧팅팅!!5. 챠우챠우
'05.8.17 9:58 AM휴...
이런 얘길 듣고 보고나면,저같은 새댁들은 아기갖기가 겁납니다. ㅠ ㅠ
솔직히 두려워요...지금의 자유와 맞바꿔야할 그것이. ㅎㅎ
전 아직은 철이 안난건지,싱글같은 이 자유를 조금만 더 만끽하고싶답니다.6. 후후
'05.8.17 11:39 AM오렌지피코님
껌딱지 보고 싶네요.^^7. 망구
'05.8.17 12:40 PM너무 귀여워요... 저 흐르는 침.... 애들은 침 에서도 시큼한 냄새가 나지요?????
8. 연주
'05.8.17 2:44 PM조금만 참을셔요 ^^*
그리고 아무리 지저분해도 청소는 밤에 한번씩만 하셔요
한도 끝도 없잖아요..ㅠ.ㅠ
그래도 그 와중에 짱아찌도 담으시고..참 부지런하시네요.
어쨌든 홧팅입니다요. 글고 끼니는 최대한 제대로 챙겨드시와요 ^^*9. 국진이마누라
'05.8.17 4:40 PM한참 말썽장이 옆에 두시고 어떻게 케익까지 구우셨어요.. 대단합니다. 짝짝~
왜 아이들은 티슈 뽑기놀이에 환장하는 걸까요?? ㅋㅋ10. 민트
'05.8.17 10:46 PM저희집 아기(18개월)는 화장대 의자 빼서 화장대에도 올라가고 피아노 위에 올라가서 위에 놓인 물건 건드리고. 씽크대 밑에 있는 물건들 갖고 놀기가 취미라 하루에도 몇번씩 물건들이 들락날락합니다. 칼들은 일찌감치 씽크대 위로 올라갔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