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창기의 키톡에 올라오던 레시피들....(3)

| 조회수 : 5,784 | 추천수 : 46
작성일 : 2005-08-06 00:20:57
오늘 남편이랑 아침에 잠시 전쟁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싸울수 있는 건강과 애정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면전까지는 아니고 그냥 국지전입니다....)

저녁 퇴근 무렵에 문자 보내왔네요
"마눌 미안했어. 삐져서가 아니라 친구가 연락와서
저녁 먹고 조금 늦겠어.."
(저흰 잠시 전선이 생기면 남편보다 제가 먼저 말 겁니다.
자존심도 없냐는 소리 들어가면서도 꿍~ 하고 있는게 제 성질에 맞지 않아서리..)
(근데 오늘은 웬 일로 먼저 미안하다는 소리를... 늙어가나봐요?ㅎㅎㅎ)

그래서 초저녁에는 한가했어요(남자는 여자를 정말로 귀찮게 해요~~~~)
아주 편히 졸다가 곧 들어온다는 문자 오길래 깼어요
그러고 시간을 보니 벌써 오늘이네요 ㅎㅎ

토요일이고 오늘 오후에 갑자기 약속 있어서 미리 올리는게 나을듯 하여
또 씁니다.
(참! 여기 장터 아니죠? 갑자기 왜 하루에 한건만 올려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ㅎ)

1번은 감자탕입니다.
이건 선생님의 레시피입니다.
선생님이 여기 올리신 그대로 한 글자도 안 빠지고 올리겠습니다.
전 이것 읽고 있으면 요리책을 읽는 느낌이 안 들고
친한 친구랑 옆에서 수다떠는 느낌이 듭니다.(혼자만의 수다죠? ㅎㅎ)
그럼 들어가 볼까요?

감자탕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할 뿐, 그리 어려운 요리는 아닙니다.
집에서 만들면 돼지 냄새 날까봐, 지레 겁 먹는 사람이 많은데, 몇 가지만 주의하면 돼요
우선 돼지 등뼈를 준비해서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세요 제가 흔히 쓰는 방법은 큰 그릇에
담가 냉장고에서 하룻밤 두는 거예요.
핏물은 충분히 빼야겠는데 뜨뜻한 부엌에 두기는 꺼림직하잖아요.
핏물이 빠진 돼지 뼈는 사골이나 꼬리를 골 때처럼, 물을 조금 붓고 팔팔끓인
다음 건져서 다시 한번 씻어 내세요.
돼지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랍니다.
돼지 뼈에 다시 찬물을 붓고 센 불에서 끓여요. 등뼈에서 뽀얀 국물이 나오기 시작할 즈음
감자도 넣구요. 요리 책을 보면 감자를 반으로 잘라 한 번 삶아서 쓰라고 하는데, 삶은
과정이 번거로울 뿐 아니라 감자에 맛이 충분히 배어드는 것 같지 않아서 저는 날감자를
중간에 넣어 푹 익히지요. 등뼈를 삶는 동안에는 위에 불순물이 뜨면 곧 걷어내세요
이렇게 하면 돼지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아요.
그래도 냄새가 걱정스럽다면 월계수 잎을 한 장 넣으세요. 그런데 자칫하면 월계수 잎의
향 때문에 국적 불명의 음식이 될 수도 있으니 딱 한 장만 넣고 그것도 중간에 건져 내세요
감자가 반 쯤 물렀다 싶을때 양념장을 넣어요.
양념장은 돼지 국물을 떠서 여기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신 생강, 국간장, 조미술,
후춧가루를 넣어서 만들어요. 고춧가루가 국물에 풀어져서 고추장처럼 되면 넣지요.
돼지뼈 1kg기준으로 돼지 국물 1/2정도에 고춧가루, 국간장, 다진 마늘 1큰술씩,
다진 생강, 조미술 혹은 청주 1/2큰술씩, 후춧가루 약간이면 어지간히 간이 맞아요.
물론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나 마늘을 더 넣어도 됩니다. 양념장을 넣고 끓이다가 간을
봐서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더 맞추세요.
양념장을 푼 다음에 불을 약하게 졸여서 간이 충분히 밸 수 있도록 은근히 끓이세요.
굵직 굵직 하게 썬 파는 너무 익으면 볼품이 없으니까 어지간히 완성되면 넣고요.
어때요? 자신 있죠?

사실 알고 보면 감자탕도 복잡하고 어려울 것 없어요

뼈 핏물 잘 빼셨죠?
그리고 물 조금 붓고 한번 팔팔 끓여 낸 후 다시 한번 더 씻어내셨구요?

완성 감자탕의 국물이 진하려면 역시 두꺼운 솥에 약한 불로 오래 끓여서 국물 우려야
합니다. 사골 고듯이요..... 국물에 더 뭐 들어갈 것 없어요.직장을 다니는 주부들이
결정적으로 약한 것이 진득이니 오래 오래 끓이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거죠.
일단 시간에 너무 쫓기니까 진득할 수 없다구요.저도 회사 다닐 때 푹 끓여야 할 것
푹 끓이지 않는다고 지청구 엄청 먹었어요. 매운 정도는요. 끓이던 국물을 떠서 거기에
마늘과 고춧가루(생강도 넣어도 되죠.) 국간장등 양념을 넣어 고추장 정도의 상태를 불린
다음 조금씩 넣어 조절하세요. 싱거운건 소금과 국간장을 더 넣으면 되구요. 그런데
감자탕은 좀 매운 듯 해야 맛있죠. 혹시 간은 국간장 대신 소금만으로 하지 않았나요?
소금만으론 깊은 맛이 나지 않는 듯 하요...

-너무 재미있죠? 전 요리가 너무 쉬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또 다른 감자탕
-돼지 갈비로 만든 감자탕-
돼지 등뼈로 만든 감자탕은 맛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고기 붙은 양이 감질나서 돼지 갈비로 감자탕을 만들었습니다.
만드는 과정은 일밥에 있는대로 그대로 하고
어느 분이 말씀하셨듯이
마지막에 깼잎을 손으로 두세번 찢어 아주 많이 넣었습니다.
맛이 확 살면서 향도 좋고
감자 먹는 맛과는 또 다른 야채 먹는 맛도 솔솔하고
어린 아이에게는 부드러운 돼지 갈비를 많이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어린 아이 있는 집에서 하면 더 좋을 듯 하네요

-이건 다른 분의 댓글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돼지 갈비로 감자탕을 끓인 적이 있었어요
저희 동네에서 등뼈를 1마리 단위로 팔아서 두 식구에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갈비로 대신 했던 거죠.
근데 오래 끓인다고 끓였는데도 좀 퍽퍽한 느낌때문인지...
발라 먹는 재미가 덜해서인지...
개인적으로 돼지 등뼈로 했을 때가 훨씬 맛있던 것 같아요.

참 깻잎은 물론이고 들깨가루도 넣으면 더 맛있답니다...

2. 돼지 등뼈 먹기
전 돼지 등뼈... 무척 좋아합니다.
값 싸고 맛있고 푸짐하고... 거기다 발라 먹는 재미까지...
전 대략 4가지 정도로 요리한답니다..
다른 방법 아는 분..........알려주세요!!

1) 푹~ 고아서
감자+양파+퍼마늘+(고춧기름), 쑥갓, 버섯등 ...등으로
<희거나 혹은 붉거나> 감자탕!
2) 역시 푹~ 고아서
된장 풀어서 콩나물과 시레기를 넣어서 끓이는 방법!!
3)역시 푹~~고아서
손은 많이 가지만 비지를 갈아서
비지 찌개를 끓입니다.
여름엔 단배추+새우젓
가을, 겨울엔 배추김치 넣고...
4) 이번엔 위의 방법을 총 망라한 방법으로 합니다.
묵은 김치를 씻어내고 거기다가 된장으로 간을 한뒤 콩나물을 넣고
끓이면 개운하고 담백한 찌개가 된답니다....

엊그제.. 지난 밤에 산 맛 없고 짜기만한 홈쇼핑 김치를 처치하는데 이용했죠..
(전 여기서 선생님 팬 되었습니다.
어느 요리하시는 분이 홈쇼핑에서 김치 샀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합니까?
전 솔직함이 너무 좋았어요.ㅎㅎㅎ)

응용 레시피
닭도리탕 소스는 감자탕 소스로 만들어요

이번엔 보너스....
*오븐 없이 군고구마 굽기
일단 집에서 못 쓰는 냄비하나 챙겨두세요. 바닥이 넣을 수록 좋겠죠?
그리고.... 오며 가며 판판한 돌덩이 주워다 차곡차곡...
냄비바닥에 그 돌들을 깔아요
그리고 고구마를 얹고 약한 불로...(처음엔 세게해서 돌을 달군 다음)
그 맛이 장난 아니예요.
오븐에 구운건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빠져나가서 좀 마르잖아요?
이렇게 돌에 얹어서 하면 정말 정말 촉촉한게 맛있어요
재미두 있구요
이 비법을 전수해주신 할머니는 이 방법으로 밤도 구워드신대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주부도 하루 쉬어야죠
낼 쉬시고 월요일날 뵈요!!!!!!!!!

참! 위의 사진은 선생님께 배운대로 복사한 레시피들을 클리어화일이라고 하죠?
거기에 모아두어서 부억에서 가장 손 닿기 쉬운 곳에 두고 꺼내봅니다.
비싼 요리책은 조심스러운데 이건 제가 줄도 긋고 보충 글도 넣고
재미있게 보는 소설책 같습니다...
soogug (soogug)

열심히 씩씩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자. 좋은 생각이 밝은 얼굴을 만든다...ㅎ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5.8.6 12:30 AM

    허걱...이렇게 자세하게...

  • 2. bluestar
    '05.8.6 12:49 AM

    아니 ,이 시간에도 안주무시고 올리세요?
    전 좀전에초창기 레시피 1,2 노트에 적어놨어요. 전 글자가 훨씬 보기가 편하더라구요.
    정말 요리뿐만 아니라 82 애정이 대단하세요.
    저도 하루에 몇번씩 들어온답니다.
    수국님 글은 항상 편안해요. 큰언니 같아요.(전 맏딸이자 외딸이랍니다. 나이가 드니 언니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알뜰하신것 같아요. 계속 잘 볼께요. 감사합니다.

  • 3. 짱구맘
    '05.8.6 11:08 AM

    대단하셔여~~~
    그걸 저렇게 이뿌게 스크랩까정....
    저도 대략 프린트는 해서 보지만 주방벽에 3m 붙이는거 달아놓고 보다가 지저분해지면 없애고.
    또 다른거 달구...
    이렇게 하는데..
    수국님 대단하셔요.
    그래도 수국님 스크랩 덕에 검색없이 옛날레시피 다 들쳐볼 필요없이 이렇게 좋은 걸 알게 됬네여...
    감사합니다.

  • 4. 혀니
    '05.8.6 11:11 AM

    고생하시면서 올리신걸 너무 쉽게 얻어갈려니까 너무 죄송한 맘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5. 녕아의 색시
    '05.8.6 12:11 PM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 6. 주원맘
    '05.8.7 1:02 AM

    수국님...1, 2 보고 혹시나 하고 들어왔는데....3도 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애쓰게 올려주신 거 낼름 가져가서 죄송해요....
    근데 너무너무 도움되고 좋은 거 같아요...
    앞으로도 부탁드릴께요.....ㅋㅋㅋ
    저두 이렇게 글로 써 있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머리 속으로 상상도 할 수 있구....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887 감자채볶음과 대충김밥 5 서준맘 2005.08.06 4,418 13
13886 처음 구워본 식빵 ^^ 6 지호엄마 2005.08.06 4,046 32
13885 실패한 감자 샐러드, 성공한 짱아찌..... 9 luna 2005.08.06 6,057 29
13884 마이드림님께 감사하며~ 맛있는 점심을.. 2 홀로살기 2005.08.06 4,280 18
13883 더워도 먹고 살아야제요~(계란장조림과 콩자반) 25 경빈마마 2005.08.06 12,594 37
13882 파프리카 피클 강추! 6 글로리아 2005.08.06 5,525 56
13881 여러분 덕분에 잘 먹겠습니다......<덕설이벤트당첨!!!.. 8 안나돌리 2005.08.06 3,700 55
13880 내일이 입추랍니다 14 강금희 2005.08.06 3,982 49
13879 더워도 더워도 너무 덥네요... 2 의욕만 앞선 2005.08.06 3,113 44
13878 잘~말아죵~김밥~ 11 짝퉁삼순이 2005.08.06 5,982 32
13877 초창기의 키톡에 올라오던 레시피들....(3) 6 수국 2005.08.06 5,784 46
13876 닭** 리가토니 4 happy830 2005.08.05 2,787 22
13875 제가 오늘 한 일들입니다. 1 김수진 2005.08.05 2,928 26
13874 중국 여행가서 동파육과 차단을 맛보았어요,. 2 엘리사벳 2005.08.05 5,096 108
13873 따라 했다. 그러나 실패했다...쏘세지빵!!! 7 hippo 2005.08.05 3,018 26
13872 초창기의 키톡에 올라오던 레시피들...(2) 11 수국 2005.08.05 5,750 34
13871 [하루한끼 제대로 차려먹기] 4탄, 옥수수 야채전과 한끼의 식사.. 7 아키라 2005.08.05 5,136 37
13870 허접스런데뷔!! 닭고기튀김을 탕수육소스에~ 10 행복이늘그림자처럼 2005.08.05 4,245 37
13869 맛있는 호두파이 *^^* 7 보영 2005.08.05 4,139 26
13868 [P] 밑반찬들이에용. 28 챠우챠우 2005.08.05 11,333 44
13867 [p] 배불뚝이 나가서먹기 2탄 : 매운맛에 빠져 봅시다! 볼테.. 8 선물상자 2005.08.05 4,004 1
13866 하동을 다녀와서(참게탕) 5 민트 2005.08.05 3,035 2
13865 감자볶음군과 파프리카 아저씨~ 6 철방구리 2005.08.04 3,663 38
13864 ##홈메이드 요구르트와 함께 과일을~~## 2 치즈케익 2005.08.04 3,694 37
13863 우리 부부의 점심입니다..(아! 민망~~) 12 수국 2005.08.04 7,337 14
13862 치킨 샐러드와 딸기쥬스 4 아이둘맘 2005.08.04 3,599 7
13861 딸이 구운 3 4 emese 2005.08.04 3,109 18
13860 치즈롤 6 밤톨이맘 2005.08.04 2,626 11